한국보험대리점협회는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서 보험업법 개정안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조경민 한국보험대리점협회장(왼쪽 첫번째)이 설명회 진행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종로=이지선 기자 |
보험 판매 채널 간 형평성 지적
[더팩트|이지선 기자] 보험상품 판매를 전문으로 하는 보험대리점(GA) 업계가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설계사 수수료 개편안이 불공평하다고 지적했다. 한국보험대리점협회는 보험 판매 채널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GA의 수수료 책정 규제가 다른 채널에 비해 과도하다고 보고 개정안 반대 의견서를 제출했다.
24일 한국보험대리점협회(이하 GA협회) 기자설명회를 열고 현재 금융위원회가 예고한 보험업 감독규정 일부 개정안이 불공평하다는 내용의 반대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보험대리점이란 한 회사의 보험상품이 아닌 여러 회사의 상품을 취급해 판매만을 전문으로 하는 법인이다. 여러 상품을 비교하고 선택할 수 있어 최근 GA채널 영향력이 더욱 커지고 있다.
GA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보험사들은 해당 법인에 과도한 인센티브를 주기로 하기도 했다. 그 결과 일부 GA에서 불건전 계약이 발생하거나 민원이 제기되는 사례도 늘었다. 이에 금융당국은 보험료 인하와 해약환급금 증가 등을 이유로 보험업법 개정안을 마련했다.
금융위는 지난 8월 보험설계사 수수료에 대한 개편을 포함한 보험업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더팩트 DB |
금융위는 지난 8월 2021년부터 보험설계사는 보장성보험 계약을 체결한 첫 번째 해에 받을 수 있는 수수료를 해약 환급금을 포함한 연 납입보험료 이내로 제한하는 보험업 감독규정 개정안을 입법 예고 했다. 한마디로 보험을 해약할 때 지급해야 하는 환급액과 고객이 납부하는 보험료 이내로만 설계사들이 수수료를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보험회사에서 시책비(인센티브) 경쟁을 방지하기 위해 수수료 지급 범위를 현행 1700%에서 1200%로 줄였다.
하지만 GA 협회는 이러한 개정안이 GA 채널에 불리하다는 입장이다. GA가 법인인 만큼 지급받은 수수료를 소속 설계사에게 지급하고 법인 경영 필수 경비로까지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GA 협회는 "보험사는 전속 설계사 수수료로 1200%를 지급할 수 있고, 여기에 추가로 전속 조직 운영 필수 경비를 사용하면서 모집 활동 지원비도 집행할 수 있다"며 "기본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지적했다.
GA협회에 따르면 법인 필수 경비는 보험사가 지급하는 수수료의 26.2%로 집계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같은 기준을 적용하면 GA 소속 설계사는 보험사 전속 설계사와 비교해 3분의 2 정도의 수수료만 지급받게 되는 셈이라는 주장이다.
협회는 또한 채널로서도 불공정한 대우를 받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들은 "텔레마케팅이나 홈쇼핑도 보험 판매를 대리하는 채널인데, 이들에는 음성녹음이나 보관 등의 운영비를 인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중근 GA 협회 본부장은 "GA채널은 고객들에게 여러 상품을 비교 분석해 가입할 수 있도록 하면서 편익을 증진시켰다"며 "GA운영 필수경비를 포함하지 않은 수수료 제한은 GA업계 위축을 촉발할 수 있으며 나아가 보험산업 성장의 위축도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