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태양광에 이어 수소산업에 1억 달러를 투자하면서 친환경 시장의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더팩트 DB |
'한화에너지' 美 수소연료전지차 기업에 1억 달러 투자
[더팩트|이진하 기자] 한화에너지가 미국 수소연료전지차를 생산하는 스타트업 니콜라에 1억 달러(약 1190억 원)를 투자했다. 한화큐셀은 앞서 태양광 발전 등 신재생에너지에 투자하고 있어 한화그룹이 수소경제 시대에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화그룹의 에너지 부문 주력 기업인 한화에너지는 지난 18일 계열사들과 함께 미국 스타트업 니콜라가 실시하는 10억 달러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해 1억 달러를 냈다고 밝혔다. 니콜라는 2027년까지 북미지역에 수소충전소 700개를 설치하기 위해 투자를 받고 있으며, 한화에너지 외에 이탈리아 상용차업체 CNH가 2억5000만 달러, 세계 1위 자동차부품업체 보쉬가 1억 달러 등을 투자했다. 한화는 앞으로 5년간 핵심 산업 및 신사업에 22조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국내외에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니콜라는 벤처기업과 트레버 밀튼이 2014년 과학자 니콜라 테슬라의 이름을 따서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한 번 충전으로 2000㎞를 달릴 수 있는 수소전기트럭 3종을 개발했다. 2021년 양산을 목표로 투자를 받고 있으며, 일론 머스크가 창업한 전기차업체 테슬라와 특허 소송을 벌이는 등 라이벌 관계에 있다.
니콜라는 이번 증자를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미국과 캐나다 전역에 수소 충전소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2021년까지 17개, 2027년까지 700개를 짓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소수 충전소는 태양광 발전으로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뽑아내는 수소 생성기도 설치할 방침이다. 태양광 발전 모듈을 공급하는 한화큐셀은 니콜라의 수소 충전소에 독점 공급 계약을 체결해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한화에너지 관계자는 "미국 정부의 온실가스 배출 규제 강화 여파로 2035년은 연간 트럭 판매량의 30%가 넘는 10만 대 이상이 수소전기트럭 또는 전기트럭으로 바뀔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장거리를 달리는 트럭 부문에서 주행거리가 길고 충전 시간은 짧은 수소전기트럭이 우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수소전기트럭을 생산하고 있는 니콜라모터의 새로운 수소전기트럭 '니콜라 TRE' 모델이다. /니콜라모터 홈페이지 캡처 |
수소는 한국과 일본, 북미 등에서 다음 세대의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실제 현대자동차와 도요타자동차, 폭스바겐 등 글로벌 완성차업체들도 수소차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번 한화그룹의 수소산업 관련 투자는 미래 유망 분야에 조기 진출한다는 의미로 평가되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그동안 한화그룹 내에서 다양한 친환경 에너지와 관련된 투자를 활발하게 전개 중이다. 기존 주력사업은 여수산업단지 열병합발전소 등 집단에너지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한화큐셀로부터 2016년 태양광발전 사업을 인수해 전 세계 각지에서 관련 사업에 매진하고 있다.
태양광 발전소는 미국, 유럽, 일본 등 300여 개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베트남과 말레이시아까지 공격적인 영토 확장을 펼치고 있다. 또 한화큐셀이 미국 시장에서 4분기 연속 점유율 1위를 기록하며 지난 2분기까지 미국 점유율 27%를 맡고 있다. 여기에 한화케미칼도 올해부터 태양광 사업 부문에서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
다만 태양광 사업에 대한 주요 수요처 중 하나인 중국 시장인 중국에서는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태양광 사업에 대한 주요 수요처는 미국과 중국"이라며 "미국과 다르게 중국은 정부차원의 지원으로 공급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태양광 사업은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중국도 정부의 지원이 곧 끊어질 것이란 예고가 있었기 때문에 지원이 끝나면 해외 기업들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jh311@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