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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25, 자궁경부암 원인균 진단 키트 판매…의료계 우려 왜
입력: 2019.05.24 00:00 / 수정: 2019.05.24 00:00
GS25가 23일부터 자궁경부암 원인 바이러스 자가 진단 키트 독점 판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의료계는 진단 키트의 편의점 판매가 과도한 검사를 유발하는 것은 물론, 바이러스 유무를 판별하는 것만으로 정확한 암 발병 가능성을 진단할 수 없다며 소비자들의 혼란이 커질 것을 우려했다. /GS리테일 제공
GS25가 23일부터 자궁경부암 원인 바이러스 자가 진단 키트 독점 판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의료계는 진단 키트의 편의점 판매가 과도한 검사를 유발하는 것은 물론, 바이러스 유무를 판별하는 것만으로 정확한 암 발병 가능성을 진단할 수 없다며 소비자들의 혼란이 커질 것을 우려했다. /GS리테일 제공

산부인과 전문의 "과도한 검사 유발 우려…성관계 경험 없는 여성 검사 불필요"

[더팩트|이민주 기자]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가 자궁경부암 원인 바이러스 자가 진단 키트를 독점 판매한다. GS25는 이 자가 진단 패드를 통해 간편하게 자궁경부암 발병 가능성을 조기에 확인할 수 있다고 광고하고 있다. 그러나 의료계에서는 바이러스 유무를 판별하는 것으로는 정확한 암 발병 가능성을 진단할 수 없다며 소비자들의 혼란이 커질 것을 우려했다.

GS리테일은 세계 최초로 개발된 패드형 자궁경부암 원인 바이러스(인유두종바이러스) 자가 진단 키트인 '가인패드'를 GS25에서 독점 판매한다고 밝혔다. GS리테일에 따르면 가인패드는 생리대와 유사한 형태로 제작됐다. 4시간 착용 후 패드에 붙은 필터를 분리해 동봉된 보존 용기 박스에 넣어 발송하는 방법으로 사용한다. 검사 결과는 TCM생명과학의 DNA검진센터 검사를 거쳐 3일 내 통보된다. 가격은 7만6000원이다.

그러면서 GS리테일 측은 "병원이나 약국을 가지 않아도 GS25를 통해 가장 간편하게 자궁경부암 발병 가능성을 조기에 확인할 수 있게 된 것"이라며 "산부인과 내진을 통해 검체를 채취하는 방식의 결과와 98% 이상 일치하는 정밀도를 자랑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산부인과 의사들은 이런 홍보 문구가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는 데다 편의점에서 이런 진단 키드를 판매하는 것은 과도한 검사를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검사 결과가 부정확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GS25가 독점 판매하는 가인패드는 생리대와 유사한 형태를 띠고 있다. 4시간 착용 후 패드에 붙은 필터를 보존 박스에 넣어 검사기관으로 발송하면 4일 내 결과를 받을 수 있다. 의료계는 이러한 검사과정이 온도 등의 외부환경이 균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정확한 검사 결과를 받지 못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GS리테일 제공
GS25가 독점 판매하는 '가인패드'는 생리대와 유사한 형태를 띠고 있다. 4시간 착용 후 패드에 붙은 필터를 보존 박스에 넣어 검사기관으로 발송하면 4일 내 결과를 받을 수 있다. 의료계는 이러한 검사과정이 온도 등의 외부환경이 균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정확한 검사 결과를 받지 못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GS리테일 제공

산부인과 전문의 A씨는 23일 <더팩트>와 통화에서 "GS25에서 판매하겠다고 밝힌 진단 키트는 '암 진단 키트'가 아니다. '자궁경부암을 유발하는 인유두종 바이러스'가 있는지 여부를 검사하는 키트다. 그런데 일부 언론에서 이 키트를 통해 마치 '암을 진단할 수 있는 것' 처럼 보도했다. 기사만 보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자궁경부암은 세포진 검사, 확대촬영 등 1차 검사를 한 후 의심소견이 있을 때 조직검사를 해 암세포를 확인한 뒤 암을 진단한다"며 "인유두종 바이러스가 자궁경부암의 원인균이기 때문에 균 여부를 검사하는 것으로 암의 위험 여부를 체크한다는 의미에서 이런 홍보 문구가 나온 것 같다. 그러나 인유두종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해서 반드시 암이 발생한다고 할 수 없고, 반대로 검사를 한 시점에 균이 검출되지 않더라도 향후 감염 우려가 없는 것도 아니다. 인유두종 바이러스 유무를 가지고 암 발생 가능성을 추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산부인과 전문의는 23일 <더팩트>에 "편의점에서 이런 키트를 판매하는 것이 과도한 검사를 유발할 우려가 있다. 돈이 있으면 누구나 검사를 하려 하지 않겠나. 그러나 성관계 경험이 없는 여성은 인유두종 바이러스 유무 검사를 하지 않아도 된다"며 "인유두종 바이러스가 성관계를 통해 옮는 만큼, 성관계 경험이 없는 사람이라면 굳이 검사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검사 결과의 부정확성도 우려된다. 실제 산부인과 검진센터에서는 무균상태에서 검사를 진행하고 검체실로 이를 보내는 등 철저한 관리 하에 검사를 진행한다. 그러나 키트는 검체를 택배로 보낸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는 택배 배송 중 온도 등의 변화가 균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정확한 검사 결과를 받지 못할 우려가 있다. 더군다나 진단이라는 것이 원래 검체 결과만을 놓고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검체 검사 결과와 별로도 질 내부의 염증 상태, 빈혈 등을 함께 검사해 종합적인 판단 하에 병을 진단한다. 이런 과정을 빼놓고 키트 검체 결과만으로 암을 진단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강조했다.

minj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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