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이 기내에서 어린이 응급 환자가 발생하자 항공유를 버리며 인근 공항으로 긴급 회항했다. 아시아나항공의 빠른 판단과 승객들의 배려로 아이는 무사히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이후 아이 아버지는 감사편지와 함께 아이가 그린 아시아나항공 그림을 보내왔다. /아시아나항공 제공

뉴욕출발 OZ221편, 어린이 응급환자 위해 앵커리지 공항으로 비상 착륙

[더팩트 | 신지훈 기자] 기내 어린이 응급 환자를 위해 인근 공항으로 비상착륙 한 아시아나항공에 어린이 승객 아버지가 감사의 편지를 전달했다.

6일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지난달 8일 미국에 거주하는 최모 양(만 8세)은 한국 방문을 위해 엄마와 함께 뉴욕에서 인천으로 향하는 아시아나항공 OZ221편에 탑승했다.

출발 후 약 1시간30분이 지났을 무렵 최 양은 갑작스런 고열과 복통에 시달렸다. 아시아나항공 승무원들은 비상상황임을 직감하고 곧장 응급 처치에 들어갔다. 차가운 물수건으로 최 양의 몸을 닦아주며 대화를 시도하는 등 아이의 상태를 파악했다. 동시에 탑승객 중 의사가 있는지 기내 방송을 했고, 탑승하고 있던 의사로부터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는 소견을 전달 받았다.

이에 기장과 승무원(선임기장 차명호, 수석사무장 조한주 외 25명)들은 응급 환자의 후송을 최우선으로 판단한 후 함께 탑승했던 승객 470여 명의 양해와 동의를 구한 뒤 인근 앵커리지 공항으로 회항키로 하고 비상착륙을 실시했다.

미리 지상에서 연락을 받고 대기 중이던 아시아나항공 앵커리지 지점 직원들은 최 양이 무사히 인근 병원에 후송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이후 병원에서 응급 조치를 받은 최 양은 무사히 위기를 넘겼다.

이 과정에서 아시아나항공은 비상 착륙 과정에서의 안전을 위해 항공유 15톤을 공중에 버렸다. 이후 재급유 뒤 앵커리지 공항을 출발해 인천공항에 약 4시간 지연 도착했지만 "긴급 회항으로 지연돼 죄송하고 협조에 감사하다"는 기장과 승무원의 사과 방송에 470여 명의 승객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뒤늦게 승객들의 협조와 항공사의 도움으로 딸이 위험을 면하게 된 것을 알게 된 최 양의 아버지는 감사 인사와 함께 최 양이 직접 그린 아시아나 비행기 그림을 편지로 보내왔다.

편지에서 최 양 아버지는 "아시아나항공의 도움으로 아이가 무사히 회복해 웃는 얼굴을 다시 볼 수 있게 됐다"며 "긴박한 상황에서 긴급 조치를 해주신 승무원들과 탑승객 의료인들, 비상 착륙이라는 어려운 판단을 해주신 기장∙부기장님, 신속한 치료를 위해 세심한 도움을 준 앵커리지 지점 직원분들께 감사 인사를 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함께 탑승했던 승객들의 시간을 뺏은 것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이루 말할 수 없다"며 "급박한 상황을 이해하고 비상 착륙을 허락해주신 모든 승객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끝으로 "많은 분들의 도움을 마음 속에 간직하며, 딸 아이가 사회에 이바지 할 수 있는 따뜻한 아이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감사를 전했다.

gamja@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