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일순 홈플러스 대표, 자필 편지 게시…업계 "얼마나 힘들면"
  • 이민주 기자
  • 입력: 2019.06.17 13:53 / 수정: 2019.06.17 13:53
홈플러스 임일순 대표이사 사장이 자신에 대한 반성과 앞으로의 포부를 담은 자필 손편지를 게재했다. 임 대표는 홈플러스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많은 준비와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왼쪽부터 임 대표와 그가 쓴 자필손편지 일부 /홈플러스 제공
홈플러스 임일순 대표이사 사장이 자신에 대한 반성과 앞으로의 포부를 담은 자필 손편지를 게재했다. 임 대표는 홈플러스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많은 준비와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왼쪽부터 임 대표와 그가 쓴 자필손편지 일부 /홈플러스 제공

임직원에 반성과 포부 밝힌 손편지 작성...영업이익 반 토막 의식한 듯[더팩트|이민주 기자] '영업이익 반 토막'이라는 낙제 성적표를 받은 홈플러스가 직원들의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급기야 임일순 홈플러스 대표이사 사장이 '자필 손편지'를 써 사내 게시판에 게재했다. 임 대표는 편지를 통해 자신에 대한 반성과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얼마나 힘들면 저럴까'라는 반응을 내보였다.

17일 홈플러스는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이 2만4000명의 임직원에게 쓴 A4용지 4장 분량의 자필 손편지를 공개했다. 홈플러스 측은 "편지를 통해 유통 시장 전반에 퍼져 있는 불황에 대한 업계의 부정적인 시선을 반전시키고 홈플러스의 현실과 비전을 제시해 직원들을 다독이기 위함"이라고 공개의 이유를 밝혔다.

임 대표는 자필 편지를 통해 "유통 산업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전통 유통사업자라면 생존을 위협받는 위기가 현실이 돼 버렸다"며 "격한 경쟁 속에서 매출 감소가 지속되고 있다. 가파른 비용 상승으로 유통산업 내 기업들의 미래가 불투명해지는 시점에 서 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어려운 상황에서도 홈플러스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이미 많은 준비와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임직원이 '공동운명체'임을 강조하면서 홈플러스의 성공을 위해 함께 해 달라고도 당부했다. 임 대표가 밝힌 실행 전략은 ▲홈플러스 스페셜 강화 확대 전개 ▲모바일 사업 집중 ▲고객 친화적 변모 가속화 ▲신선혁명 등이다.

임 대표는 "산업 간 경계가 사라지고 전통 유통의 울타리가 허물어지면서 전방위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이 모든 어려운 현실 속에서 '홈플러스를 차세대 유통의 지평으로 옮겨 놓기 위해 우리가 선제적으로 준비하고 실행해 왔던 과제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홈플러스를 가장 자원 효율적인 옴니채널의 강자로 변화시키기 위해 전사전략과제를 실행해 오고 있다. 전사전략을 실행한 지 1년 여, 우리는 경쟁을 앞서는 가시적이며 견고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 격한 경쟁 속에서 홈플러스가 다시 새로운 유통의 강자로 우뚝 서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전했다.

임 대표는 이어 "우리 모두는 공동운명체다. 모두가 하나되어 함께 할 때 우리가 원하는 바에 이르게 될 것"이라며 "모두가 하나돼 믿음의 손을 잡는 모습을 꿈꾼다. 함께 해 줄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임 대표가 자필 편지를 게재하자 유통업계에선 홈플러스가 영업부진으로 많이 힘든 것으로 보인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홈플러스 송도점 전경. /이민주 기자
임 대표가 자필 편지를 게재하자 유통업계에선 "홈플러스가 영업부진으로 많이 힘든 것으로 보인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홈플러스 송도점 전경. /이민주 기자

임 대표가 앞으로의 포부와 목표를 밝히는 편지를 공개했지만, 업계에서는 싸늘한 반응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반 토막이 나며 실적이 악화된 사실이 알려지자 급하게 이를 수습하려는 것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편지의 형식보다 진정성이 중요하다고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주 홈플러스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공개된 것에 따른 대처로 보인다"며 "영업이익이 반 토막이 났다는 기사가 나오니 직원들이 불안할 것을 대비해 이런 대응을 한 것으로 보인다. 많이 힘들기는 한 가보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편지를 손으로 썼는지와 같은 형식보다는 내용이 중요한 것이 아니냐"며 "여러 채널 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현실 때문에 힘들다는 말 아니냐. 홈플러스가 유통 업계의 상황을 이제야 알고 받아들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홈플러스의 지난해(2018년 3월부터 2019년 2월까지) 영업이익은 직전해 대비 57.6% 감소한 1090억 원, 매출액은 3.7% 줄어든 7조6598억 원을 기록했다.

minj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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