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용 규모 늘린 증권사 없어…공채 대신 수시채용도[더팩트ㅣ지예은 기자] 증권사 하반기 채용 시즌이 돌아왔다. 하지만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상반기 호실적에도 하반기 채용 인원을 일제히 줄이고 있는 추세다. 하반기 공개채용 절차는 진행하고 있지만 지난해 대비 채용 규모를 늘린 증권사는 없다.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하반기 가장 많은 인원을 채용하는 곳은 한국투자증권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3일까지 공채 원서접수를 진행했고 10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오너인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부회장과 정일문 한구투자증권이 대학교를 직접 찾아가 채용에 관심 있는 예비 지원자들에게 회사를 알리며 적극 소통에 나선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자기자본 1위 증권사인 미래에셋대우는 지난달부터 시작한 하반기 채용을 오는 10월 중 마무리할 예정이다. 지난해 하반기 110여 명을 채용했지만 올 하반기에는 절반 수준인 60여 명을 뽑을 계획이다.
삼성증권과 KB증권은 지난 16일 하반기 채용 원서접수를 마감하고 채용 절차를 진행 중에 있다. 삼성증권의 경우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인 70여 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지난해 47명을 뽑은 KB증권은 올 하반기 두 자릿수만 채용할 것으로 밝혔다.

이날 채용을 시작한 신한금융투자 역시 두 자릿수 인원만 채용할 것을 밝혔다. 또 지난 15일 원서접수를 마감한 대신증권은 10명, 17일 마감한 하이투자증권은 10명 남짓을 선발할 계획이다. 교보증권은 지난 23일 채용 공고를 냈으며 15여 명을 뽑을 계획이다.
NH투자증권과 하나금융투자 등은 수시채용으로 부족한 인력을 확보함으로써 대규모 채용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종금증권 역시 수시채용을 진행해 하반기 공채는 따로 없을 예정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500명 수준이었던 자기자본 상위 10대 증권사 하반기 채용 인원도 300여 명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증권사들이 채용문을 좁힌 것은 대외 불확실성으로 인한 영업환경 악화 등의 원인 때문이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올해 상반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수출 규제 등의 여파로 증시가 부진해 거래 수수료 수익이 줄어들고 자산순용 수익도 감소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비대면 거래가 늘고 디지털화에 속도를 내면서 리테일 부분의 인력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최근 들어 주 52시간 근무 도입으로 추가 인력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 것도 하반기 신규 채용 규모를 축소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영업환경이 이전만큼 녹록지 않은 만큼 채용은 지속적으로 진행하지만 규모에 있어서는 늘리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최근 수익구조 역시 투자금융(IB)과 대체투자 등으로 옮겨 가고 있는 데다 수시채용으로 인력을 보강하는 경향이 있어 공채 규모를 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