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가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하는 중금리 대출을 선보이면서 적극적인 사업 전개를 펼치고 있다. 사진은 이용우·윤호영 한국카카오은행 공동대표의 모습. /이새롬 기자 |
김범수 카카오 의장 재판 1심 '무죄'…법제처 해석·상급심 '주목'
[더팩트|이지선 기자] 카카오뱅크가 중금리대출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사업을 더욱 다각화하기 위해서는 카카오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하루빨리 통과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업계 시각이 나오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9일 사잇돌대출 대상 범위를 개인사업자나 자영업자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사잇돌대출은 민간 금융사들이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SGI서울보증보험의 보증을 통해 대출상품을 낮은 금리로 최대 2000만 원까지 빌려주는 정책금융상품이다.
카카오뱅크는 중금리 대출 상품 라인업 확대를 위해 대상 확대를 추진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선보인 '개인사업자 사잇돌대출'은 소규모 자영업자, 개인사업자 등록증이 있는 프리랜서들을 대상으로 한다. 사업은 6개월 이상 운영해왔어야 하며 소득금액 증명원 기준 연 1000만 원 이상인 개인사업자라면 신청이 가능하다.
앞서 카카오 대출이 근로소득자를 대상으로 시행한 사잇돌 대출은 출시 4개월 여 만에 공급액 3000억 원을 돌파했다. 이는 같은 기간 은행권 전체 사잇돌대출 공급액의 60%에 달한다.
카카오뱅크의 개인사업자 사잇돌대출은 별도 서류 제출 없이 모바일 앱을 활용해 편의성을 높였다. 기본사항을 입력한 후 정보조회에 동의하면 은행에서 필요한 서류들을 전산으로 확인해 대출 가능 금액과 금리를 바로 고객에게 제시하는 방식이다.
카카오뱅크가 중금리 대출 대상을 확대하면서 원래 시장이나 정부에서 인터넷 은행에 기대하던 소상공인 및 개인사업자에 대한 자금 조달 능력을 착실히 시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앞으로 더욱 상품을 다양화하고 공급액을 늘리기 위해서는 카뱅 자체도 자금 조달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카카오뱅크는 주주 카카오의 지분을 확대하고 투자를 늘리기 위해 금융당국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신청한 상태다. 정보기술(IT)업종 산업자본은 인터넷은행 지분을 최대 34%까지 보유할 수 있도록 관련법이 개정된 데에 따른 것이다.
앞으로 카카오뱅크의 사업 확대를 위해서는 카카오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통과 절차가 남아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사진)에 대한 법원 판결이나 동일인 지정에 대한 법제처 해석이 나온 이후에야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진행할 수 있다. /더팩트 DB |
그러나 김범수 의장이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당하면서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 차질을 빚게 됐다. 김 의장은 지난 2016년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서 모든 계열사를 공시해야하지만 5곳의 계열사 공시를 누락했다.
김 의장이 카카오와 동일인으로 지정되면 김 의장에도 심사 기준이 적용된다. 금융사 대주주가 되려면 5년간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에 상당하는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따라서 금융위는 현재 김 의장이 심사 대상에 포함되는지 법제처에 문의한 상황이다. 법제처의 판단에 따라 심사가 재개될 예정이지만 만약 동일인이라고 판단해 김 의장의 혐의를 법인의 혐의로 한단하게 된다면 대법원 판결이 나온 이후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진행해야 한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지난 14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공시 관련 업무를 담당한 직원이 공시가 누락됐던 5개 회사가 뒤늦게 공시 대상이라는 것을 확인하고는 바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알렸고, 공시 누락으로 김 의장이 얻을 이익이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다만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가 지난 20일 김 의장에 대한 항소장을 제출한 상황이라 아직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재개할 수는 없다.
이에 카카오뱅크의 시선은 법제처로 향해있다. 2심이후 3심까지 진행된다면 법원 판결은 올해를 넘긴 후에야 확정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법제처에서 김 의장과 카카오의 행위가 별개라는 확정을 받기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지금 인터넷 은행에 대한 자본 조달이 어려운 이유는 처음 인가를 내줄 때와 대주주 요건이 달라졌기 때문인 면도 있다"며 "인터넷 은행이 제대로 사업하기 위해서는 인터넷 은행을 무턱대고 늘리는 것보다도 공정거래법과 관련한 대주주 요건 완화 등 실질적인 대안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