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방문한 SSG닷컴의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네오 002' 내부에서는 쉼없이 상품이 분류되고 있다. 물건을 실은 컨베이어 벨트가 계속해서 돌아가며 물건을 나르고 있다. 네오 002 작업자들은 분류된 물건을 확인하고 있다. /김포=이민주 기자 |
물류력 바탕 새벽배송 시작…"효율 높여 업계 우위 점할 것"
[더팩트|김포=이민주 기자] 하루 4만 건. SSG닷컴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네오(NE.O)'가 하루에 처리할 수 있는 주문 건수다. 이 건수는 올해 연말 8만 건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네오가 하루에 이처럼 많은 양의 주문 건을 처리할 수 있는 비결은 바로 최첨단 자동화 물류 시스템을 갖췄기 때문이다.
현재 2곳(001·002)이 문을 연 네오는 SSG닷컴이 지난 2014년 선보인 최첨단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다. <더팩트> 취재진은 25일 경기 김포시에 위치한 '네오(NE.O) 002'를 방문했다.
네오 002는 지난 2016년 문을 연 이래 수도권 서부 권역의 물류를 담당하고 있다. 5층 구조 건물 내부에 5만 개 상품을 취급하고 있으며 하루에 2만7000건의 주문을 처리할 수 있다. 네오 001에서는 하루 1만3000건의 주문을 처리할 수 있는 만큼, SSG닷컴 온라인 물류센터에서 하루에 처리가능한 주문 건수는 총 4만 건이다.
부지 입구로 들어서자마자 일렬로 늘어선 배송 차량 행렬이 보인다. 건물 내부는 부지런히 물건을 싣는 기계와 사람의 움직임으로 분주했다. 2층부터 4층에서는 쉴 새 없이 물건 분류 작업이 이뤄지고 1층 입출하장에서 작업을 마친 물건은 검품을 거쳐 배송 차량에 상차됐다.
네오 002는 상품별 특성에 맞게 층별로 작업 공간을 나눴다. 2층은 비교적 부피가 큰 가전제품이나 뷰티 제품을 담는 '멀티 작업장', 3층은 신선식품, 냉장식품, 냉동식품 싣는 'WET 작업장', 4층은 가공식품 등 상온상품을 분류하는 'DRY 작업장'이다.
네오 내부 작업의 80%를 기계가 담당한다. 셔틀이 박스에 담은 물건을 작업자가 확인하고 있다. 작업자는 지정된 장소에서 박스에 담긴 물건 정보와 수량을 확인한다. /김포=이민주 기자 |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모든 공정에서 사람과 자동화 기계가 함께 일을 한다는 점이다. 공정의 80%를 자동화 기계가 작업한다.
먼저 주문이 들어오면 중앙관제시스템(ECMS)이 해당 차수에 나갈 배송 박스의 숫자를 최적의 방법으로 계산해 작업을 배정한다. 이에 따라 332개의 최첨단 셔틀이 천장까지 높이 쌓인 물건들 사이로 쉴새 없이 움직이며 상품을 준비한다. 이를 'GTP(Goods To Person) 시스템'이라 부른다. 사람이 일일이 상품을 찾으러 가는 것이 아니라 상품이 작업자에게 찾아오는 방식이다.
상품 진열에도 규칙이 있다. 구매 빈도에 따라 상품을 7개 등급으로 분류한 뒤, 빈도에 맞게 상품을 쌓아놓는다. 이 중에서도 가장 구매빈도가 높은 상품은 DPS(Digital Picking System)을 통해 기계가 바구니에 담는다. 그렇게 박스에 담긴 물건을 작업자가 최종적으로 확인하면 물건이 배송 바구니에 담긴다.
냉장식품을 보관하는 3층은 들어서자마자 한기가 느껴질 만큼 서늘하게 유지 중이다. 상품의 콜드체인(저온 유통체계) 유지를 위해 상품 입고 시 대형 차단막을 내리고 급속 냉각팬을 가동해 항상 영상 8도를 유지한다. 4층 작업장의 박스와 달리 3층 분류 박스에는 보냉팩이 함께 담긴다. 안철민 SCM운영담당은 "특수 보냉재를 이용해서 물건이 이동하는 동안에도 콜드체인이 끊기지 않도록 했다"며 "신선상품의 경우 품질을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입고는 수작업으로 하고 작업은 DPS로 하는 반자동 형태로 운영된다"고 설명했다.
1층으로 이동하니 분류를 마친 상품들이 거대한 레일 위를 누비고 있다. 중앙관제시스템이 최적의 배송경로를 계산한 뒤, 배송 차량에 가장 먼저 실릴 물건부터 가장 나중에 실릴 물건까지의 순서를 정해 전달한다. 배송기사는 패널에 표기된 물건의 수와 실물이 일치하는지를 확인한 뒤 물건을 싣는다. SSG닷컴 관계자는 "네오 002가 시간당 처리하는 주문 건수는 약 2000개"라며 "자동화된 시스템 덕에 가공식품의 경우 주문 접수부터 40분이면 모든 배송 준비를 마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품 입고는 기계가 아닌 사람이 한다. 입고된 물건에 하자가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25일 네오 002 작업자들이 입고된 상품 박스를 개봉하고 있다. /김포=이민주 기자 |
이런 최첨단 물류 시스템을 바탕으로 SSG닷컴이 새벽배송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다. 이날 SSG닷컴 측은 오는 27일부터 서울 10개 구를 대상으로 새벽배송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새벽배송 시장의 강자로 불리는 '마켓컬리'와 비교해 분명한 차별성이 있다는 것. 이마트 상품을 기반으로 한 상품의 다양성과 신선 배송을 무기로 앞세웠다.
배송가능한 상품은 신선식품, 유기농 식재료, 베이커리, 반찬류, 밀키트 등 식품류를 비롯한 1만여 가지다. 분유와 기저귀 등 육아용품과 반려동물 용품도 포함했다.
김예철 SSG닷컴 영업본부장은 "마켓컬리와의 차별점은 상품의 다양성과 신선한 배송에 있다. 새벽배송 상품군에 이마트 상품 외에 프리미엄 상품군을 보강했다"며 "상품 측면에서 마켓컬리가 가진 상품은 다 있다고 보면 된다. 거기에 추가로 이마트의 피코크, 노브랜드 등 다양한 상품을 만나볼 수 있다. 고객들이 이 부분에서 만족감을 느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우정 SSG닷컴 대표이사도 "자동화 설비를 갖춘 최첨단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통해 배송 효율을 더욱 높여 온라인 배송시장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할 것"이라며 "타 업체 대비 2배 이상 많은 신선상품을 선보이는 등의 서비스로 고객에게 새로움을 선사하겠다"고 밝혔다.
올 연말 세번째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가 오픈하면 SSG닷컴의 물류 역량이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12월 문을 열 네오 003은 전체 5만3000개 상품을 취급하며 하루 3만5000개 주문을 처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네오 003이 문을 열면 SSG닷컴 온라인 물류센터에서 처리할 수 있는 주문 건수는 하루 8만 건으로 확대된다.
SSG닷컴 측은 네오 003의 오픈에 맞춰 새벽배송 가능지역을 서울 전 지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김예철 본부장은 "새벽배송 지역을 서울 10개 구에서 먼저 시작한 것은 배송효율과 고객 수요를 고려한 판단이었다"며 "네오 003이 오픈하는 시기에 맞춰 다른 지역까지 새벽배송 서비스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minju@tf.c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