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제약의 계열사인 보령메디앙스의 사명이 내달 '메디앙스'로 변경될 예정이다. /더팩트DB

보령제약·보령메디앙스 계열분리 움직임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보령제약이 계열사인 보령메디앙스의 사명을 '메디앙스'로 변경한다. 보령메디앙스가 설립 40년 만에 사명에서 '보령'을 제외하면서, 계열 분리가 공식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령제약 측은 책임경영의 강화 방편이라는 입장이다.

업계에 따르면 보령메디앙스는 다음 달 주주총회를 열고 사명을 보령메디앙스에서 메디앙스로 변경할 계획이다. 보령메디앙스는 '비앤비', '유피스' 등의 브랜드로 잘 알려진 유아용품 전문 기업으로, 1979년 보령장업이라는 상호로 설립됐다.

보령제약 관계자는 16일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다음 달에 보령메디앙스의 사명 변경 건에 대한 임시 주주총회가 계획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보령메디앙스는 본사도 이전한 바 있다. 보령메디앙스는 보령제약과 같이 종로구 보령빌딩에 위치해 있었으나 지난 6월 본점을 서울 강남구 논현로로 이전했다.

본사 이전과 더불어 사명까지 변경하면서 업계에서는 보령제약과 보령메디앙스 간 계열 분리가 공식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보령제약의 지배구조를 보면 보령홀딩스가 보령제약과 보령메디앙스 지분을 각각 33.75%, 9.81% 보유하고 있다. 또한 보령메디앙스는 보령제약 지분 5.37%를 갖고 있다.

업계는 보령제약이 계열사인 보령메디앙스 분리에 돌입하면서 오너 3세인 김정균 보령홀딩스 상무로의 경영승계가 가속화 될 것으로 전망했다. 보령제약 측은 경영권 승계 작업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사진은 2014년 7월 당시 김정균 보령제약 이사(현 보령홀딩스 상무)가 보령그룹 본사 1층 커피숍에서 음료를 시키고 있는 모습. /더팩트 DB

이에 따라 보령메디앙스가 보유 중인 보령제약 지분과 보령홀딩스가 보유한 보령메디앙스 지분을 각각 정리하면 자연스럽게 계열 분리가 이뤄지게 된다.

실제로 보령홀딩스는 올 8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보령메디앙스의 지분을 1%가량 팔며 기존 10.95%이던 지분율은 9.81%로 하락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보령제약과 보령메디앙스의 계열분리 움직임에 대해 오너 3세인 김정균 보령홀딩스 상무의 경영권 승계에 속도가 붙은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3세 경영체제를 위해 지배구조를 정리하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현재 김정균 상무는 보령홀딩스의 2대 주주로, 지분 25%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김은선 보령제약 회장이 대표직에서 물러나면서 외아들인 김정균 상무의 경영 승계가 빨라질 것이라는 시각이 제기된 바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김은선 회장의 사임 이후 3세 경영이 한층 빨라질 것이란 관측은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며 "특히, 현재 전문경영인체제로 전환할 당시 김정균 상무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징검다리'라는 분석도 나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보령제약 관계자는 "경영권 승계 작업과는 무관하다"며 "기존 보령제약이 실시해오던 '책임 경영' 체제와 관련해 이를 더욱 강화하기 위한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js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