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왼쪽)과 KTB투자증권이 동남아 지역 공략을 위해 태국에서 현지 증권사와 제휴 및 법인 설립으로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신증권 제공·더팩트 DB |
제휴·법인 설립…현지 시장 공략 차별화 '눈길'
[더팩트ㅣ지예은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동남아 지역 공략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대신증권과 KTB투자증권이 '불모지'로 불리는 태국 시장 선점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과 KTB투자증권이 현지 증권사와 제휴를 맺고 현지 법인을 설립하는 등 차별화 전략으로 동남아 시장에서 수익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태국 부알루앙증권과 함께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인 '트레이드 마스터(Trade Master)'를 론칭하며 지난 10일(현지시간) 온라인 주식거래를 시작했다. 대신증권이 부알루앙증권의 온라인 주식거래 시스템을 개발 및 구축했고 이를 통해 발생하는 위탁매매수수료를 공유한다.
앞서 대신증권은 지난 2016년 부알루앙증권과 전략적 제휴를 맺은데 이어 2017년 7월 온라인 주식거래 플랫폼 수출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태국 실정에 맞게 대신증권 HTS '사이보스',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사이보스터치' 등을 개발, 시범운용 해왔다.
부알루앙증권은 방콕은행의 100% 자회사로 1000여 개 지점의 네트워크를 통해 온라인 주식거래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이에 대신증권의 수수료 수익도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태국 부알루앙증권 브랜드 파워에 대신증권이 보유한 금융 IT 노하우를 접목해 해외 시장의 경쟁력 제고는 물론 다양한 사업영역에도 진출할 것"이라며 "아직 태국 자본시장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향후 성장 가능성을 보고 있다"고 밝혔다.
KTB투자증권은 국내 증권사로서 유일하게 태국법인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08년에 설립했으며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은 241억 원, 임직원은 약 500명 규모의 중형 증권사로 성장했다.
또 현지 법인인 'KTB ST(KTB Securities Thailand)' 상장도 준비 중에 있다. 지난 1월 태국 금융위원회(SEC)에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했다. 공모규모는 108억 원, 공모 예정주식은 총 1677만5000주다.
현재 상장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으며 승인되면 자본확충을 통해 자산운용업과 부동산신탁업 영업 등 현지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자회사인 'KTB ST 리츠'와 'We Asset(자산운용사)'도 설립, 현지 자본시장 진출을 더욱 본격화할 방침이다.
KTB투자증권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상장 목표였으나 현지 총선 등의 영향으로 인가가 늦어져 기다리고 있는 상태"라면서 "기업공개(IPO)를 통한 자본확충으로 사업 범위를 넓혀 현지법인의 수익을 다각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국이 꾸준한 경제성장률을 보이면서 국내 증권사에게 떠오르는 동남아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태국 방콕 시내 전경. /AP.뉴시스 |
한편 최근 신남방정책과 함께 베트남,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캄보디아, 태국 등 국내 증권사의 해외 점포 비중은 2016년 29.4%에서 지난해 33.9%까지 상승했다. 이와 함께 현지 법인의 당기순이익도 증가한 가운데, 특히 태국의 경우 21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특히 태국은 꾸준한 성장세가 예고되면서 국내 증권사에게 떠오르는 신남방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태국 국가사회개발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태국의 연간 성장률은 4.1%로 기록됐다. 이는 전년 경제성장률(4.0%)보다 상승했으며 6년 내 최고치다.
올해 태국의 경제성장률은 3.5~4.5%로 전망되고 있다. 미중 무역협상 동향과 태국 내 총선 등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우려에도, 총선 이후 민정 복귀가 실현되면 외국자본의 유입이 늘어날 수 있어 기대감이 크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