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가 이달 들어 세번이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내비치는 발언을 내놨다. /더팩트 DB |
물가상승률 0%대 경제 불확실성 강조…3분기 인하 예상
[더팩트|이지선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이달 들어 연달아 통화 정책 관련 발언을 내놓으면서 금리 인하 신호가 거세지고 있다. 특히 물가 성장률도 0%대에 머물면서 시장에서는 한은이 3분기 안에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25일 기자간담회에서 물가 상승 압력이 미미하고 반도체 경기 회복도 지연될 것으로 보여 경제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화정책에 대해서 "추가 금리 인하를 할 것인지에 대해 면밀히 점검해나가면서 결정하겠다"며 금리 인하 가능성을 다시 한번 시사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동기대비)은 물가 안정 목표(2.0%)를 큰 폭으로 밑도는 0.6%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특히 수요 측면에서 압력이 높지 않은 가운데 복지 정책 영향 등으로 물가 상승률이 당초 예상보다 완만할 것으로 추정했다.
수요 부진에 따른 물가 상승률 둔화는 투자나 소비를 위축시켜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한은은 올해 소비자 물가 상승률도 앞서 전망했던 수준을 밑돌 것으로 전망하면서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 총재는 지난 12일 한은 창립기념식에서 먼저 통화정책 완화 기조에 대해 말하면서 금리 인하 '시그널'을 보냈다. 이후 20일 미국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 회의 직후에도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에 대해 강조하기도 했다.
한국은행은 올해 물가 상승률이 전망치보다 다소 낮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저물가에 경제 성장률도 조정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금리 인하 시그널이 더 커졌다는 분석이다. /더팩트 DB |
시장에서는 이 총재의 연이은 '경제 불확실성'에 대한 언급을 강한 금리 인하 시그널로 인식하고 있다. 특히 저물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한은이 잠재성장률을 하향조정할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3분기 내 금리가 하향조정될 것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주도한 글로벌 통화정책 정상화는 2018년 마무리되는 분위기고, 주요국 통화정책은 대부분 완화 기조로 돌아서고 있다"며 "한국 통화정책 역시 2018년 11월까지 정상화 측면에서 금리 인상을 단행했지만 결국 경기 하향 위험과 낮은 물가 우려에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고 분석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 금리 인하 시기가 미·중 무역 분쟁 결과에 좌우될 것으로 전망했다. 신 연구원은 "미국 연준이 금리 인하를 시사한 데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서 통화정책 완화 부담이 낮아졌다"며 "경기하방 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고려하면 한은 금리 인하는 가시권에 접어들었고, 미 연준이 7월에 금리 인하에 나설 경우 한은도 연내 한 차례 이상의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다만 금리 인하시 주택가격 불안 등 금융 안정을 해칠 우려도 남아 있다. 이 총재 또한 가계 부채 등 금융안정 등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면서 신중한 입장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은은 "인플레이션 동학의 변화 가능성과 이런 변화가 통화정책 운용에 대해 지니는 시사점 등에 대해 면밀히 점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