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관 한화큐셀 전무(왼쪽)가 입사동기로 만난 일반인 여자친구와 10년 열애 끝에 올가을 결혼식을 올린다.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은 올해도 골드미스터에 이름을 올렸다. /더팩트 DB |
'일과 사랑에 빠진' 재계 자녀들 늦어지고 달라진 결혼
[더팩트|이진하 기자] 재계 3~4세들의 결혼은 연예인 못지않은 대중의 관심 대상이다. 재벌 오너가 자녀들이 기업과 정계 등 사회적으로 영향력 있는 가문의 자제와 혼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요즘 일반인들의 초혼 연령이 높아지는 것처럼 재계 자녀들의 결혼도 늦어지고 있다. 또 혼맥을 다지던 모습과 다르게 일반인 상대와 결혼하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36) 한화큐셀 전무는 최근 결혼 소식을 알린 재벌 3세다. 김동관 전무는 입사동기로 만난 일반인 여자친구와 10년 열애 끝에 올가을 백년가약을 맺는다고 전했다. 김동관 전무가 '품절남' 대열에 합류하는 가운데 최근 재계 결혼 풍속과 아직 싱글로 남아있는 인물들을 살펴봤다.
최태원 SK그룹의 장녀 최윤정 씨는 지난 2017년 벤처기업인 윤모 씨와 만나 결혼식을 올렸다. 최근에는 남편의 미국지사 발령과 맞물려 미국에서 유학생활을 한다고 알려졌다. /더팩트 DB |
◆ 혼맥 NO, 사랑 찾아 결혼 선택한 재계 자녀들
김승연 회장에게는 아들 세 명이 있다. 장남 김동관 전무와 차남 김동원(34) 한화생명 상무, 3남 김동선(30) 전 한화건설 팀장으로 이들 모두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다. 3형제 중 장남 김동관 전무는 한화그룹에서 태양광모듈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한화큐셀을 이끌고 있어 그룹의 유력한 경영권 승계자로 꼽히고 있다. 현재 그룹 내 경영활동을 가장 활발하게 하고 있는 인물이라 '워커홀릭'(Workaholic:일 중독자)란 평을 받기도 했다.
김동관 전무는 하버드 대학을 졸업하고 공군 통역 장교로 복무를 마쳤다. 키는 180cm를 넘는 데다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다져진 다부진 체격을 자랑한다. 여기에 회사 안팎으로 좋은 평판을 받아 '일등 신랑감'으로 꼽히기도 했다. 김 전무가 맡은 영역의 경영성과도 좋고, 기업문화 개선에도 많은 노력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김승연 회장의 3형제 중 유일하게 사건·사고에 휘말린 적이 없어 재계에서 내심 사윗감으로 탐낸다는 소문도 있었다.
봄기운이 만연했던 지난 5월 김동관 전무의 결혼 소식이 들렸다. 재계 '골드미스터'로 유명한 김 전무의 결혼 소식이 들리자 많은 이들이 상대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냈다. 김 전무의 상대는 의외의 인물인 한화그룹 출신의 일반인 여성이다. 두 사람의 만남은 지난 2010년 한화그룹에 차장으로 입사한 김 전무가 신입사원 연수 과정에서 결혼 상대자를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무의 예비신부 정모 씨는 김 전무보다 2살 연하로 서울대에서 미술을 전공한 재원이며, 현재 한화그룹을 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장녀인 윤정 씨(31)는 지난 2017년 10월 벤처기업에 다니는 일반인 남성과 결혼했다. 윤정 씨는 베이징 국제고를 졸업하고 시카고대에서 생물학을 전공했다. 이후 시카고대 뇌과학연구소 연구원과 베인앤드컴퍼니 컨설턴트 등을 거쳐 2017년 6월 SK그룹의 신약개발 전문기업인 SK바이오팜에 입사해 신약개발 분야 성장전략을 수립하는 전략팀에서 근무했다.
윤정 씨는 최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사이에 태어난 장녀로 고(故)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의 장손녀이자 노태우 전 대통령의 외손녀다. 또 재계에서 소문난 미모의 엄친딸로 유명했다. 그러나 윤정 씨는 자유로운 연애결혼을 선택했다.
윤정 씨와 결혼한 윤모 씨는 서울대를 졸업하고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베인앤드컴퍼니' 등에서 근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베인앤드컴퍼니에서 근무하면서 만나 사랑을 키워온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에 따르면 윤정 씨는 바이오 분야와 관련 현장 경험 및 전문성을 쌓기 위해 유학길에 올랐다. 이달부터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바이오인포매틱스(생명정보학) 석사 과정을 밟는 유학 생활을 시작했다. 유학 기간은 2년으로 알려졌다.
재계 골드미스터로 꼽히는 인물로 장선익(왼쪽) 동국제강 이사와 현대해상 화재보험 정몽윤 회장의 외아들 정경선 루트임팩트 대표가 있다. /동국제강 제공·루트 임팩트 홈페이지 |
◆ 결혼은 '아직'…일과 사랑에 빠진 골드미스터
재계 '골드미스터' 정기선(38) 현대중공업 부사장은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맏아들이다. 2남 2녀 중 장남으로 현재 두 명의 여동생은 모두 결혼한 상태고, 남동생은 아직 대학생이다. 정 부사장은 연세대 경제학과를 나와 육균 ROTC로 군 복무를 마쳤다. 이후 현대중공업 대리로 입사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경영대학원 유학길에 올랐다. 이후 보스턴 컨설팅 그룹 한국지사에서 근무했고, 현대중공업에서 근무한 것은 현대중공업 부장으로 근무하면서부터다.
현재 정기선 부사장은 회사 경영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특히 침체에 빠진 조선업을 다시 정상화시켜야 하는 과제와 로봇 제조, 친환경 선박 개조 등 그가 손봐야 할 신사업들이 산적해있기 때문이다. 그는 훌륭한 인품으로 소문나 재계에서 눈여겨보는 '골드 미스터' 중 한 명이다. 사내에서 직원 한 명 한 명을 존중하고 부하 직원들에게 존대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정기선 부사장과 중학교 동창이며 연세대학교 동문인 장선익(38) 동국제강 이사도 재계 '골드미스터' 중 한 명이다. 동국제강 장세주 회장과 상명대 공예학과 교수를 지낸 남희정 여사 사이에서 태어난 장남이다. 아래로는 남동생 장승익 씨가 있다. 장 이사는 연세대 경영학과와 일본 사립 명문대 히토츠바 시대를 졸업했다. 장 이사는 동국제강에서 신성장동력을 담당하는 경영전략팀장(이사)을 맡고 있다.
장선익 이사가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된 것은 부친인 장세주 회장이 지난 2015년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되면서다. 이후 2016년 말 인사에서 이사로 승진했다. 현재 경영전략 팀장을 맡으며 회사의 중장기 비전과 계획을 수립하고 미래 먹거리 사업을 찾는데 분주한 모습이다. 여기에 부친의 공백과 경영 수업으로 정신없는 30대를 보내며 결혼 소식도 늦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업계로 눈을 돌리면 정몽윤 현대해상 화재보험 회장의 외아들 정경선(34) 루트임팩트 대표가 대표적인 '골드미스터'다. 정경선 대표는 다른 재계 자녀들과 다른 길을 걷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범현대가의 외아들로 태어나 경영 승계를 받을 것이라 예측했으나, 기대와 달리 독립된 회사를 설립했다. 비영리법인 '루트임팩트'는 사회의 다양한 문제들에 관심을 가지고 혁신적인 방법으로 이를 해결하려는 사람들 즉 체인지메이커를 발굴하는 일을 한다. 현재 구글, 샤넬 재단 등을 비롯해 아버지 정몽윤 회장에게도 많은 후원을 받고 있다.
정경선 대표는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루트임팩트를 창업했다. 다른 재계 자녀들과 달리 해외 유학파가 아닌 그는 지난 2017년부터 국내 경영대학원을 다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표는 자신의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임팩트의 생태계를 미국 라스베이거스와 뉴욕 지역에 확산시키기 위해 공부와 일을 병행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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