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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현장] '고공농성' 개포8단지 재건축 노노갈등…속타는 건설사
입력: 2019.05.29 06:00 / 수정: 2019.11.18 16:47
한국노총 산하 건설노조 관계자 김 모씨가 27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 개포8단지 재건축 공사현장에서 타워크레인에 올라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일원동=이한림 기자
한국노총 산하 건설노조 관계자 김 모씨가 27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 개포8단지 재건축 공사현장에서 타워크레인에 올라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일원동=이한림 기자

한국노총·민주노총 새벽 맞불 집회에 공사 지연 불가피

[더팩트 | 일원동=이한림 기자] 현대건설과 GS건설, 현대엔지니어링이 공동으로 시공하고 있는 디에이치자이개포(개포8단지 재건축)가 양 대 노조간 갈등으로 건설 공사가 지연되는 등 차질을 빚고 있다.

29일 개포8단지 재건축 건설현장사무소에 따르면 지난 27일부터 공사가 전면 중단되고 있다. 건설 근로자 김 모씨가 27일 새벽 2시부터 10층 높이의 타워크레인에 홀로 올라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노총 산하 건설노조원으로 확인된 김 씨는 "우리 조합원을 고용하라"며 현대건설 등 개포8단지 재건축 시공사를 압박하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한국노총 관계자는 "오죽하면 올라갔겠냐"며 "김 씨는 현장에서 건설사와 교섭을 담당하는 중간 책임자인데 우리(한국노총) 조합원들이 공사에 참여하지 못하자 책임감을 느껴 올라간 듯하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김 씨의 안전을 위해 타워크레인 아래에 에어매트를 설치하고 음식과 보조배터리 등을 올려 보내며 설득하고 있다. 다만 김 씨는 농성 이틀째인 28일도 설득을 거부했다.

27일 김 씨의 타워크레인 고공농성으로 인해 디에이치자이개포 공사는 중단된 상황이다. 공사 현장 정문 앞을 경찰과 노조가 대치하고 있다. /이한림 기자
27일 김 씨의 타워크레인 고공농성으로 인해 디에이치자이개포 공사는 중단된 상황이다. 공사 현장 정문 앞을 경찰과 노조가 대치하고 있다. /이한림 기자

노조가 주도한 현장 집회도 여전히 진행형이다. 김 씨의 농성 소식이 알려지자 이날 새벽 4시부터부터 한국노총 조합원 400여 명(집회 측 추산)이 모여 조합원 고용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경찰 인력도 배치돼 공사현장을 봉쇄하고 있었지만 일부 조합원이 공사장으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경찰과 충돌해 노조 간부 1명이 공무집행 방해죄로 현장에서 연행되기도 했다.

고공 농성까지 번진 한국노총의 집회는 다른 노조인 민주노총과의 갈등이 발단이다. 지난달 23일 한국노총 건설노조 조합원 20여 명이 건설현장 고용을 담당하는 업체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안전교육까지 받은 후 디에이치자이개포 건설 현장에 출근하다 민주노총 건설노조 측에 제지당하며 양 노조가 부딪히기 시작했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의 일부 조합원 간의 출동이 현재 100여 명이 넘는 규모로 맞불집회를 여는 단계까지 커진 결과다.

실제로 이날 민주노총 집회는 없었지만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공사가 시작된 지난달부터 한 달 넘게 맞불 집회를 열며 갈등을 빚고 있다. 특히 이달 9일에는 두 노조가 현장에서 충돌해 13명의 부상자가 생기기도 했다.

반면 민주노총 건설노조는 이번 개포8단지 재건축 공사 중단까지 이어지고 있는 갈등의 원인이 건설 불황에 따른 구조적인 문제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일자리를 위해 한국노총 조합원들과 갈등을 빚고 있는 양상이지만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떼쓰기'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최근 대규모 신축 아파트 공사가 과거보다 줄어들었고 외국인 건설 노동자의 유입 또한 늘어나며 국내 노동자들이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이 부족해졌다"며 "이처럼 건설현장 일자리가 부족한 상황에서 조합 간 일자리 경쟁이 가열되는 것이다"고 말했다.

경찰은 중재를 위한 개입은 부담스러워하는 눈치다. 집회 현장에서 폭력 행위가 발생하지 않는 한 개입하기 어렵기 때문에 입구를 봉쇄하고 대치만 하고 있는 상황이다.

디에이치자이개포 공사현장 인근 주민들은 새벽잠을 깨우는 집회 소리에 혀를 차고 있다. /이한림 기자
디에이치자이개포 공사현장 인근 주민들은 새벽잠을 깨우는 집회 소리에 혀를 차고 있다. /이한림 기자

건설사도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인근 주민들의 항의 전화가 빗발칠 뿐만 아니라 노노갈등으로 공사가 지연되지만 이렇다할 조치를 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공사 지연이 장기화되면 최악의 경우 분양 일정을 맞추지 못할 수도 있다.

디에이치자이개포 시공사 관계자는 "현장 고용은 하청업체에서 담당하고 있지만 양 노조의 힘겨루기가 지속돼 공사가 지연되는 일이 생기니 난감할 뿐이다"며 "대화를 통해 합의점을 찾고 최대한 예정된 분양 날짜에 준공 시기를 맞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디에에치자이개포는 서울시 강남구 일원동 개포8단지 공무원아파트를 총 15개동, 최고 35층, 총 1996세대의 대단지 아파트 재건축하는 사업으로 현대건설과 GS건설, 현대엔지니어링이 공동 시공사를 맡아 지난 2017년 12월부터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29일 기준 건설근로자의 타워크레인 고공 농성이 사흘째 이어지면서 공사는 중단된 상황이다. 입주 예정월은 2021년 7월이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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