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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인수전①] 정몽규 HDC 회장, 기대보다는 우려 왜
입력: 2019.09.05 06:00 / 수정: 2019.09.05 13:03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아사아나항공 인수에 도전한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가격은 약 1조5000억 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더팩트 DB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아사아나항공 인수에 도전한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가격은 약 1조5000억 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더팩트 DB

올 하반기 인수·합병(M&A) 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아시아나항공 매각 예비입찰에 국내 굴지의 기업들 참여했다. 아시아나항공을 통해 사업다각화를 노리는 기업과 경쟁사 인수로 덩치를 키우려는 기업, 수익성만 보고 들어온 재무적 투자자 등 입찰에 참여하는 기업의 목적도 다양하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예비입찰에 참여한 기업 오너의 투자 성격과 인수시 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HDC의 건축·호텔·유통 등 다양한 사업과 시너지 기대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꾸준히 사업다각화를 시도해 왔던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이번엔 항공 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정몽규 회장이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규모가 조 단위이며 리스크도 상당하는 점에서 기대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감지되고 있다. 정 회장의 이번 도전이 그룹의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 3일 아시아나항공 매각 예비입찰에 미래에셋대우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했다. 그동안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보군에 HDC현대산업개발은 언급되지 않아 IB업계는 놀란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정몽규 회장이 박현주 미래에셋대우 회장과 손을 잡았고 사업다각화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가격은 약 2조 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인수전에는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을 비롯해 애경그룹과 강성부 펀드로 불리는 KCGI 등이 참여했다.

이번 인수전에서 HDC현대산업개발이 눈에 띄는 이유는 건설·부동산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는 회사여서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아이파크(I PARK)'라는 아파트 브랜드로 잘 알려져 있으며, 올해 시공능력평가에서 9위를 차지했다.

건설사인 HDC현대산업개발과 아시아나항공은 연결고리가 없지만 HDC그룹의 자회사로 넓혀 보면 연관성이 보인다. HDC그룹의 사업 분야는 크게 건축(HDC현대산업개발)과 유화(HDC현대EP), 유통(HDC아이파크몰), 악기(HDC영창) 등으로 구분된다.

정몽규 회장은 지난 1999년 현대아이파크몰을 설립하면서 유통업에 진출했다. 이후 2006년 용산 아이파크몰을 개장하면서 유통업계에서 입지를 다졌다. 2015년에는 호텔신라와 손을 잡고 면세점 사업도 시작하면서 유통사업을 넓혔다.

정몽규 회장은 지난해 그룹을 지주사인 HDC와 사업회사인 HDC현대산업개발로 분할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그러면서 자체개발 사업에 비중을 높이고 레저와 상업시설 개발 및 임대 등 사업 다각화에 초점을 맞췄다. 올해 초 HDC현대산업개발은 오크밸리 리조트를 운영한 한솔개발을 인수해 'HDC리조트'로 새단장을 마쳤다.

HDC그룹은 면세점과 리조트, 레저 등의 사업을 하는 만큼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부정적인 시선도 존재한다. 증권업계는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뛰어들었다는 소식을 접하자 일제히 주가 하락을 전망했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인수가격과 인수자산의 비교가 필수인 만큼 입찰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면서 "주가 흐름도 전날의 단기 낙폭이 다소 과대하다 하더라도 결국 상승 반전의 트리거가 인수전이 어떤 형태로든 종료가 돼야 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당분간은 중립 이하의 흐름을 예상한다"고 전했다.

또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HDC현대산업개발의 주력사업과 항공운수업의 연관성이 낮고 주력인 주택사업이 비우호적인 업황을 맞이하고 있어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이 지속하는 동안은 부진한 주가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선미 KTB투자증권 연구원도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기존 사업다각화 방향성과 부합하지 않는다"라면서 "운송업 특성상 실적의 변동성이 높으며 개발사업과 연관성도 적다"라고 전망했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기존 사업과 시너지 효과 등을 고려해 아시아나 인수전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는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을 비롯해 애경그룹과 강성부 펀드로 불리는 KCGI 등이 참여했다. /더팩트 DB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는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을 비롯해 애경그룹과 강성부 펀드로 불리는 KCGI 등이 참여했다. /더팩트 DB

◆ 건설사의 사업다각화는 필수…항공업과 궁합은?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규제 강화로 인해 주택경기가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대형 건설사들은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수주 실적은 예전만큼 못하고 리스크도 여전히 존재한다.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업황 속에서 국내 건설사들은 사업다각화를 통해 활로를 찾고 있다.

건설사들이 호텔과 리조트, 골프장 등을 인수한다는 소식은 흔하게 접할 정도다. 대림그룹은 올해 초 호텔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았고, 호반건설은 골프장, 리조트 인수에 적극적이다. 또 대우건설은 최근 부동산 간접투자인 리츠(REITs) 산업에 진출해 관심을 받기도 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사업다각화의 필요성을 깨닫고 있지만 성급하게 뛰어든다면 본업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 단위의 빅딜인 경우 회사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바뀔 뿐만 아니라 그룹의 미래까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몽규 회장은 끊임없이 사업다각화와 신사업에 도전한 경영인이다. 그는 HDC현대산업개발을 종합 부동산인프라그룹으로 도약시키기 위해 수많은 도전을 시도했다.

가장 눈에 띄는 신사업은 2015년 호텔신라와 합작법인 'HDC신라면세점'을 설립한 것이다. HDC신라면세점은 빠르게 성장하면서 2017년 1분기에 흑자를 기록했다. 2~3분기에도 연속 흑자를 써내면서 시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HDC신라면세점은 당시 인가를 받은 신규 면세점 중 가장 빨리 적자에서 벗어나는 데 성공했다.

또 지난해 2월에는 600억 원 투자로 '부동산 114'를 인수해 온오프라인 비즈니스플랫폼을 확보하기도 했다.

HDC그룹은 주택·건축·토목 등 시공 위주 사업을 넘어 임대와 운영 관리, 호텔, 면세점, 유통 등으로 영역을 확장해나가는 중이다. 정몽규 회장의 이번 아시아나항공 인수 도전은 사업영역 확장뿐만 아니라 그룹 내 다양한 사업과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한편, 정몽규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성공하면 단숨에 재계 입지가 높아진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HDC그룹은 올해 처음으로 자산총액 10조 원을 넘으면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HDC그룹의 자산은 10조6000억 원으로 재계 순위 33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만약 HDC현대산업개발이 2조 원가량의 아시아나항공을 등에 업게 된다면 재계 순위 20위권으로 껑충 뛰어오르게 된다.

jangb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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