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화이트리스트' 제외 "영향 제한적"
  • 서민지 기자
  • 입력: 2019.08.02 11:58 / 수정: 2019.08.02 11:58
2일 일본 정부가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더팩트 DB
2일 일본 정부가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더팩트 DB

한국 화이트리스트 배제, 일본 역풍 맞을 수도[더팩트ㅣ서민지 기자] 일본 정부가 우리나라를 안보상 우방국가인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수출 절차 간소화 대상)'에서 배제하기로 결정하면서 국내 산업에 파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직접적인 영향권에 있는 반도체업계에 미치는 타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본은 2일 각의(내각 회의)를 열고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은 오는 8일 공포된 뒤 오는 28일 시행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한국에 대한 수출품 심사가 까다로워지게 됐다. 앞서 일본은 지난달 1일 한국에 대한 반도체·디스플레이 필수 소재인 포토레지스트, 불화수소,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 3가지 품목에 대한 수출 규제 강화 조치를 발표한 바 있다.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됨에 따라 수출규제 품목은 3개에서 1100여 개로 늘어나게 된다. 웨이퍼와 포토·블랭크·섀도마스크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와 제조 장비가 추가로 포함됐다.

다만 반도체업계가 받는 영향은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글로벌 반도체 전문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는 전날 보고서를 통해 "일본 기업들이 고순도 불화수소 시장의 60~70%를 차지하고 있지만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다른 지역이나 국가에서 구해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2.5개월 정도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어 단기적으로는 문제가 없다"며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파급력이 어느 정도일지는 3분기 명확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화이트리스트 제외에 대해서는 "화이트리스트 배제는 제재나 규제가 아니다"라며 "최혜국 지위에서 빠지고 민감품목 수출 시 검토를 거치한 것이며 대만 등 다른 지역과 동일한 위치에 서게 된 것뿐"이라고 판단했다.

일본은 2일 각의를 열고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민중당 소속 청년들이 지난달 17일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제1396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집회에 앞서 일본 아베 정권을 규탄하는 퍼포먼스를 하며 아베 총리의 사진을 찢고 있다. /이새롬 기자
일본은 2일 각의를 열고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민중당 소속 청년들이 지난달 17일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제1396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집회에 앞서 일본 아베 정권을 규탄하는 퍼포먼스를 하며 아베 총리의 사진을 찢고 있다. /이새롬 기자

정치적 이슈와 상관없이 이번을 계기로 한국 기업들이 국산화 작업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정치적 이슈와 별개로 수출 규제 이슈가 해결되더라도 중장기적 관점에서 소재, 부품, 장비 국산화의 명분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오히려 일본이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아사히신문은 전날 "일본 정부의 한국 수출규제 강화로 한국 정부가 향후 반도체 소재를 포함한 첨단소재 개발에 약 6조 원을 투입하려 한다"며 "향후 한국의 기술 개발과 거래처 다변화가 진행되면 일본 우위가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일본 수출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1일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일본 정부의 조치는 소재에 대한 직접적인 수출 규제는 아니지만 새로운 허가 절차에 대한 부담과 여러 진행 방향 등에 불확실성이 있다"면서도 "어떠한 경우에도 생산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사 차원으로 대책을 마련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도 최근 컨퍼런스콜을 통해 "수출 규제 품목에 대해 재고를 적극 확보하고 있다"며 "거래업체 다변화, 공정 투입 최소화 등으로 생산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jisse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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