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추석선물세트, 원하면 3중 포장도…과대포장 '여전'
  • 이민주 기자
  • 입력: 2019.08.28 17:46 / 수정: 2019.08.28 17:46
유통업체의 추석 선물세트 판매가 시작된 가운데 과대포장 실태는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에 위치한 한 대형마트에서 한 손님이 선물세트를 살펴보고 있다. /이민주 기자
유통업체의 추석 선물세트 판매가 시작된 가운데 과대포장 실태는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에 위치한 한 대형마트에서 한 손님이 선물세트를 살펴보고 있다. /이민주 기자

정부, 28일부터 과대포장 단속 나서…현장 "손님이 요구하는데 어쩌냐"[더팩트|이민주 기자] "원하는 대로 포장해드리겠습니다. 보자기에 싼 뒤 쇼핑백에 넣어드릴게요."

유통업계가 친환경 트렌드에 맞춰 포장재 감축에 동참하고 있으나 추석 선물세트만은 예외인 모습이다. 정부가 추석 연휴를 앞두고 단속에 나섰지만, 현장에서 판매 중인 선물세트의 과대포장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28일부터 2주 간 추석 선물세트 과대포장 집중 점검에 나섰다. 대상은 백화점, 대형할인점으로 서울시는 25개 자치구와 전문기관과 합동점검팀을 구성해 점검 및 단속을 시행한다. 과대포장으로 적발되면 최대 3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과대포장의 기준은 '제품의 포장재질·포장방법에 관한 기준 등에 관한 규칙'에 따라 품목별로 포장공간비율이 전체의 10~35%을 초과하는 경우다. 포장횟수도 2회를 넘어선 안된다. 주류는 포장공간이 10%, 제과류 20%, 건강기능식품 15% 화장품 10% 이하여야 한다. 음료, 주류, 제과류 등을 한 데 모은 종합제품은 포장공간이 25%만큼만 허용된다. 컵 등의 증정품은 종합제품을 구성하는 제품으로 보지 않고 보자기는 포장으로 간주한다.

과대포장 기준이 지켜지는지 보기 위해 28일 추석 선물세트를 판매 중인 서울 시내 대형마트와 백화점 5곳을 찾았다. 현장에는 여전히 과대포장된 선물세트 제품이 많았다.

마트와 백화점은 추석연휴를 대비해 마트 중앙에 추석 선물세트 판매 매대를 설치하고 선물세트 제품을 진열해뒀다. 샴푸, 린스, 치약 등이 담긴 종합선물세트의 경우 완충제를 제외하고 나면 제품 부피가 60% 수준에 불과했다.

더덕, 수삼 제품은 육안으로 보기에도 포장공간 비율이 기준치를 넘어섰다. 곳감선물세트는 대부분 개별포장 후 박스에 담는 방식으로 포장 돼 있었다. /이민주 기자
더덕, 수삼 제품은 육안으로 보기에도 포장공간 비율이 기준치를 넘어섰다. 곳감선물세트는 대부분 개별포장 후 박스에 담는 방식으로 포장 돼 있었다. /이민주 기자

육안으로 보기에도 포장공간이 전체의 절반을 넘기는 제품도 있었다. 특히 식품군에서 과대포장이 두드러졌다. 수삼, 더덕 선물세트는 제품보다 포장공간이 차지하는 비율이 더 컸다. 볼펜 정도 길이의 수삼 4개가 담긴 선물세트의 박스 크기는 가로, 세로 모두 30cm를 넘겼다.

컵과 주류 1병으로 구성된 주류 선물세트의 경우 포장공간이 10%이하여야 하지만 대부분이 기준을 초과했다.

곳감 선물세트는 대부분 기본적으로 2중 포장이 돼 있었다. 곳감 하나하나를 비닐이나 플라스틱 케이스에 개별포장 하고 이를 다시 큰 박스에 담은 제품이 대다수다. 이 곳감을 보자기에 싸는 등으로 포장할 경우 3중 포장이 돼 과대포장이 된다.

실제 3중으로 포장을 해주겠다는 곳도 많았다. 이미 2중으로 포장된 선물세트를 보자기에 포장해줄 것을 요청하자 한 마트 점원은 "원래는 안 되는 거다. 그래도 오셨으니 그렇게 해드리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매장 점원도 "원하는 대로 포장해드리겠다. 보자기에 싼 뒤 다시 박스에 넣거나 다시 쇼핑백에 넣어드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통 업체들은 과대포장이 많이 줄어들었다며 기준에 적합하게 만들어진 제품을 받아 파는 것이라고 했다. 3중 포장은 손님들의 요구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마트나 백화점은 선물세트 제작 업체에서 물건을 받아 파는 곳일 뿐"이라며 "과거에 비해 과대포장이 많이 줄어들었다. 요즘은 업체들도 과대포장 기준에 잘 맞춰서 선물세트를 제작하기에 믿고 가져와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유통업계 종사자는 "손님들이 과대포장을 원한다. 선물세트는 주로 거래처나 직장 동료에 감사를 표하기 위해 주는 것이 대부분이기에 제품도 중요하지만 포장도 매우 중요하다. 보기에 좋아야 선물로 기능하지 않겠냐"고 설명했다.

minj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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