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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비즈토크] 일반담배 대안되겠다던 '쥴'…준비된 거 맞나요?
입력: 2019.05.26 00:00 / 수정: 2019.05.26 00:00
22일 서울 성수동에서 열린 전자담배 쥴 랩스 한국 시장 공식 진출 기자간담회에서 이승재 쥴 랩스 코리아 대표이사가 쥴(왼쪽 상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소양 기자
22일 서울 성수동에서 열린 전자담배 쥴 랩스 한국 시장 공식 진출 기자간담회에서 이승재 쥴 랩스 코리아 대표이사가 '쥴'(왼쪽 상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소양 기자

경제는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TF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성강현·최승진·장병문·서재근·신지훈·이성락·서민지·이진하·이한림·지예은·정소양·이민주·이지선 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계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국내 최초로 개최된 핀테크 박람회에 몰린 취재 관심…금융위는 '당황'

[더팩트ㅣ정리=이민주 기자] -때 이른 폭염에 시민들의 불쾌지수가 높아지는 가운데, 이번 주 경제계에서도 조금은 '불편한' 일들이 벌어졌습니다. 액상형 전자담배 '쥴(JULL)'이 국내에 상륙했으나 쥴 랩스는 이를 소개하는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사전 검열하면서, 쥴의 유해성에 대한 의문점을 남겼습니다. '곰팡이 호박즙'으로 소비자들의 원성을 샀던 '부건에프엔씨'도 사과를 위해 마련한 기자회견에서 '정해진 것이 없다'는 답만 되풀이 해 진정성이 없다는 비난을 받았습니다. 금융계에서는 국내 최초 핀테크 박람회가 개최됐으나 개막식에 취재진이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미국 동맹국을 중심으로 '반(反) 화웨이 정서'가 확산되는 가운데 한국 정부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어떤 입장을 취할 지 난감한 모습입니다. 이중 '난감한 질문을 배제했다'는 지적을 받은 '쥴' 기자간담회 이야기를 먼저 들어보겠습니다.

◆일반담배 '대안' 제시 못 한 쥴…취재진 질문 '사전 검열' 논란도

-미국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 1위 '쥴(JULL)'이 국내에 상륙했습니다. 쥴 랩스는 지난 2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폐쇄형 시스템(CSV) 액상 전자담배 쥴을 미디어에 선보였는데요. 흡연자들에게 건강에 해로운 일반담배의 '진정한 대안'을 제공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면서요.

-네, 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설립자 겸 최고제품책임자인 제임스 몬시스는 "담배가 질병과 사망의 원인이라는 연결고리를 끊고자 CVS 액상형 전자담배를 개발하게 됐다"며 "쥴은 냄새도 거의 없고 간접흡연 피해도 거의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쥴도 어찌됐든 담배인데 그게 가능한 것인가요. 그런데 쥴 랩스 측은 쥴을 '유해한 일반담배의 대안'으로 강조하면서도 유해성 감소 등에 대한 정확한 답변은 내놓지 못했다는 소리가 들리는데요. 직접 본 쥴은 어땠나요?

-제임스 몬시스 설립자는 쥴의 특징인 무취를 무척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반담배로 인한 유해물질 95%가 전자담배 카테고리에는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 등을 보유하고 있다"며 "몇 가지 연구사례를 추후 홈페이지 등에 게시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문제는 본인의 말을 뒷받침할 뭔가를 보여주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어찌됐든 이날 '쥴'에 대한 연구 결과물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원대한 포부와는 다르게 유해성에 대해서도 뾰족한 대답은 없었습니다. 이날 직접 시연은 이뤄지지 않아 흡연 시 발생하는 냄새나 연기 등도 확인할 수 없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취재진의 질문을 '사전 검열' 했다는 말도 있던데요.

-그렇습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미국 담배 시장을 강타한 쥴이 한국에 상륙한다는 소식에 100명 넘는 취재진들이 참석하며 높은 관심을 보였는는데요. 그만큼 궁금증을 해소할 많은 질문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특히, 앞서 언급한 유해성 문제와 세금 문제 등에 대한 답변을 들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었는데요.

-결과적으로는 궁금했던 부분의 어떠한 답변도 듣지 못했습니다. QR코드 질의응답 페이지에 기자들이 사전에 질문을 올리면 사회자가 주최 측 인사들에게 대신 질문하는 형태로 진행됐는데요. 수십 개의 질문이 쏟아졌지만 사회자가 선택한 10개 가량의 질의응답만 진행됐습니다. 10개의 질문 역시 쥴의 성공 원인, 마케팅 전략, 차별점 등 자화자찬 답변이 예상되는 평이한 내용들로 구성됐습니다. 일부 기자들이 '짜고 치는 고스톱'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황당해했습니다. 오죽하면 질의응답 무용론까지 나올 정도였습니다. 선별된 질문만 골랐다는 의혹이 설득력이 있어 보였습니다.

-기자들이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항의하자 쥴 랩스 코리아 측은 "의도적인 것은 아니었다"며 "50개가 넘는 질문이 몰리다 보니 어쩔 수 없었다. 질문 선택은 사회자에게 일임했던 부분"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고의로 민감한 질문은 배제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네요. 첫 공식 행사에서 '일방소통'의 모습을 보인 쥴 랩스 코리아가 한국 담배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지는 두고 봐야겠습니다.

임블리 곰팡이 호박즙 논란 등 제품 안전성 문제를 겪던 부건에프엔씨 측은 지난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사과와 사태 해결에 관해 이야기했다. 그러나 논란은 지속되고 있다. 사진은 임블리 임지현 상무가 개인 SNS 계정을 통해 논란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 모습. 부건에프엔씨 박준성 대표(오른쪽 위)가 기자회견에서 고개 숙여 사과하는 모습. /임세준 기자·블리랜드 유튜브 캡처
'임블리 곰팡이 호박즙' 논란 등 제품 안전성 문제를 겪던 부건에프엔씨 측은 지난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사과와 사태 해결에 관해 이야기했다. 그러나 논란은 지속되고 있다. 사진은 '임블리' 임지현 상무가 개인 SNS 계정을 통해 논란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 모습. 부건에프엔씨 박준성 대표(오른쪽 위)가 기자회견에서 고개 숙여 사과하는 모습. /임세준 기자·블리랜드 유튜브 캡처

◆'임블리' 임지현 없는 기자회견에 소비자 불만 폭주

-지난달 '곰팡이 호박즙' 논란으로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게 된 부건에프엔씨가 지난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소비자를 향해 공식 사과와 책임을 이야기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비난과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요?

-기자회견에는 50명이 넘는 많은 취재진이 몰렸습니다. 박준성 부건에프엔씨 대표의 공식 입장 발표 후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 많은 질문이 쏟아져 기자회견이 예정보다 길어지기도 했습니다. 기자들의 질문에 박 대표는 "현재까지 정해진 것은 없다"와 "제품의 문제가 없다"는 답변으로 일관했습니다. 그런 이유로 질문이 거듭되면서 시간이 지연되기도 했습니다.

-그렇군요. 핵심이 빠진 기자회견이라 생각될 수 있는 부분이네요. 일부 소비자들은 기자회견 전체에 대해서 불만을 드러냈다면서요?

-네. 일부 소비자는 "아직도 (임블리 측이) 사태 파악을 못하고 있다"며 비난했습니다. 논란의 중심에 선 임지현 상무가 직접 나와 사과하지 않은 점을 지적한 것이죠. 또 부건에프엔씨가 해결방안으로 내놓은 임 상무의 사퇴도 진정성을 의심받고 있습니다. 임 상무가 경영만 하지 않을 뿐 기존 그대로 인플루언서(SNS 유명인)로 활동을 지속한다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일부 소비자들은 기존과 달라지는 것이 없다며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더불어 몇몇 소비자가 안전성 의혹을 제시한 '임블리' 화장품에 대해서도 명확한 답변을 듣지 못했습니다. 박 대표는 "식약처가 지정한 공인기관에 의뢰한 결과 이상이 없다"며 "소비자들의 피부와 제품의 인과관계를 명확하게 밝히기 어려워 현재 완화된 보상 규정을 이행하고 있다"고 비슷한 답변을 되풀이했습니다.

-그렇군요. 이번 '임블리' 사태를 통해 식약처도 SNS를 중심으로 판매되는 식품에 대해 집중 점검을 내리겠다는 입장을 보였는데요. SNS 마켓에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도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23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코리아핀테크위크 2019 행사장에서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몰려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지선 기자
23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코리아핀테크위크 2019' 행사장에서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몰려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지선 기자

◆첫 번째 '코리아핀테크위크', 금융위 관계자들이 '당황'한 이유는?

-지난주 국내 최초 핀테크 박람회인 '코리아핀테크위크2019'가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에서 열렸습니다. 새로운 금융기술을 선보이는 자리에서 '주객이 전도된' 상황도 펼쳐졌다고 하는데요. 현장 분위기가 어땠는지 들어보겠습니다.

-네. 말씀하신 대로 이번 '코리아 핀테크 위크'가 지난 23일부터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3일간 개최됐습니다. 대형 금융회사부터 스타트업까지 모두 새로운 기술을 선보이는 기회를 가졌는데요, 올해가 첫 번째 행사다 보니 현장이 다소 혼란스럽기도 했습니다.

-가장 먼저 행사의 시작을 알리는 '개막식'에 취재진이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 문제가 됐습니다. 통상 이런 개막식은 주요 인물들이 모여 인사를 나누며 행사를 소개하는 자리로 취재진에게 공개되기 마련인데, 이번에는 장소가 협소해 취재진이 출입할 수 없도록 조치했습니다.

-개막식이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잘 이해가 되지 않는데요, 원래 그렇게 계획된 건가요?

-개막식이 아예 비공개로 치러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유튜브와 따로 마련된 장소에서 생중계로 개막식을 보여주긴 했습니다. 그래도 현장에서 취재진의 볼멘소리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한 취재진은 "사진만 찍고 나오겠다"고 말하기도 했지만 역시 사전에 등록한 취재진 소수만 들어갈 수 있다는 입장이 유지됐죠.

-금융위 관계자는 "원래 취재진을 막을 계획은 아니었지만 장소가 이런 식으로 분리돼 협소하게 꾸며질 줄은 몰랐다"며 "취재진 모두가 들어가기에는 너무 좁아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설명했습니다.

-취재진이 꽤 많았나 보네요.

-네, 특히 전날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한 행사장에서 택시업계와 차량공유 업체와의 갈등과 관련해 발언하면서 최 위원장에 대한 관심이 커진 탓에 취재진이 더 몰린 것도 사실입니다. 개막식이 끝나기를 기다린 취재진은 최종구 위원장이 핀테크 기술 시연을 위해 개막식이 열린 '메인 이벤트관'을 나서자 마자 최 위원장에게 몰려들었습니다. 이에 금융위 관계자들과 부스를 운영하는 금융사 관계자들도 크게 당황했죠.

-전날 불거진 이재웅 쏘카 대표와의 설전이 취재진을 오히려 불러모은 효과를 낳았네요. 핀테크 박람회보다 최 위원장에게 관심이 더 집중되는 양상이 펼쳐졌겠어요.

-그런 감도 있습니다. 여러 기술 시연을 체험하는 내내 취재진이 금융위원장에게 관심을 쏟자 결국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따로 별도의 포토라인을 설치하고 취재진이 질문할 기회를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열심히 준비한 금융사들 입장에서는 맥이 빠졌겠어요.

-그래도 핀테크에 대한 관심을 끌어모으는 계기가 된 것은 확실합니다. 금융사 관계자들은 서로의 부스를 돌아보고 체험하는 기회를 가지기도 했고, 학생들이나 일반 시민들도 여러 서비스를 체험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특히 생활에 밀접한 결제 시스템을 한층 간편하게 개선한 기술을 시연하는 곳에 사람들이 많이 몰려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렇군요. 금융위원장이 말했던 것처럼 핀테크 기술은 이제 금융사의 편의를 위한 것이라기보다 금융소외계층에게 더욱 편리하게 다가갈 수 있는 기술로, 대안 금융의 성격을 띠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편리한 금융도 '알아야' 사용할 수 있겠죠. 처음이라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앞으로 이렇게 새로운 기술을 접할 기회가 자주 마련되길 바랍니다.

최근 미국이 화웨이에 대한 제재 압박을 가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화웨이 보이콧이 확산되고 있다. /더팩트 DB
최근 미국이 화웨이에 대한 제재 압박을 가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화웨이 보이콧'이 확산되고 있다. /더팩트 DB

◆'화웨이 사태' 스마트폰 이어 PC까지…미·중 사이에 한국 난감

-미국이 화웨이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가면서 보이콧이 확산되고 있죠. 스마트폰에 이어 PC까지 위기에 닥쳤다면서요.

-네, 23일(현지 시간) 미국 CNBC 등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가 최근 온라인 스토어에서 화웨이 노트북 판매를 중단했습니다. 클라우드 서버 제품 목록에서도 화웨이 제품을 삭제하기도 했고요.

-다만 MS는 아직 화웨이에 PC 운영체제(OS)를 지원하고 있는데요. MS는 아직 뚜렷한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지만, 미·중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OS 사용 중단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스마트폰은 상황이 더욱더 좋지 않은 것 같은데요.

-이에 앞서 인텔과 퀄컴, 브로드컴 등 미국의 반도체 기업들이 화웨이에 제품을 공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는데요. 구글의 경우 화웨이와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제품의 거래를 중단한 상태죠.

-화웨이 보이콧은 미국 동맹국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영국과 일본, 대만의 이동통신사들도 화웨이 스마트폰 판매 중단을 발표했죠. 세계 최대 반도체 설계회사 영국 ARM과 일본 파나소닉 등도 거래 중단을 결정했고요.

-'반(反) 화웨이' 정서가 빠르게 퍼져가고 있네요. 미국 정부가 우리나라에도 화웨이 보이콧에 동참할 것을 요구했다면서요?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는 최근 사태와 관련해 "비공개 외교논의에 대해서는 코멘트하지 않는다"면서도 "미국의 입장은 분명하다. 모든 국가가 5G 네트워크 구축에 있어 위험 기반의 보안체제를 채택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는데요. 화웨이를 직접 거론하진 않았지만, 이를 염두에 두고 한 발언이죠.

-한국 정부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난감할 것 같네요.

-그렇죠. 한국 정부는 중국의 경제보복 등이 있을 수 있어 유보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데요. 자칫 잘못 대응했다가는 '제2의 사드' 사태가 올 수 있다는 우려에서입니다.

-현재 국내 이동통신사에서 LG유플러스가 화웨이의 무선장비를 쓰고 있고, 유선망에서는 SK텔레콤, KT가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고 있는데요. 현대자동차, 한국전력, 농협 등의 기업도 화웨이의 통신장비를 쓰고 있습니다.

-미국이 우리나라에 화웨이 보이콧에 동참할 것을 요구한 상황에서 정부는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할 지 고민이 클 것 같습니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일이 없길 바래야겠습니다.

minj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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