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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계 신성장동력 수소·전기차로 경쟁…현대제철 vs 포스코
입력: 2019.09.20 05:00 / 수정: 2019.09.20 07:10
철강업계가 신성장동력으로 수소차와 수소전기차에 주력하고 있다. 사진은 현대자동차가 지난 2016년 출시한 아이오닉 일렉트릭을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전기차 충전 시범을 보이는 모습. /더팩트 DB
철강업계가 신성장동력으로 수소차와 수소전기차에 주력하고 있다. 사진은 현대자동차가 지난 2016년 출시한 아이오닉 일렉트릭을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전기차 충전 시범을 보이는 모습. /더팩트 DB

수소차 역량에 집중하는 현대제철, 전기차 시장 공략 나선 포스코와 경쟁

[더팩트|이진하 기자] 철강업계가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본업 외에 신성장동력 준비에 분주한 모습이다. 포스코는 글로벌 2차 전지(배터리) 소재 시장에 본격 진출을 나섰고, 현대제철도 뒤를 이어 수소차 관련 사업에 본격 뛰어들면서 수소전기차 시장의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현대제철이 포스코에 이어 전기차 시장에 본격 나선 모양새다. 그룹 핵심 계열사인 현대자동차가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 에너지 저장장치(ESS) 사업 진출과 함께 전기차 개발에도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도 수소전기차 사업과 관련해 각별한 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 연산 50만대 규모의 수소전기차 생산체제 로드맵에 맞춰, 수소경제사회 신수요 대응을 위한 사업역량 강화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그동안 의왕공장에서 연 3000대 분량의 금속분리판을 생산해왔으나, 지난 3월 당진에 약 280억 원을 투자한 신규 금속분리판 1공장을 완공하며 연간 1만6000톤 수준으로 생산 능력을 확장했다.

이어 2공장 투자 등 지속적인 설비 확충을 통해 2021년 2만6000대, 2022년에는 3만9000대 수준의 생산체제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생산량 증가는 곧 매출 확대로 이어질 전망이다. 4만대 생산체제가 될 경우 매출은 3000억 원, 손익은 250억 원을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제철은 부생수소에도 적극 투자 중이다. 현대제철은 제철소 철강 생산과정에서 나오는 부생가스를 활용한 수소 생산공장을 2016년부터 가동하고 있다. 이 공장은 지난해 3500만톤 규모의 충전용 수소를 생산했다.

올해부터는 연간 생산량을 약 2배로 늘려 6500톤의 수소 생산설비를 갖출 계획이다. 현대차 넥쏘 기준 약 4200대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는 규모다. 현대제철은 부생수소로 그룹 수소전기차의 초기 인프라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탄탄대로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제철이 주력사업인 철강사업 외에 신성장동력으로 금속분리판 생산과 함께 부생수소사업에도 적극 투자를 나서고 있다. /더팩트 DB
현대제철이 주력사업인 철강사업 외에 신성장동력으로 금속분리판 생산과 함께 부생수소사업에도 적극 투자를 나서고 있다. /더팩트 DB

반면 포스코는 전기차에 주력하고 있다. 포스코케미칼은 올해 초 2차전지 사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포스코켐택과 포스코EMS가 합병해 출범했다. 세계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실적을 내기 적합한 사업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지난 8월 22일 포스코는 중국 저장성에 해외 첫 양극재 공장을 준공했다. 지난해 9월 첫 삽을 뜬 이후 1년여 만에 글로벌 2차전지소재 시장에 본격 진출한 것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에 의미가 남다르다.

준공식에서 오규석 신성장 부문장은 "포스코 신성장부문의 첫 해외 생산법인으로 미래 신성장 사업 확대에 대한 포스코의 의지를 담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중국 공장은 포스코가 60%, 화유코발트가 40% 지분을 투자한 한중 합작법인으로, 연간 생산 규모는 5000톤이다.

포스코는 양·음극재사업을 2030년까지 세계 시장점유율 20% 매출 17조 원 규모로 키워 그룹 성장의 동력으로 삼을 예정이다. 중국 공장 준공으로 포스코는 국내외 양극재 2만 톤 생산 규모를 갖추게 됐으며, 내년까지 4만5000톤 체제로 확대하는 등 향후 시장 상황을 고려해 더욱 공격적으로 투자네 나설 예정이다.

그러나 최근 니켈 가격 폭등과 ESS(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 화재라는 겹악재를 맞았다. 포스코케미칼의 양극재, 음극재 등 배터리 (2차전지) 소재사업이 본격 이익을 내기 전부터 성장세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포스코는 신성장동력으로 양극재와 음극재 등 배터리(2차전지) 소재사업에 나섰다. 그러나 최근 원재료인 니켈 가격 상승으로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더팩트 DB
포스코는 신성장동력으로 양극재와 음극재 등 배터리(2차전지) 소재사업에 나섰다. 그러나 최근 원재료인 니켈 가격 상승으로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더팩트 DB

화학·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양극재 제조원가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니켈 가격이 최근 급등하고 있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다르면 니켈 가격은 최근 5년래 최고가인 톤당 1만8620달러(9월2일)까지 급등했다. 올 초 가격과 비교하면 78% 상승한 수치다. 니켈 가격은 17일(현지시간) 톤당 1만6975달러로 마감했다.

전기차 배터리는 고출력·내구성을 위해 니켈 함량이 높은 하이니켈이 대세로 배터리 가격에서 양극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40% 정도다. 양극재 가격에서 니켈은 35~40% 비중을 차지해 니켈 가격이 오를수록 원가 부담이 커진다.

당장 니켈 가격으로 포스코케미칼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겠지만, 성장하는 사업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여기에 지난 8월 30일 충북 예산 태양광 발전설비에서 발생한 ESS 화재사고도 포스코케미칼 실적에 일부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케미칼의 음극재 판매 중 약 25%가 ESS 공급분이기 때문이다.

대신증권 이원주 연구원은 "포스코케미칼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기존 대비 14.9%를 낮춘 278억 원으로 보고 있다"며 "원재료 가격이 급등하면서 양극재 사업부의 영업이익률이 떨어질 것이고, 3분기에도 예상보다 유가가 높게 유지되면서 생석회 사업의 영업이익률도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h31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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