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프랜차이즈 업체인 제네시스BBQ가 직접 맥주를 개발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주류업계가 위협을 느끼고 있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에 있는 제너시스BBQ 본사 전경. /더팩트 DB |
BBQ "매장 판매용 맥주 개발 논의한 적 있다"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가 '자체 맥주 개발'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 사실이 확인됐다. 개발 단계까지 진행되지는 않았지만 주류업계는 긴장하는 모습이다.
국내 3대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인 '제네시스BBQ(비비큐)'가 비비큐만의 자체 맥주 개발·생산을 고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비비큐 관계자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내부 회의에서 아이디어 중 하나로 '자체 맥주 개발'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 적이 있다"며 "현재까지는 아이디어 상으로만 남아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아직까지 개발 중인 맥주도 없으며, 접촉한 수제맥주 업체도 없다.
이번 '자체 맥주 개발'은 회의에서 나온 '아이디어'로 그쳤지만, 논의 선상에 오른 사실 자체만으로도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외식업계 경쟁이 심화되면서 주력인 치킨과 시너지를 낼 만한 수익모델이 필요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주력 판매처였던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자체 맥주 생산'이라는 새로운 움직임이 확인됨에 따라 국내 주류업계에는 긴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가 매장에서 직접 자사의 맥주를 판매할 경우 주류업계의 맥주 판매량이 감소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직접 맥주 개발에 나서는 움직임이 확인되면서 주류업계가 긴장하며 동향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은 'BBQ치킨 레몬' 대치본점 내부 모습 /뉴시스 |
주류시장은 크게 유흥채널 및 가정채널로 구분된다. 대중음식점, 호프집, 단란주점 등을 모두 총칭해 유흥채널이라고 일컫는다.
현재 국내 주류시장의 매출은 가정채널 비율이 35% 이상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유흥채널 비중이 압도적이다. 특히, 프랜차이즈는 유흥채널에서 맥주 판매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 주류업계의 설명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프랜차이즈의 경우 유흥채널 쪽에서는 큰 시장 중 하나"라며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맥주를 직접 생산한다고 하면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프랜차이즈 업계의 움직임에 대해 주류업계는 불편한 내색을 보이면서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아직까지 실체가 없긴 하지만 위협으로 들리는 것은 사실"이라며 "실제로 실행된다면 부담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국내에서 치킨 같은 경우는 맥주와 페어링(곁들여 먹는 음식)하는 경우가 많다"며 "프랜차이즈 업체에서 자체 개발한 맥주를 직접 판매한다면 좋은 조건으로 하는 것이 당연할 것이고, 그렇다면 경쟁에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프렌차이즈 업체가 자체 맥주를 생산한다는 것은 새로운 움직임이며,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할 부분"이라며 "한 업체 외에 다른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이와 같은 동향을 보인다면 더욱 큰 위협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기업(경쟁사)이 탄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경쟁이 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큰 기업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그들도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은 당연하며, 시도 후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되면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며 "앞으로 어떻게 나올지에 대해서는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