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망사고가 가장 많은 건설사로 꼽힌 포스코건설이 올해는 '라돈' 논란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사진은 이영훈 포스코건설 사장. /더팩트 DB |
정의당·입주민들, 포스코건설과 이영훈 사장 검찰 고발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이영훈 포스코건설 사장이 취임 2년차에 접어들었지만 좀처럼 악재를 털지 못하고 이어가는 모습이다. 지난해 잇따라 건설 현장 사고가 발생한데 이어 올해는 시공한 아파트에서 발암 물질인 '라돈'이 검출돼 입주민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급기야 입주민들은 포스코건설과 이영훈 사장을 검찰에 고발하기에 이르렀다.
정의당과 라돈 검출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입대의)는 지난 10일 포스코건설 대표이사 등을 주거 침입과 재물손괴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정의당은 미입주 세대에 소유권자 동의 없이 몰래 라돈 저감용 코팅을 한 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주거침입 및 재물손괴' 혐의로 인천지방검찰청에 고발장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입대의는 포스코건설이 입주민들의 동의 없이 라돈이 검출되는 마감재에 특수코팅한 것으로 의심하고 검찰에 고발하기에 이르렀다.
현재 포스코건설은 전주와 창원, 송도, 동탄신도시 등에 지은 아파트에서 기준치를 넘는 라돈이 검출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입주민들은 라돈이 검출되는 마감재인 화강석을 전면 교체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포스코 건설은 현행 법상 교체 근거가 없다며 입주민들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더팩트>에 "라돈 관련 분쟁을 해소할 수 있는 법안이 조속히 마련돼 건설사와 입주민 모두가 갈등에서 벗어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치권까지 라돈 논란에 가세하면서 포스코건설과 이영훈 사장도 부담이 더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정의당과 라돈 검출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지난 10일 포스코건설 대표이사 등을 주거 침입과 재물손괴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사진은 포스코건설 인천 송도 사옥. /더팩트 DB |
일각에서는 포스코건설이 잇따른 잡음을 불식시키지 못한다는 점에서 이영훈 사장의 관리 감독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을 하고 있다.
포스코그룹 내에서 '재무통'으로 꼽히는 이영훈 사장은 포스코건설 대표로 자리를 옮긴 뒤 회사의 재무 안정성을 제고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안전과 부실시공 등 건설 현장의 문제에 대해서는 소홀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영훈 사장의 취임식이 있던 지난해 3월 2일에 해운대 엘시티 공사현장에서 노동자 4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장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사고를 수습하고 안전을 최우선 삼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같은 달 인천 송도 사업장에서 사망사고가 났고, 5월에도 현장에서 근로자가 목숨을 잃었다.
지난해 포스코건설은 국토부가 발표한 '2018년도 산업재해 확정기준 사망사고 다발 건설주체 명단'에서 사망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건설사로 이름을 올리며 불명예를 안았다. 또 올해 포스코건설은 노동건강연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등으로부터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뽑히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포스코건설의 안전과 부실 문제를 성과주의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오너가 없는 전문경영인 체제의 회사는 성과주의 기업문화가 조성돼 있다"며 "임기 동안 성과에만 몰두하다 보면 다른 것들을 놓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jangbm@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