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의도 증권가 "국내 증시 영향 제한적"[더팩트ㅣ지예은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0년 7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내렸다. 그럼에도 국내 증시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어 앞으로 주가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연준은 기준금리를 0.25%p 내렸다. 미미한 인플레이션과 경제 전망을 위한 글로벌 전개 상황에 대한 '함의'에 비춰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였던 2008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한 것이다.
연준은 전날부터 이틀간 개최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통화정책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기존 2.25~2.50%에서 2.00~2.25%로 내렸다. 그럼에도 향후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에 미국 주요 지수는 일제히 1%대 내렸다.
더불어 1일 국내 증시도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에 하락 출발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9.46포인트(0.47%) 내린 2015.09로, 코스닥은 2.24포인트(0.36%) 내린 627.94로 장을 열었다.
이날 오후 12시 18분 기준 코스피는 전일 대비 1.28포인트(0.06%) 떨어진 2023.27을 가리키며 하락장에 머물렀다. 지수는 장중 한때 2009.33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또 같은 시간 코스닥도 1.66포인트(0.26%) 하락한 628.52를 나타내며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이는 제롬 파월 의장의 발언에 대한 시장의 실망이 컸던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연준이 이번 금리인하가 보험성 인하라는 점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파월 의장은 "장기적 금리인하 사이클의 시작이라기보다는 중간 조정(Mid-cycle Adjustment) 단계에 가깝다"고 부연했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국내 증시가 단기 조정 우위의 흐름을 보이겠지만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미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는 오래전부터 예상했기 때문에 선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가 파월 의장의 발언에 대한 실망감으로 급격하게 하락하는 등 변동성이 확대돼 국내 증시에 부담"이라면서 "다만 연준의 이번 행동은 일부 예견된 내용이기에 국내 증시 조정 폭이 확대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국내 증시는 단기 조정 우위의 흐름이 예상된다"면서 "하지만 미국의 중기 사이클 조정에 따른 경기 개선의 효과는 먼저 미국에 나타난 이후 다른 국가로는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은 미국 시장의 우위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는 9월 FOMC에서 기존금리 추가 인하 여부에 따라 주가의 향방에 변동성이 있을 수 있는 만큼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다만 이에 대한 증권가의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파월 의장이 "금리인상이 단지 한 번이라고도 말하지 않았다"고 언급하며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열린 결말을 보였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국내 증권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갈등 등에 따른 경기둔화 리스크 고조 시 추가 금리인하 단행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9월에 1.75~2.00% 추가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오는 9월까지 주식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불안 심리가 가중될 경우 연준의 유연한 스탠스는 유지될 것으로 봤다. 윤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 같은 정치적 불확실성 재료의 완화와 미국 실물경기 지속적 안정을 확인하기 전까지 연준과 시장의 추가완화 기대를 두고 밀당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연내 추가 금리인하는 없는 것이라는 관측도 존재한다. 주요국의 정치적인 갈등으로 제조업과 투자가 악영향을 받고 있지만 연준으로서는 갈등이 더 심화될 것을 예상해 미리 금리를 인하하기 쉽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권희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현 시점에서 연준의 추가 완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기존의 전망을 유지한다"며 "미국의 제조업 경기 및 기업투자가 둔화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나 서비스업 경기와 민간소비가 견조해 금리인하 명분이 약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