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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길 바쁜' 애경 채형석, AK&홍대 쇼핑몰 신성장동력 맞나?
입력: 2019.09.15 06:00 / 수정: 2019.09.15 06:00
전AK&홍대 점포는 두 달전(위)과 달리 정상영업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일부 점주들은 갈등을 해결했으나 아직 해결되지 않은 점포들이 있다고 말했다. 오른쪽 중앙의 인물은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 /이진하 기자
AK&홍대 점포는 두 달전(위)과 달리 정상영업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일부 점주들은 갈등을 해결했으나 아직 해결되지 않은 점포들이 있다고 말했다. 오른쪽 중앙의 인물은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 /이진하 기자

부진한 유통업 정리하고 항공사업으로 체질 개선 할까

[더팩트|이진하 기자]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그룹의 재도약을 노리고 있다. 그러나 채 총괄부회장 앞에 놓인 문제가 산적하다.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쇼핑몰 점주들과 갈등과 최근에 불거진 가습기 살균제 참사 피해자 사찰 문제,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필요한 막대한 자금 부족 등이 있다. 채 총괄부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집중하면서도 눈앞에 놓인 문제들을 해결에 나갈지 이목이 집중된다.

지난해 1월 애경그룹은 구로에서 홍대로 사옥을 이전하고 '홍대 시대'를 선언했다. 채형석 총괄부회장은 당시 "낡은 것을 과감히 버리고 홍대 시대를 맞아 젊고 트렌디한 공간에서 '퀀텀점프'를 하자"며 "새로운 도약의 시작점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채형석 총괄부회장이 신성장동력으로 내세우며 지난해 8월 오픈했던 지역친화형 쇼핑센터 'AK&'는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1호점인 AK&홍대는 오픈 6개월 만에 잡음이 나오면서 1주년을 맞은 지금까지 일부 점주들과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갈등의 핵심은 높은 관리비를 형편에 맞게 책정하는 것과 고객 유치를 위한 노력이다. 일부 점주들은 "애경그룹은 쇼핑몰 영업이 어려운 것은 등한시하며, 임대료만 챙기는 임대업자에 불가하다"고 주장했다. 오픈한 지 11개월째에 접어들었던 지난 7월 점주들은 길거리 시위에 나서며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다.

애경그룹과 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하지 못한 일부 점포들은 손해를 감수하고 쇼핑몰을 떠났다. /이진하 기자
애경그룹과 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하지 못한 일부 점포들은 손해를 감수하고 쇼핑몰을 떠났다. /이진하 기자

지난 10일과 11일 두 달만에 다시 찾은 AK&홍대는 외관상으로는 영업 정상화가 이뤄진 듯하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예전과 다르게 빈 점포들이 눈에 띈다. 약 두 달간의 진통 끝에 일부 점주들은 임대료와 관리비에 대한 협상을 종결짓고 영업에 집중하고 있지만 일부는 폐점을 선택했다. 아직 영업은 이어가고 있지만 협상을 끝내지 않은 매장도 있다.

한 관계자는 "협상이 이뤄진 곳도 있지만, 일부는 그렇지 않았다"며 "생계가 달린 점주들은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 손해를 감수하고 이곳을 떠났다"고 말했다. 결국 애경그룹은 지난해 '홍대 시대'를 열며 신성장동력으로 내다봤던 '지역친화형 쇼핑몰'에 대한 상생이나 변화를 통한 혁신의 의지가 없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점주들의 주장처럼 건물을 관리하는 마포애경타운의 임대업으로 전락한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쇼핑몰 활성화를 위해 최근 애경타워 17층 루프탑에 '무신사 테라스'를 입점시킨 것이 아니냐고 주장했다. 그러나 아직 무신사에 대한 홍보나 시설 이용에 대한 설명은 부족해 소비자에 대한 반응을 가늠하기 어려웠다. 무신사 테라스 홍대는 무신사가 소비자와 소통하기 위해 개설한 오프라인 복합문화 공간이다. 무신사는 2009년 오픈한 온라인 쇼핑몰로 트렌디한 젊은이들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홍대에 입점시켰다고 밝힌 바 있다.

◆ 애경그룹, 성장 둔화세 뚜렷한 백화점 점포 정리

애경그룹의 상징이자 첫 백화점이었던 'AK플라자 구로점'이 지난달 영업을 끝으로 역사 속으로 쓸쓸하게 퇴장했다. 과거 유통사업으로 성장한 애경그룹이 최근 성장 둔화세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백화점과 점포를 정리하고 나선 것이다. 실제 애경그룹의 백화점부문은 2016년부터 매년 매출 규모가 줄어들고 있다. 신세계·현대·롯데 등 주요 백화점들이 시장 점유율을 80% 이상 차지하고 있는 구조에 온라인 유통업이 성장하며 점차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은 지난해 1월 홍대로 사옥을 이전하면서 지역친화형 쇼핑센터 AK&를 신성장동력으로 내세웠다. AK& 오픈 1주년을 맞이했지만 점주들과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더팩트 DB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은 지난해 1월 홍대로 사옥을 이전하면서 지역친화형 쇼핑센터 'AK&'를 신성장동력으로 내세웠다. AK& 오픈 1주년을 맞이했지만 점주들과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더팩트 DB

일각에서는 애경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성공하게 되면 유통업종의 비중을 줄이고 항공업을 중심으로 한 그룹의 체질 변화를 줄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는 것으로 다른 백화점들과 다르게 온라인 시장 개척에 대한 의지나 계획도 보이지 않는다. 또 지난해 애경그룹의 매출 규모를 단순 합계로 살펴보면 4조1305억 원이었다. 이중 화학부문이 1조6265억 원, 항공운수부문이 1조2594억 원을 차지해 두 분야를 합치면 전체의 70% 정도에 달했다.

채형석 총괄부회장은 지난 2004년 항공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점찍었다. 당시 채 총괄부회장은 2010년 제주항공에 투자할 자금 마련을 위해 AK면세점을 매각했고, 2015년에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그룹에서 최대 매출을 내던 백화점 'AK플라자 분당점' 건물을 부동산 펀드에 4200억 원으로 넘기기도 했다.

애경그룹이 그동안 시대에 맞춰 주력 사업을 바꿨던 것과 같이 현재는 유통업에서 항공사업으로 그룹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한 모습으로 보인다. 과거 선례에 따라 이번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서도 중장기적 관점에서 그룹의 애물단지로 전락한 유통업 관련 자산의 매각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또 자금력 확보를 위해 재무적 투자자(FI)를 유치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애경그룹이 과거처럼 백화점을 팔아서 자금을 확보하는 것은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애경그룹이 운영하는 백화점 중 과거처럼 알짜 점포는 거의 남아있지 않은 데다 유통업 전반이 부진하기 때문에 매입을 원하는 대상이 나타날지도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jh31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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