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이 중국 현장 점검 일정을 마치고 18일 일본 출장을 떠났다. /더팩트 DB |
정의선 부회장, 중국 이어 일본으로 '광폭 행보'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이 일본 출장을 떠났다.
최근 방한한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과 협력 방안을 논의한 데 최근 나흘 동안 국내외 구분 없이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정 수석부회장의 일본 출장 소식에 재계 안팎에서는 이번 출장이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조치에 대한 대응책 마련의 일환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8일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에 따르면 정 수석 부회장은 전날(17일) 중국 합작법인 베이징현대 생산라인 등 현장 점검 일정을 마치고 이날 오전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일본 출장 배경과 관련해 현대차 측은 "(정 수석부회장이) 대한양궁협회장 자격으로 프레올림픽에 참가한 양궁선수단을 격려하기 위해 일본을 방문한 것"이라며 "그 외 현지에서 필요한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수석부회장의 '양궁 사랑'은 재계에서도 정평이 나 있다. 지난 2015년부터 대한양궁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바쁜 일정 속에서도 중장기적 양궁 발전 계획을 시행, 양궁 스포츠 외교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2016년부터 현대차가 타이틀 스폰서로 세계양궁협회 후원을 이어오고 있는 것 역시 정 수석부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다.
이번 일본 출장이 '스포츠 외교'의 일환이라는 현대차 측의 설명과 관련해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것 역시 그가 보여준 행보와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정 수석부회장이 이 같은 '표면적인' 목적 외에도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한 리스크 관리에도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일본 정부가 수출규제 대상 범위를 미래 친환경차 관련 부품 및 핵심 소재로 확대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일각에서는 정 수석부회장의 이번 일본 출장이 '리스크 대응'에 초점이 맞춰져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
현대차는 부품 국산화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데다 부품 다양한 수급 루트를 확보한 만큼 아직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다는 평가를 받지만, 일본 정부가 수출규제 대상 범위를 전기차 배터리를 비롯해 미래 친환경차 관련 부품 및 핵심 소재로 확대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만큼 선제 대응에 나섰다는 것이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창출을 위한 전략적 차원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 4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들과 서울 성북구 한국가구박물관에서 일본 최대 소프트웨어 유통회사이자 IT 투자기업인 소프트뱅크 수장 손정의 회장과 저녁 만찬을 갖고 협력 방안에 관해 의견을 나눈 바 있다.
차량공유와 커넥티드카, 수소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방위 전략 투자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정 수석부회장에게 미국 차량 공유업체 최대주주이자 글로벌 공유 경제 업계 '큰 손'으로 평가받는 소프트뱅크와 협력은 의미가 클 수밖에 없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스라엘 대통령과 면담 이후 해외 법인장 회의에 이어 중국 출장에 이르기까지 정 수석부회장은 말 그대로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며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업체'로 전환을 공언한 이후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하고, 그룹 안팎의 체질 개선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만큼 이번 일본 출장 역시 스포츠 분야 외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동력을 찾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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