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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집단 간판 단 애경…채형석 부회장, 일감 몰아주기 꼬리표 뗄까
입력: 2019.06.03 10:12 / 수정: 2019.06.03 10:12
정부는 기업들에게 일감 몰아주기를 근절하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진 가운데 채형석(왼쪽 위) 애경그룹 부회장이 이끄는 애경그룹의 내부거래도 주목을 받고 있다. /더팩트 DB
정부는 기업들에게 일감 몰아주기를 근절하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진 가운데 채형석(왼쪽 위) 애경그룹 부회장이 이끄는 애경그룹의 내부거래도 주목을 받고 있다. /더팩트 DB

애경 "회사 거래규정·원칙 통해 법 준수"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을 대신해 사실상 그룹을 이끌고 있는 채형석 애경그룹 부회장이 내우외환에 빠진 모습이다. 애경이 가습기살균제 보상 문제로 피해자들과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문제도 풀어야 하는 숙제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기업들에 일감 몰아주기를 근절하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졌다. 최근 대기업집단에 이름을 올린 애경그룹도 자유롭지 못한 모습이다.

애경그룹은 그동안 일감 몰아주기 지적을 받았지만 자산 5조 원 미만의 중견기업이라는 이유로 내부거래 해소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지난 2013년 강화된 일감 몰아주기 규제는 자산총계 5조 원 이상의 대기업집단에 적용됐다.

애경그룹의 몸집이 지난해 들어 커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애경그룹은 작년 홍대 신사옥 준공과 계열사의 상장 등으로 자산이 5조 원을 넘어섰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15일 자산총액 5조 원 이상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 59개와 그 동일인을 지정·통지했다. 애경그룹은 자산총액 5조2000억 원으로 대기업집단(58위)에 신규 지정됐다.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동일인(총수)과 그 특수관계인(친족 6촌·인척 4촌 이내)의 주식소유현황을 신고해야 하고, 대규모 내부거래, 기업집단현황, 비상장사 중요사항 등을 공시할 의무가 생긴다. 또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총수일가에 일감 몰아주기 등 사익편취 규제가 적용된다.

특히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달 23일 15대 중견그룹 최고경영자(CEO)들과의 간담회에서 "(대주주 일가 개인 기업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근절에 동참해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김상조 위원장은 "지배 주주 일가가 비주력·비상장 회사의 지분을 많이 가지고 있으면서 계열사들의 일감이 그 회사에 집중되는 경우에는 합리적인 근거를 시장과 주주가 납득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설명해야 할 것"이라며 "능력 있는 중소기업에게 적극적으로 일감을 개방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재계 순위 11~34위 그룹 가운데 15개 그룹 전문경영인들이 참석했다.

일부 기업이 일감 몰아주기와 관련해 공정위로부터 고발돼 애경그룹도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 됐다. 이미 공정위는 대기업 계열 시스템통합과 물류 등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업종 기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에 착수한 상황이다.

애경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이 서울 마포구 동교동 애경타워에 입주해 있다. /더팩트 DB
애경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이 서울 마포구 동교동 '애경타워'에 입주해 있다. /더팩트 DB

공정거래법상 자산규모 5조 원 이상의 대기업집단에서 오너 일가 지분이 30%를 초과하는 상장사(비상장사 20%)는 일감 몰아주기 대상에 포함된다.

애경그룹은 올해 1분기 기준 지주회사인 AK홀딩스를 포함해 46개 계열사가 있다. 애경그룹 계열사 가운데 채형석 부회장 오너 일가가 일감 몰아주기 규제 기준 이상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는 AKIS(옛 애경유지공업, 오너 지분 100%)을 비롯해, 애드미션(85.25%), 애경PNT(50%), 에이텍(50%) 등이다.

애경유지공업은 지난해 10월 SI(시스템 통합) 업체 AKIS를 흡수합병하면서 이름을 AKIS로 변경했다. AKIS는 채형석 부회장과 특수관계인이 지분 100%를 들고 있는 오너 회사다.

합병 전 AKIS의 매출은 대부분 계열사로부터 나왔다. 2015년 매출 245억 원, 영업이익 16억 원이었던 AKIS의 실적은 2017년에 425억 원, 영업이익 44억 원으로 껑충 뛰었다.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서다. AKIS의 특수관계자 거래규모는 매년 매출의 90%에 육박하거나 그 이상을 보인다. 2017년 매출 425억 원 가운데 특수관계자 매출은 389억 원으로 91.5%에 달한다. 연도별 특수관계자 매출 비율은 2015년, 2016년 각각 88.5%, 96.4%였다.

산업·가정용 플라스틱 제품 제조·판매 업체인 에이텍은 채형석 부회장 일가가 지분 50%를 들고 있는 회사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788억 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특수관계자 매출은 451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57.2%에 달한다.

채형석 부회장과 장영신 회장의 사위 안용찬 전 제주항공 부회장이 지분 50%를 들고 있는 애경PNT도 매출 대부분이 계열사로부터 나온다. 애경PNT의 지난해 매출은 185억 원으로 이 가운데 168억 원이 특수관계자로부터 발생했다. 전체 매출의 90.8%에 해당한다.

광고대행업체인 애드미션은 안용찬 전 부회장과 그의 아내 채은정 부사장이 85.25%의 지분을 들고 있다. 애드미션의 지난 2017년 매출은 204억 원이다. 이 가운데 안용찬 전 부회장이 경영을 맡았던 제주항공과 애경산업, AK홀딩스 등과 거래를 통해 97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애드미션의 지난해 특수관계자 매출은 14억 원으로 크게 줄었다. 이에 따라 매출은 101억 원으로 반토막 났고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애경 관계자는 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지적에 대해 "애경그룹 계열사들은 거래 상대방이 계열회사인 것과 상관없이 각 사의 규정과 원칙에 따라 거래를 하고 있다"며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에 따라 회사 내부 거래 규정과 원칙을 검토해 준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jangb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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