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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맥' 1만 원 시대…소비자물가 '안정' 맞나요?
입력: 2019.05.24 11:03 / 수정: 2019.05.24 11:03
하이트진로에 이어 롯데주류도 내달 1일부터 처음처럼(360mL)의 출고가를 1006.5원에서 1079.1원으로 72.6원 오른다고 밝혔다. /더팩트 DB
하이트진로에 이어 롯데주류도 내달 1일부터 '처음처럼'(360mL)의 출고가를 1006.5원에서 1079.1원으로 72.6원 오른다고 밝혔다. /더팩트 DB

소주·맥주 출고가 70~80원 인상, 음식점에선 1000원 ↑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정부의 공식 물가지표인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0%대에 머물러 있어 '물가 안정'이라고 하지만 서민들은 술 한잔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주류 업계가 소주와 맥주의 출고가를 인상하면서 '소맥(소주+맥주)' 먹는데 1만 원이 드는 시대가 왔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에 이어 롯데주류도 내달 1일부터 '처음처럼'(360mL)의 출고가를 1006.5원에서 1079.1원으로 72.6원 오른다고 23일 밝혔다. '청하'(300mL)도 118원 오른 1589.5원, 프리미엄 맥주 '클라우드'(360mL)는 1250.0원에서 1383.0원으로 133원 오른다. 레귤러 맥주인 '피츠 수퍼클리어'는 이번 가격 인상에서 제외됐다.

롯데주류의 가격 인상은 예견된 수순이었다. 1위 업체가 가격을 올리면 경쟁 업체들이 따라 올리는 경우가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맥주 1위 업체인 오비맥주는 지난달 초 '카스', '프리미어OB', '카프리' 등 주요 제품의 공장 출고가를 평균 5.3% 인상했다. 또 소주 1위 업체인 하이트진로는 이달 1일부터 '참이슬'(360mL)의 출고가격을 1015.70원에서 65.5원 오른 1081.2원으로 변경했다. '한라산소주'(360mL)도 출고가를 80원 인상했다.

주류업체들은 가격 인상 요인으로 "부자재 가격과 물류·인건비 증가로 인한 원가 부담"이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소주와 맥주의 출고가격은 100원 미만 인상했지만 음식점에서는 1000원씩 올리면서 소비자의 부담은 커졌다. 일명 '소맥' 한 잔 먹는데 1만 원이 드는 음식점도 늘어나는 추세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주류 공장에서 나오는 출고가가 오르면 중간 유통업체는 출고가 인상 폭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식당에 공급한다"며 "출고가 인상이 60~70원 수준이더라도 식당에서는 수백 원 인상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특히 최저임금과 임대료 등이 꾸준히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음식점들이 주류 가격을 인상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이 공개한 외식 물가를 보면 1년 사이 서울 지역의 대표 외식 메뉴 8개 가운데 7개 가격이 올랐다. 사진은 서울의 한 대형마트 매장. /더팩트 DB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이 공개한 외식 물가를 보면 1년 사이 서울 지역의 대표 외식 메뉴 8개 가운데 7개 가격이 올랐다. 사진은 서울의 한 대형마트 매장. /더팩트 DB

한편, 체감물가가 무섭게 오르는 상황에서 정부는 물가 상승률이 역대 가장 낮다고 말하고 있어 괴리감을 더하고 있다.

최근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이 공개한 외식 물가를 보면 1년 사이 서울 지역의 대표 외식 메뉴 8개 가운데 7개 가격이 올랐다. 김밥은 한 줄에 8.1%로 가장 많이 올랐고 그 뒤를 이어 비빔밥(7.6%), 김치찌개 백반(4.5%), 칼국수(4.0%), 냉면(3.1%), 삼겹살(2.9%), 삼계탕(1.1%) 순이다.

서민들이 체감하는 물가는 급등하고 있지만 정부의 공식 물가지표인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4개월 연속 0%대다. 정부는 물가안정으로 보는 '통계상 0%대 물가 상승'이라는 지표를 강조하고 있다.

이는 정부가 유류세 인하와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무상급식·교육 등을 통해 관리물가를 억제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서비스 물가는 2% 안팎의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jangb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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