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은 국내 우수대학 이공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미래 기술 인재 육성' 프로그램을 9년째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지난 2일 고려대학교 신공학관에서 화공생명공학부 학부 및 석·박사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특강을 진행하고 있는 장두원 효성기술원장. /효성 제공 |
인재 육성 적극 뛰어드는 기업 확대…총수 차원 의지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최근 재계를 관통하고 있는 키워드는 '인재 경영'이다. 우수 인재를 조기에 확보해야 미래를 준비하는 데 있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그룹 차원의 인재 중심 움직임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특히 영입과 채용을 넘어 '육성' 의지를 드러내는 기업이 곳곳에서 보인다. 인재 육성 중요성을 강조하는 재계 총수의 메시지 또한 하나둘 늘어나고 있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효성은 지난 18일 고려대학교 화공생명공학과 학부 및 석·박사 대학원생 110여 명을 대상으로 산학협력강좌를 개설했다. 이 강좌는 효성이 '미래 기술 인재 육성'을 위해 지난 2011년부터 실시해 온 프로젝트다. 9년째 이어지고 있는 인재 육성 프로그램에 참여한 인원은 서울대학교·카이스트·연세대학교·성균관대학교 등 국내 우수대학 이·공과대 석박사 및 학부생 1000여 명 수준이다.
효성의 인재 육성 프로그램은 조현준 회장의 기술 경영 철학에 따라 만들어졌다. 평소 조현준 회장은 "대한민국이 소재 강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연구개발(R&D)에 투자를 확대하고 전문 기술력을 갖춘 인재 확보에도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효성은 프로그램 수강생들을 신소재 부문 전문 지식과 실무 경험을 갖춘 인재로 키워낸다는 계획이다.
효성은 이번 학기 장두원 효성기술원장과 효성기술원 고기능성 섬유·석유화학·광학필름·환경에너지소재 등 각 분야 연구를 담당하는 임원 및 팀장을 강사로 투입한다. 이들은 스판덱스와 타이어코드 등 핵심 기술 경쟁력에 대한 수강생들의 이해도를 높이는 동시에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탄소섬유와 같은 차세대 신소재 관련 학습을 진행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20일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 광주 교육센터를 방문해 소프트웨어 교육생들과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
국내 재계를 대표하는 삼성의 인재 육성 움직임은 전방위적이다. 다양한 장학 사업은 물론 계열사가 인재 육성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외부에 대표적으로 알려진 행사는 기술 인력을 육성·발굴한다는 취지의 '삼성국제기능경기대회'가 있다. 인재 육성 및 사회공헌 프로그램으로는 '삼성드림클래스'가 지난 2012년부터 운영되고 있다.
삼성의 육성 프로그램은 미래 신사업 관련 기술 교육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인재가 그룹 미래를 책임진다는 경영 기조 아래 대내외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도 삼성의 미래 인재 양성에 대한 의지는 더욱더 분명해지고 있다.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인재제일(人材第一)' 기업가 정신이 이건희 회장을 거쳐 이재용 부회장으로 이어지며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재용 부회장은 '청년 교육'에 대한 남다른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사업 현황을 챙기는 바쁜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육성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는 장소에 들러 학생들을 직접 격려해왔다. 이재용 부회장은 올해 초 문재인 대통령 초청으로 청와대에서 열린 '2019 기업인과의 대화'에 참석해 "소중한 아들·딸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기도 했다.
최근에는 광주사업장에 있는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SAFY) 센터를 찾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양질의 소프트웨어 교육으로 청년들의 취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광주를 비롯한 전국 4개 지역에 SSAFY를 설립했다. 광주 센터에서 교육 현황을 점검한 이재용 부회장은 "소프트웨어 인재 양성은 정보기술 생태계 저변 확대를 위해 필수적"이라며 "어렵더라도 미래를 위해 씨앗을 심어야 한다"고 말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오른쪽 첫 번째)이 지난 2일 롯데인재개발원 오산캠퍼스 재건축 공사장에서 진행된 '오산캠퍼스 첫 삽 뜨기' 행사에 참석해 인재 육성을 위한 지속적이고, 공격적인 투자 의지를 드러냈다. /롯데그룹 제공 |
이외에도 현대자동차그룹이 정의선 총괄 수석부회장 체제에서 인재 발굴 중요도를 크게 높였다. R&D 인재를 조기 육성하는 '미래 R&D 인재 육성 제도'는 물론 학사·석사·박사 과정의 우수 인재를 대상으로 장학금을 제공하고 실무 위주의 교육을 하는 프로그램 '연구장학생 제도'도 운용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9일 미래 자동차 기술 인재를 위해 정비교육용 차량 교보재를 교육 기관에 제공하기도 했다.
SK그룹도 인재 중심 경영의 대표주자다. 내년 1월에는 그룹 싱크탱크인 SK경영경제연구소와 기업문화 교육기관인 SK아카데미 등 역량 개발 조직을 통합한 'SK 유니버시티'를 공식 출범하기로 했다. 'SK 유니버시티'는 교육 기능뿐만 아니라 미래 산업에 필요한 역량을 연구해 교육 과정에 반영하는 등 연구 기능도 수행한다.
이는 최태원 회장이 강조한 경영 철학인 '딥 체인지'(근본적 혁신)와 맞닿아 있다. 그는 'SK 유니버시티' 출범을 알리며 "급속한 경영 환경 변화에 따라 인적 자본에 대한 과감한 투자한 절실한 시점이다. 구성원들은 'SK 유니버시티'를 통해 미래 역량을 기르고 축적하게 될 것이다. 이것은 곧 구성원들의 지속적인 성장과 행복을 위한 변화의 첫걸음"이라고 밝혔다.
마찬가지로 장학 사업 및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롯데는 약 1900억 원을 투자해 롯데인재개발원 오산캠퍼스를 키우기로 했다. 롯데는 오산캠퍼스를 미래 인재를 위한 창의·혁신 학습 공간으로 새롭게 꾸민다는 계획이다. 신동빈 회장은 이달 초 오산캠퍼스 재건축 공사장을 직접 방문하는 등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이곳에서 신동빈 회장은 "인재 육성에 대한 지원은 결국 롯데 미래에 대한 투자"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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