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1분기 의약품 매출 비중 22.3%…전년동기比 1.6%p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광동제약이 의약품 사업 비중을 키우며 체질 개선에 나선 가운데 '물장사'라는 꼬리표를 떼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3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광동제약은 국내 독점 판권을 보유하고 있는 여성 성욕 장애 치료제 '바이리시'의 국내 발매를 본격 추진한다. 이는 지난달 미국 식품의약품국(FDA)에서 바이리시를 품목허가 하고, 판매를 승인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광동제약은 지난 2017년 11월 개발사인 미국의 팰러틴 테크놀로지스와 총 40억 원(350만 달러) 규모의 국내 독점 판권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 따라 광동제약은 국내 발매 후 최소 10년간 독점 판매 권리를 확보한다. 바이리시의 미국 내 발매는 오는 9월 중으로 예정돼 있으며, 광동제약은 3분기 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시험허가신청(IND)을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발매 시점은 오는 2022년께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광동제약은 지난해 3월 액상 소화제 '솔표 위청수에프' 출시를 통해 본격적으로 의약품 판매에도 나섰다. 광동제약은 조선무약의 솔표 판권을 2017년 인수한 바 있다. 솔표 위청수는 1990년대 국내 소화제 시장 점유율 2위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만큼 광동제약의 의약품 매출 비중 늘리기에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광동제약의 의약품 매출액 비중은 증가했다. 광동제약의 올해 1분기 매출 중 약국·병원 영업 관련 매출은 22.3%로, 2018년 1분기 20.7%보다 1.6%포인트 증가했다. 또한 지난해 의약품 사업 매출액은 2390억원으로 전년(2268억 원)과 비교해 5.38% 증가했다. 이는 전년(1조1416억 원) 대비 전체 매출(1조1802억 원) 성장률 3.38%보다 높은 수치다.
반면 삼다수·비타500·옥수수수염차 등 생수 및 유통 관련 매출 비중은 올해 1분기 47.8%로, 전년동기(52%) 대비 4.2%포인트 낮아졌다.

아직 의약품 매출 비중에 비해 유통 매출 비중이 큰 것은 사실이나 이러한 매출 비중의 변동은 긍정적인 신호라고 볼 수 있다. 그동안 광동제약은 매출액 기준 업계 3위에 해당할 만큼 규모가 큰 제약사지만 매출 대부분은 의약품 분야가 아닌 음료 등 기타 사업에서 발생하고, 신약개발에 소극적인 모습에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특히, 음료 매출이 전체의 60%를 넘겨 2007년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회사 이름 변경을 권고받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광동제약이 제약사로 체질 개선하기 위해서는 연구개발비를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광동제약의 연구개발비는 다른 제약사들과 비교해 비중이 터무니없이 낮기 때문이다.
광동제약의 지난 1분기 연구개발비 비중은 1.8%(전체 매출 대비)다. 2017년 1.0%, 2018년 1.1%로 점차 연구개발비 비율이 늘고 있긴 하지만, 업계 평균이 10%대인 것을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광동제약의 경우 의약품 매출 비중이 20%대로 다른 상위 제약사들에 비해 낮은 편인 것은 맞으나, 최근 들어 꾸준히 의약품 매출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며 "광동제약이 체질 개선에 힘쓰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과거 업계는 제약사들이 다른 사업에 눈을 돌리는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바라봤지만 최근에는 그렇지 않다"며 "다른 제약사들도 사업다각화를 추진하고 있어 광동제약에 대한 평가도 변해가고 있다. 광동제약이 꾸준히 의약품 사업 비중을 키우면서 거꾸로 된 매출 비중을 바로잡는다면 '물장사'라는 오명을 씻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저히 낮은 연구개발비에 대해서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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