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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현장] 돼지열병 확산…대형마트 '평온' 삼겹살집 '불안'
입력: 2019.09.19 00:00 / 수정: 2019.09.19 00:00
국내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판정을 받은 농가가 발생했다. 소비자들과 유통업계는 돼지고기 가격이 오를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18일 서초구 한 대형마트에 손님들이 돼지고기를 살펴보고 있다. /서초=이민주 기자
국내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판정을 받은 농가가 발생했다. 소비자들과 유통업계는 돼지고기 가격이 오를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18일 서초구 한 대형마트에 손님들이 돼지고기를 살펴보고 있다. /서초=이민주 기자

대형마트 "비축분 있어"…삼겹살집, 손님과 공급처 사이에서 이중고 우려

[더팩트|서초=이민주 기자] 국내 돼지농가가 잇따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판정을 받자 소비자는 물론 유통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비축분이 있고 돼지고기를 대체할 품목이 많은 대형마트의 경우 비교적 평온하게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반면 돼지고기를 주력으로 파는 삼겹살집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불안감을 숨기지 않았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7일 경기 파주시 연다산동의 한 돼지농장을 ASF 발생 농가로 확진했으며, 이튿날 18일 경기도 연천군의 한 농가에서도 ASF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ASF는 돼지와 멧돼지에 감염시 발열이나 전신의 출혈성 병변을 일으키는 전염병으로 치사율이 100%에 이르기 때문에 양돈 산업에 큰 피해를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람에게는 감염되지 않는다.

ASF가 확산할 조짐을 보이자 곧바로 돼지고기 도매가가 상승했다. 18일 축산유통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17일 전국 14개 주요 축산물 도매시장에서 거래된 돼지고기 평균 경매가는 6062원(kg당)으로 전날(4558원)보다 32.9%만큼 올랐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소비자들과 유통업계는 국내 돼지고기 가격이 폭등하고 수급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지에 대한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실제 이른바 'ASF 사태'가 1년 째 이어지고 있는 중국의 경우 돼지고기 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80%만큼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ASF 확진 사실을 접한 누리꾼들은 "잘 익혀먹으면 문제는 없다고는 하는데 가격이 많이 오를까봐 걱정이다"(dudu***), "(확진 사실을) 몰랐으면 모를까 알게 된 이상 찝찝하다. 안 먹는게 마음이 편하다"(didr****)고 말했다.

온라인 상의 우려와 달리 18일 방문한 대형마트 현장은 아직까지 평온한 모습이었다. 다음 주까지 판매할 물량을 비축해 둔 덕에 당분간 판매가격을 올릴 계획은 없으며 돼지열병 때문에 구매를 기피하는 고객도 없었다.

18일 대형마트 관계자는 "보통은 행사 진행 등을 위해 일주일치 판매량을 비축해둔다. 이 때문에 다음 주까지는 돼지고기 가격을 올릴 일은 없다. 아직 ASF가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는 아니기 때문에 동향을 지켜보고 있다"며 "국거리, 목살, 삼겹살 등은 수요가 워낙 꾸준한 상품이다보니 최대한 물량을 확보하려 한다. 아무래도 도매가가 오르면 가격도 오를 수 밖에 없다. 수입산 비율을 늘리는 등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초구 한 마트에서 만난 정육코너 점원은 "아직까지 돼지열병과 관련한 문의를 한 손님은 없었다. 판매량도 어제와 비슷한 수준이다. 손님이 늘어나는 주말이 되면 기피현상 등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객들도 "아직은 괜찮지 않냐"는 반응이다. 인근에 거주한다는 송모 씨는 "뉴스에서 보긴 했지만 마트에 들어와 있는 돼지고기는 상관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돼지고기 전문식당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손님들이 돼지고기를 기피할까 우려했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돼지고기 전문점 전경. /강남=이민주 기자
돼지고기 전문식당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손님들이 돼지고기를 기피할까 우려했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돼지고기 전문점 전경. /강남=이민주 기자

반면 삼겹살집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벌써부터 시름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돼지고기를 기피하는 손님과 가격을 높여 부를게 뻔한 공급처 사이에서 가장 피해를 보는 것은 중간에 있는 자신들이라는 것.

서울 강남구에서 삼겹살집을 운영하는 A씨는 "이런 사태가 터지면 당장 손님이 줄어든다. 이름부터 '돼지열병'이라서 소비자들이 기피할 것으로 보인다. 인체에 무해하다고는 하는데 그래도 안 먹겠다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며 "공급처에는 도매가 상승을 이유로 돼지고기 값을 올릴 거다. 거래처에 알아보니 가격이 올랐다고 하더라. 그렇다고 가게 입장에서는 이를 이유로 당장 가격을 올릴 수 없다. 가격도 손님들이 가게를 선택하는 요인 중 하나다. 그렇게 쉽게 올릴 수 있는게 아니기에 결국 가게 마진만 줄어든다. 중간에서 우리만 죽어난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삼겹살집 사장 B씨는 "우리 가게는 산지직송을 컨셉으로 내세우면서 농장을 선택해 이틀 마다 고기를 받고 있다. 그런데 ASF가 확산하고 돼지수가 부족해지면 우리에게 선택권은 없어진다. 그냥 병 안걸린 돼지농장에 의존해야 한다"며 "그렇게 되면 농장주가 부르는 게 곧 돼지고기 가격이 된다.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 되면 문을 닫아야한다. 살길이 막막해지는 건 아닐지 걱정된다"고 고개를 연신 내저었다.

minj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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