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타 '비상경영체제' 등 실적 부진 빠진 LCC업계...돌파구 마련 위해 '신규 노선' 집중[더팩트 | 신지훈 기자] 일본여행 보이콧 운동 여파로 일본 노선 축소에 나섰던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잇따라 신규 노선 취항에 나섰다. 국내 LCC 성장을 견인했던 일본 노선 감축과 원화 약세, 국제유가 급등 등의 악재로 실적 악화가 예상되며 시급히 대체 노선 찾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은 다음달 제주와 부산에서 타이베이와 가오슝에 신규 취항한다고 지난 16일 밝힌 데 이어, 대구공항에서 필리핀 세부까지 직항 항공편에 신규 취항했다고 18일 밝혔다.
제주항공의 대구 기점 필리핀 노선은 세부가 처음이며, 대구는 인천과 부산, 무안에 이어 세부에 취항하는 국내 4번째 공항이다. 대구-세부 노선은 주 4회(화∙목∙토∙일요일) 일정으로 대구에서 오후 8시 5분(이하 현지시간)에 출발해 세부에 오후 11시 15분에 도착하며, 세부에서는 새벽 12시 15분에 출발해 대구에 오전 5시 10분에 도착한다.
이스타항공도 10월 16일부터 인천-정저우 노선을 시작으로 인천과 청주에서 출발하는 중국과 대만, 마카오 등 신규 노선 취항을 본격화 할 계획이라고 18일 밝혔다.
인천-정저우 노선은 주 4회(월∙수∙금∙일) 일정으로 10월 16일 취항한다. 이어 10월 17일에는 청주에서 출발하는 장가계 노선을 주 2회, 19일에는 하이커우 노선에 주 2회 신규 취항한다.
이스타항공은 인천에서 출발하는 마카오(주 7회), 화롄(주 3회), 가오슝(주 4회) 등 3개 노선에도 취항 할 예정이다. 또 지난 7월 12일 신규 취항한 인천-상하이 노선과 국내선을 연결할 수 있는 제주-상하이 노선 취항에도 준비 중이다.
더불어 이스타항공은 중국 춘추항공과의 공동운항을 통한 중국 노선 경쟁력 확보를 위한 실무 준비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스타항공은 10월 6개 노선에 신규 취항함으로써 중국 7개 노선, 일본 4개 노선을 포함해 동남아와 동북아 등 총 35개의 국제선을 운항하게 된다. 기존 3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던 일본 노선을 대체할 신규 노선을 마련해 대외변수에 대응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18일 "일본 보이콧 여파의 장기화 조짐에 따라 일본 노선을 축소하고, 이에 따른 실적 감소 등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과 대만, 마카오 등 신규 노선 준비에 집중하고 있다"며 "향후 남은 하반기 신규 노선 확장과 체질 개선을 통해 노선 경쟁력을 확보함으로써 어려운 시장 여건을 돌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LCC들이 잇따라 신규 노선 확보에 집중하고 있는 것은 일본 수요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타개책 마련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국내 LCC들은 일본 노선 감축과 외화 환산 손실, 사우디발(發) 오일쇼크 등 연이은 악재에 큰 타격을 입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분기에도 제주항공과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등 LCC들은 일제히 적자를 기록했다. 비상장사인 이스타항공과 에어서울도 손실 규모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스타항공은 지난 17일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이사는 이날 사내 게시판을 통해 "누적 적자만 수백억 원이며 지금과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회사 존립이 위협받을 수 있다"며 "TF를 구성해 위기 극복 방안을 마련하고 상황∙분야별로 대응 방안을 실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위기 극복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고통이 수반된다"며 임직원이 고통 분담에 동참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스타항공은 10~11월 객실 승무원을 대상으로 무급휴직도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18일 <더팩트>와 통화에서 "국내 LCC들의 경우 일본 노선 비중이 워낙 높았기 때문에 일본 불매운동 여파를 직격탄으로 맞았다"며 "이를 만회하기 위해 대체 노선 마련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일본 노선을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대체 노선들도 이미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출혈경쟁과 더불어 탑승률은 하락하고, 고정비만 늘어나는 악순환이 되풀이 되는 중이다. 더불어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생산 감소에 따른 유가 불안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며 우려했다. 이어 그는 "이스타항공에서 시작된 비상경영체제와 무급휴직 등의 여파가 다른 LCC사에도 충분히 번질 수 있는 상황이다. 그만큼 업황이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gamja@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