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편현금결제 1위' 굳건…상장 후 오버행 우려는 존재[더팩트ㅣ지예은 기자] 전자금융결제 서비스 핀테크 기업 세틀뱅크가 다음 달 12일 코스닥시장 입성을 목표로 기업공개(IPO)에 나선다. '간편현금결제 시장 1위' 타이틀을 발판으로 상장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현금결제(제로페이) 활성화에 따른 최대 수혜주로도 꼽히고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세틀뱅크는 전날과 이날 양일간 수요예측을 거쳐 다음 달 4~5일 공모청약을 실시한다. 희망 공모가 밴드는 4만4000~4만9000원으로 총 공모 주식수는 144만7000주다. 이에 따른 총 공모금액은 636억~709억 원이며 대표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다.
민앤지 자회사로 지난 2000년 설립된 세틀뱅크는 간편현금결제, 가상계좌, 펌뱅킹, 전자결제(PG)서비스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그중 주력사업은 간편현금결제 서비스다. 간편현금결제서비스는 비밀번호 혹은 지문인식과 같은 간편한 인증방법을 통해 결제할 수 있도록 만든 전자결제서비스다.
세틀뱅크는 2015년 국내 최초로 간편현금결제 서비스를 출시했으며 카카오페이·네이버페이·페이코 등 국내 대다수 페이사의 간편현금결제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현금 활성화 정책의 일환으로 정부가 운영 중인 제로페이 사업 또한 세틀뱅크가 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른 시장점유율은 97%로 업계 내 독보적인 1위 기업이다.
여기에 가상계좌 서비스에서도 경쟁 우위를 확보하며 입지를 다졌다. 지난 2002년 농협 가상계좌 서비스 오픈을 시작으로 현재 국내 21개 전 은행사의 가상계좌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현재 시장점유율은 67.54% 수준이다. 사업 안정화에 따라 매출도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세틀뱅크의 최근 3년간(2016~2018년) 연평균 성장률은 47.8%에 달한다. 지난 2016년 262억 원을 기록했던 매출액은 지난해 571억 원,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4억 원에서 132억 원으로 급증했다. 또한 올해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54억 원, 35억 원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주력 사업인 간편현금결제 서비스의 지속적인 성장과 기존사업(가상계좌·펌뱅킹·전자결제서비스 등)을 통해 매출이 크게 성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 기준 간편현금결제 서비스 비중은 43%였다. 여기에 지난 2월 기준 세틀뱅크의 간편현금결제서비스 누적 거래액은 11조 원에 달했다.
그간의 성과에 대해 이경민 세틀뱅크 대표는 "핀테크 서비스 기획 역량, 금융 IT 전문 인력 보유, 대형기관 운영 노하우, 20년간 무(無)장애 운영 등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경쟁우위점을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상장 후에는 오픈형 간편현금결제, 수납요금 간편 스마트 납부, 비대면 계좌개설 플랫폼 운영 등의 신규 서비스도 론칭할 계획이다. 세틀뱅크는 이를 통한 해외 진출로 국내를 넘어 세계적인 핀테크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고자 각오를 새롭게 다지고 있다.

여기에 현 정부가 신용카드 비중을 줄이고 현금결제 비중을 늘리자는 정책 기조를 보이면서 세틀뱅크의 입지는 더욱 확고하게 굳힐 것으로 보인다. 간편현금결제 거래금액은 2016년 6000억 원에서 2017년 1조8000억 원, 지난해 3조2000억 원으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세틀뱅크를 현금결제 활성화 최대 수혜주로 보고 있다. 김상표 키움증권 연구원은 "간편현금결제 서비스는 건당 수수료를 받기 때문에 거래건수가 실적의 핵심요인"이라며 "이에 따른 올해 세틀뱅크의 매출액은 751억 원, 영업이익은 16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1.3%, 24.2%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간편현금결제 서비스는 건당 수수료를 받기 때문에 거래건수가 실적의 핵심요인이다. 가맹점도 신용카드보다 결제 수수료 부담이 적어 간편현금결제 서비스를 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고, 소비자 역시 가맹점으로부터 더 높은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이용자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김 연구원의 분석이다.
다만 상장 후 오버행(대량 대기매물) 이슈가 생길 가능성을 거론하는 시장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세틀뱅크의 성장성이 큰 만큼 상장 후 차익실현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재무적투자자(FI)가 투자금 대부분을 지분 매각 형식으로 회수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상장 후 주가 안전성을 저해할 수 있어 우려되고 있다.
오진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세틀뱅크는 공모시 구주매출을 제외한 벤처캐피탈(VC) 보유 156만주 주식 중 약 50만주(공모후 주식수 기준 5.5%)만 상장 이후 1개월 매도제한이 설정돼 있다"면서 "중장기로는 5716원, 7500원에 행사 가능한 22만8000주의 주식매수선택권이 존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