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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초점] 명인제약, '일감 몰아주기' 연결고리 끊었다?…'눈 가리고 아웅' 비판
입력: 2019.09.19 05:00 / 수정: 2019.09.19 05:00
오너 일가의 사익편취와 부당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 시달려온 명인제약이 최근 체질 개선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업계는 명인제약의 일감 몰아주기는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은 명인제약 본사 외관 /더팩트 DB
오너 일가의 사익편취와 부당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 시달려온 명인제약이 최근 체질 개선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업계는 명인제약의 일감 몰아주기는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은 명인제약 본사 외관 /더팩트 DB

오너 일가 사익편취 의식?…새로운 광고대행사 '명애드컴' 설립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상장을 준비 중인 명인제약이 '일감 몰아주기'를 근절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눈 가리고 아웅' 식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명인제약은 그동안 줄곧 문제로 제기되어온 이행명 명인제약 회장의 두 딸이 가진 회사에 '일감 몰아주기'를 해소했다고 밝혔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오너 일가의 주머니를 채우는 행태가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명인제약은 올해 4분기 기업공개(IPO)를 계획하고 있다. 명인제약은 지난 2008년 상장을 추진하다 잠정 중단한 이후 11년 만에 다시 상장 준비에 돌입했다.

앞서 명인제약은 지난 4월 "하반기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2018년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 결과 적정의견을 받았다"며 "본격적인 상장 준비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최근 명인제약은 NH투자증권을 상장주관사로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명인제약이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며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이 있다. 바로 그동안 일감 몰아주기 지적을 받아왔던 광고대행사를 메디커뮤니케이션에서 명애드컴으로 바꾼 것. 지금까지 명인제약의 방송·지면 광고 업무는 메디커뮤니케이션이 전담해왔다. 문제는 메디커뮤니케이션 지분 100%를 이행명 회장의 두 딸이 갖고 있다는 점이다. 장녀 이선영 씨와 차녀 이자영 씨의 메디커뮤니케이션 지분은 각각 52%, 48%다.

지난 2005년 설립된 메디커뮤니케이션의 매출은 2012년 26억 원에서 지난해 82억 원으로 빠른 속도로 늘었다.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 휩싸인 명애드컴과 메디커뮤니케이션은 한 건물에 위치해있다. /역삼동=정소양 기자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 휩싸인 명애드컴과 메디커뮤니케이션은 한 건물에 위치해있다. /역삼동=정소양 기자

명인제약은 제약업계에서 광고비 지출이 가장 많은 제약사 중 하나로 꼽힌다. 한국광고총연합회의 '월간 광고계 동향'에 따르면 2019년 상반기 광고 집행 500대 업체 가운데 명인제약은 국내 제약사들 가운데 광고비 지출 1위를 기록했다. '이가탄'을 중심으로 한 TV 광고비는 올해 상반기 약 255억 원, 신문 22억 원, 라디오 2억 원 등으로 총 278억 원을 집행한 바 있다.

이 같은 내부 거래 사실이 공시 어디에도 나와 있지 않아 얼마의 비용이 메디커뮤니케이션으로 흘러 들어갔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지만, 메디커뮤니케이션 매출 대부분이 명인제약의 광고 일감이 차지한다는 후문이다.

이러한 명인제약의 광고비 지출은 오너 일가의 주머니 채우기에 기여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명인제약이 법적 규제를 피하는 선에서 메디커뮤니케이션에 일감을 몰아주면서, 결과적으로 이 과정을 통해 편법 증여를 시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현행법상 특수관계법인에 일감 몰아주는 것은 '변칙적인 재산 이전' 형태로 여겨져 규제되고 있지만, 이는 자산 5조 원 이상 대기업에만 해당돼 명인제약은 포함되지 않는다.

이러한 지적에 따라 명인제약은 지난 4월 '명애드컴'이라는 광고 대행 계열사를 설립했다. 명애드컴은 명인제약의 모든 광고물 제작과 광고 대행 등의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메디커뮤니케이션과 명애디컴의 사무실은 서울 역삼동 '메디빌딩'이라는 같은 건물을 사용하고 있다. 기존 5층에 있던 메디커뮤니케이션 사무실이 6층으로 이전했으며, 새로 생긴 명애디컴이 5층을 사용하고 있다.

명인제약은 지난 4월 1일부로 광고대행사 명애드컴에 광고물 제작 등 모든 광고업무 대행을 맡기기로 했다. 그러나 명애드컴도 명인제약이 100% 출자한 업체라는 점에서 논란은 여전하다. 사진은 지난 2017년 2월 9일 이행명(오른쪽) 명인제약 회장이 더팩트 취재진의 직격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모습으로, 기사의 특정 사실과는 무관함. /더팩트 DB
명인제약은 지난 4월 1일부로 광고대행사 명애드컴에 광고물 제작 등 모든 광고업무 대행을 맡기기로 했다. 그러나 명애드컴도 명인제약이 100% 출자한 업체라는 점에서 논란은 여전하다. 사진은 지난 2017년 2월 9일 이행명(오른쪽) 명인제약 회장이 '더팩트' 취재진의 직격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모습으로, 기사의 특정 사실과는 무관함. /더팩트 DB

그러나 명인제약은 사실상 '일감 몰아주기'의 연결고리를 끊어내지는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명애드컴 역시 명인제약이 100% 출자한 업체라는 점에서 사주 일가의 재산 증식 차원에서는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업계는 명인제약이 코스닥 상장을 위해 그간의 의혹에 대한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변화를 꾀했지만, 사실상 '눈 가리고 아웅' 행태라고 꼬집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명인제약의 사주 일가 일감 몰아주기 의혹은 공공연한 사실로 여겨왔다"며 "11년 만에 상장을 준비하며 논란을 의식한 듯 모든 광고 업무를 새로운 광고대행사에 전담시키기로 했지만, 일감 몰아주기 행태는 여전해 오너 일가의 주머니를 채운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코스닥 상장에 성공할 시 특수관계자와의 내부거래 감시가 깐깐해지기 때문에 명인제약 측에서 사전작업을 펼친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비상장사라고 할지라도 특수관계자와의 거래라면, 기업의 회계 정보 투명성 등에 이유로 감사보고서 등에 공시해야 한다"며 "누락 시 회계 기준 위반에 해당하거나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문제를 삼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명인제약의 경우 지금껏 메디커뮤니케이션과의 내부거래를 공시해오지 않았다"며 "상장에 성공할 시 내부거래에 대한 감시의 강도가 높아져 '명애드컴'을 설립해 이러한 문제가 제기되지 않도록 사전작업을 펼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명인제약 측에 답변을 듣기 위해 수 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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