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에서 제약사의 '사업다각화'를 바라보는 비판적 시선이 점차 수용하는 분위기로 바뀌는 가운데 동국제약이 사업다각화의 좋은 예를 보여주고 있다. 동국제약 본사 전경 /동국제약 제공 |
화장품 부문 매출 20% 증가...지난해 분사한 동국생명과학도 호실적 보여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동국제약이 올해 600억 원 이상의 매출로 '제약화장품'의 정점을 찍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올라가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외형 성장에만 주력하는 것이 아니라 내실도 다지고 있어 업계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제약업계는 제약사의 '사업다각화'에 대해 고운 시선만을 보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자칫 본업인 제약에 소홀해져 가뜩이나 다국적 제약사에게 밀리는 시장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이러한 비판적 시각에서 수용하는 분위기로 전환되고 있다. 신약 개발은 천문학적인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야 한다. 이에 따른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확보하기 위해서 제약사의 사업다각화는 선택에서 필수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동국제약은 사업다각화의 좋은 예를 보여주고 있다. 사업다각화를 추진하면서도 본업인 제약 분야에도 충실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국제약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105억 원, 영업이익 145억 원을 거뒀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2%, 13.9% 증가한 수준이다.
이 가운데 화장품 부문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마데카크림을 중심으로 한 화장품 부문은 171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25.7%라는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다.
상상인증권은 동국제약이 올해 화장품 매출로 전년 대비 19.1%증가한 66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화장품의 성장은 홈쇼핑 중심에서 헬스앤드뷰티(H&B) 스토어, 면세점, 백화점 등 오프라인으로 유통채널을 확대하고 있는 데다 특히 마데카크림 시즌4 제품이 좋은 호응을 받고 있는 결과"라고 분석했다.
지난 2015년 4월 홈쇼핑을 통해 론칭한 화장품 브랜드 '센텔리안24(마데카크림)'는 이후 백화점, 대형마트, 면세점 등 오프라인으로 유통채널을 확대했다. 이에 따라 올해는 화장품부문 매출로만 지난해보다 100억 이상 많은 66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동국제약은 화장품부문뿐만 아니라 자회사인 동국생명과학을 통해서도 신시장 개척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동국생명과학은 동국제약의 조영제 사업을 맡고 있으며, 지난해 5월 조영제 사업 경쟁력을 확보를 위해 별도법인으로 분사됐다. 조영제는 영상진단 검사를 할 때 특정 조직이나 혈관이 잘 보이도록 인체에 투여하는 약물이다.
분사된 동국생명과학은 호실적을 보이며 900억 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지난해 이 회사의 매출액은 877억 원으로 505억 원을 기록한 전년보다 73.6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34억 원에서 55억 원으로 61.76% 증가했다.
물적분할 당시 오흥주 동국제약 대표는 동국생명과학의 매출 1000억 원을 기점으로 기업공개(IPO)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업계는 이러한 성장 추세를 바탕으로 동국생명과학의 IPO 시기는 2020년 내외로 보고 있다.
동국제약의 화장품사업 부문 매출 성장이 눈에 띄는 가운데 의약품 분야 실적도 놓지지 않고 있다. /더팩트 DB |
◆ 든든한 의약품 실적에 설비개발 등 대규모 투자 단행까지
신시장 개척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동국제약은 본업인 의약품 분야의 실적도 놓치지 않고 있다. 일반의약품 사업부, 전문의약품 사업부, 헬스케어사업부 등이 균형 있는 성장을 이끌고 있다.
동국제약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실적을 보면, 우선 사업부문별 매출액에서 일발의약품(OTC) 16%, 전문의약품(ETC)이 15.0%, 헬스케어 33% 성장했다.
동국제약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정제부문이 15.6% 성장했다. 이는 인사돌, 센시아, 판시딜 등 일반의약품이 성장 추세에 있다는 것을 뜻한다. 또한 수액제부문은 17.6% 성장을 보였다. 수액제로 분류된 파미레이(조영제), 포폴(전신마취제), 로렌린데포(항암제) 등 전문의약품도 고성장 추세인 것이다. 기타 헬스케어 부문에서는 미세먼지 증가로 인해 황사마스크 등 내수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게다가 동국제약은 미래를 위해 아낌없는 투자의 모습도 보이고 있다.
동국제약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규모 생산설비 투자를 진행 중이다. 동국제약은 향후 3~4년에 걸쳐 1000억 원 규모의 설비 투자를 단행키로 했다. 이미 지난해 천연물 추출 공장 등에 3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했으며, 오는 2020년까지는 시설 확충을 위해 250억 원을 투입한다.
원료의약품 공장 설비를 증설해 테이코플라닌과 댑토마이신, 히알루론산의 생산량을 지속적으로 늘려 나갈 예정이다. 이와 함께 펩타이드제제 신제품과 기존 동결건조제 등 분말 주사제 공장을 신축하고 프리필드(미용 성형 주사제)와 필러 제품의 자동화 라인에 투자해 유럽 우수 의약품 제조 관리 기준(EU-GMP)에 부합하는 최신 시설을 통한 우수한 품질의 제품라인을 확보해 나간다는 포석이다.
각기 따로 생산되던 제품들의 라인을 통합하고 동일한 제조공정 과정에서 다양한 제품들의 원료추출물을 뽑아낼 수 있어 제조원가 절감을 통한 경쟁력 확보와 수출 시장 확대를 도모할 수 있다는게 회사 측 설명이다.
여기에 동국생명과학 역시 향후 3년간 원료의약품 공장 증설 및 제조시설 선진화, 신규 제품 연구 등을 위해 500억 원 상당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매출 증가 등 회사의 규모가 커지면서 원료추출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며 "수요가 늘어나다보니 시설투자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됐고, 향후에도 늘어날 것을 염두해두고 시설 투자 부분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그는 "시설 투자를 통해 미래 성장동력 확보, 향후 해외시장 개척은 물론 고용창출을 통한 건전한 성장을 지속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js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