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차사고 과실비율 인정기준을 개정하고 오는 30일부터 적용한다. 이에 따라 무리한 추월 등 피해자가 피할 수 없는 사고에 대해서는 가해자 '일방과실'이 인정된다. 사진은 지난 11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대로 도로 위 모습. /이덕인 기자

금융당국, 19개 과실비율 기준 변경…피하기 어려운 사고면 가해자 '일방과실'

[더팩트｜이민주 기자] 교차로 내 직진차로에 있던 가해차량이 갑자기 좌회전하면서 옆 차선의 차와 추돌했다. 피해차량은 갑작스러운 사고를 피할 수 없었다. 그러나 보험회사는 피·가해자 쌍방과실로 안내했다.

최근 이런 소비자들의 억울한 사례와 불만이 쏟아지면서 금융당국이 차사고 과실비율 인정기준을 개정했다. 이에 따라 오는 30일부터 무리한 추월로 인한 추돌 등 피해자가 피할 수 없는 사고에 대해서는 가해자 100%의 '일방과실'이 적용된다.

28일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손해보험협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과실비율 인정기준 주요 개정내용'을 공개했다. 개정된 기준은 오는 30일부터 적용된다.

이번 개정을 통해 금융당국은 '피해자가 피하기 불가능한 사고' 등에 대해서는 가해자 '일방과실'로 인정하도록 했다. 이를 위해 현행 '과실비율 인정기준'의 차대 차 사고 과실비율기준 내 '일방과실 인정기준' 22개를 신설하고 11개는 기준을 변경했다.

이에 따라 '동일차로에서 급 추월하는 사고', '직진 노면 표시 차로에서의 좌회전 사고', '자전거 전용도로 침범 차량의 사고' 등의 경우 가해자 100% 일방과실이 인정된다.

이번 개정은 과실비율 기준이 없는 '회피 불가능 사고'에 대해 보험회사가 '쌍방과실'로 유도한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지속해서 제기되면서 이뤄졌다.

과거 과실비율 기준이 없는 교통사고의 경우 사고 현장에서 교통사고 당사자와 보험회사 담당자가 과실비율을 협의해 결정해야 했다. 그러나 객관적인 기준이 없는 경우 과실비율 합의가 어렵고 분쟁 및 소송이 다수 발생했다는 것이 금융당국 측의 설명이다.

금융당국은 이번 개정으로 안전운전 유도와 피해자 보호 강화 효과가 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피해자가 예측 및 회피하기 어려운 사고의 경우 가해자에게 무거운 과실책임을 부과해 피해자 보호를 강화하고 안전운전을 유도하는 효과를 기대한다"며 "또 법원의 최신 판결 및 개정 법령을 반영해 기준을 개선했기에 '과실비율 인정기준'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도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자동차보험 과실비율이란 사고발생의 원인 및 손해발생에 대한 사고 당사자(피·가해자) 간 책임 정도를 의미한다. 과실비율에 따라 사고의 피·가해자를 결정하고, 각 보험사의 보험금액 및 상대보험회사에 대한 구상금액을 산정한다.

minju@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