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외신부터 챙깁니다" 이재용 '글로벌 리더십' 경제 외교 '교두보'
  • 서재근 기자
  • 입력: 2019.07.04 14:50 / 수정: 2019.07.04 14:52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재계 총수들과 글로벌 정상의 만남을 성사하는 데 교두보 역할을 자처하며 글로벌 1위 기업 총수로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더팩트 DB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재계 총수들과 글로벌 정상의 만남을 성사하는 데 교두보 역할을 자처하며 '글로벌 1위 기업 총수'로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더팩트 DB

'삼성 대표'서 '재계 대표'로…이재용 부회장 '180도 달라진' 대외 행보[더팩트 | 서재근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 시계가 그 어느 때보다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모처에서 일본 최대 소프트웨어 유통회사이자 IT 투자기업인 소프트뱅크 수장 손정의 회장과 만찬을 갖는다. 이번 회동에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GIO),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등도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안팎에서는 일본 정부의 무역 보복 사태로 불확실성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과 일본 대표 IT투자기업 회장의 만남이 성사됐다는 '상징성'에 관심이 집중되는 분위기다. 소프트뱅크는 글로벌 최대 차량 공유 기업 우버와 영국 반도체 설계회사 ARM의 최대주주다. ARM은 반도체 AP칩의 핵심 설계도에 대한 특허를 가진 회사로 삼성전자를 비롯한 글로벌 반도체 회사가 자체 AP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로열티를 지급하는 만큼 이번 일본 정부의 반도체 부품 수출 규제 조치와도 관련성이 깊다.

양국을 대표하는 경제인들이 한데 모여 미래 신사업 추진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이날 자리가 정부 차원의 경제 외교에 앞서 조금이나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기대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이미 재계에서 잘 알려진 이 부회장과 손 회장 두 사람의 '막역한 관계'와 더불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때부터 맥을 이어 온 삼성의 견고한 '대일 파트너십' 역시 기대감을 고조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왼쪽)은 이날 오후 서울 모처에서 이재용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GIO,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등과 만난다. 손정의 회장이 청와대 본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 악수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왼쪽)은 이날 오후 서울 모처에서 이재용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GIO,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등과 만난다. 손정의 회장이 청와대 본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 악수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실제로 이 부회장은 지난 2016년 서울 서초동 삼성 서초사옥에서 손 회장과 2시간여 동안 만나 사물인터넷(IoT)과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협력방안을 모색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경영 복귀 이후 더욱 속도가 붙은 이 부회장이 글로벌 행보에서 일본은 핵심 거점 리스트에서 빠지지 않았다. 지난 3월 삼성전자가 최대 규모로 개관한 갤럭시 쇼케이스 '갤럭시 하라주쿠'를 방문해 현지 시장 상황을 살핀 이 부회장은 2개월 뒤 다시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 일본 최대 통신사인 NTT 도코모(1위)와 KDDI(2위) 본사를 방문, 각 회사 경영진과 5G 비즈니스 파트너십 강화와 관련해 의견을 나눴다.

이 부회장의 달리진 대외 행보 스타일도 눈길을 끈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방한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주요 그룹 총수들과 승지원 회동을 주관한지 열흘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신 회장과 만남을 주도했다.

삼성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 개별적인 출장 일정 외에는 그간 정부 주도로 구성된 경제 사절단의 일원 형태로 외교활동에 참여해왔지만, 올해 들어 그의 대내외 행보는 180도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부회장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핵심 업무이자 하루 일과의 '첫 단추'는 미국과 일본 등 글로벌 핵심 거점발 외신을 챙기는 것이다. 글로벌 동향을 살피기 위한 차원이다"며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비전자 계열사 사장단을 소집해 긴급회의를 갖는 것은 물론 재계 총수들과 글로벌 정상의 만남을 성사하는 데 교두보 역할을 자처하는 등 표면적으로 '삼성의 얼굴'을 넘어 재계를 대표하는 리더로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likehyo8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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