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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문의 퀘스천마크] 이웅열 코오롱 총수의 '이율배반', 인보사 해결이 먼저다
입력: 2019.05.22 05:05 / 수정: 2019.05.23 17:14
인보사 사태가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이 침묵이 아닌 적극적으로 수습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사진은 지난 1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공판을 받고 나오는 이 전 회장의 모습. /이성락 기자
'인보사 사태'가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이 침묵이 아닌 적극적으로 수습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사진은 지난 1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공판을 받고 나오는 이 전 회장의 모습. /이성락 기자

'인보사 개발' 코오롱 총수, 사태 해결 외면하면서 "사회 공헌 기회 달라"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허가받지 않은 성분이 들어가 판매가 중단된 코오롱생명과학의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 사태가 더욱 확산되고 있다. 불안에 떠는 환자들과 혼란에 빠진 투자자들의 성난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린다. 하지만 인보사를 만든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은 강 건너 불구경하는 모양새다. 그가 직접 나서서 이번 사태를 수습해야 한다는 여론과는 동떨어진 모습이다.

시민단체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무상의료운동본부)'는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웅열 전 회장과 손문기 전 식약처장 등을 각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고발했다. 같은 날 정치권도 인보사 사태와 관련해 이 전 회장과 코오롱을 맹비난했다. 정의당 윤소하 의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인보사 사태'는 '사기 사건'으로 규정하고 인보사 허가 취소, 수사기관의 적극적 수사진행, 인보사에 들어간 공적자금 회수 및 책임소재 확인, 정부 차원의 지원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인보사에 허가받지 않은 세포가 들어있다고 알려진 지 50일이 지났지만, 코오롱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해명을 내놓고 있으며 이웅열 전 회장은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사태가 이 지경까지 확산한 배경이다.

인보사 사태의 핵심 인물로 이웅열 전 회장이 거론되고 있다. 그는 19년간 1100억 원 투자를 결정하는 등 인보사의 개발 과정을 진두지휘했고, '넷째 자식'이라고 부를 만큼 큰 애정을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보사의 신뢰가 바닥에 떨어진 상황에서는 무책임하고 수수방관하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그가 인보사 사태가 터지는 것을 예견하고 미리 회장직을 내려놓은 게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을 정도다.

현재까지 허가받지 않은 성분이 들어간 인보사를 투약한 환자는 3700여 명에 달한다.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위치한 코오롱원앤온리센터와 인보사(오른쪽 위 작은 사진). /더팩트 DB
현재까지 허가받지 않은 성분이 들어간 인보사를 투약한 환자는 3700여 명에 달한다.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위치한 코오롱원앤온리센터와 인보사(오른쪽 위 작은 사진). /더팩트 DB

이웅열 전 회장은 최근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재판정에서 말했다. 그는 지난 1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이날 이 전 회장은 "저의 불찰로 불편을 겪으신 분들께 죄송하다"며 "저는 평생 바쳐 온 회사에서 물러나 새 삶을 시작하고 있다. 남은 생애를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게 선처해주시길 바란다"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지난해 말 코오롱 회장직을 내려놓고 현재 벤처사업가로 활동하고 있는 이웅열 전 회장이 새로운 사업으로 사회에 기여하겠다는 뜻을 재판부에 전달한 것이다. 이 전 회장이 새롭게 시작하는 사업을 통해 국가와 사회에 이바지하는 것도 좋고 개인적으로도 응원한다. 하지만 우선 순위가 있는 법이다. 지금은 인보사 사태를 수습하는 게 우선돼야 할 것이다.

현재까지 인보사를 투약한 환자는 3700여 명에 달한다. 인보사의 세포주가 종양 유발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환자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환자뿐만 아니라 투자자들도 불안에 떨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코오롱생명과학의 미국 자회사 코오롱티슈진 소액주주는 5만 9445명이다. 보유한 주식은 451만6813주(지분율 36.66%)에 이른다.

이들의 지분 가치는 인보사 판매가 중단되기 직전인 3월 말 1556억 원이었다. 하지만 21일 종가 기준 460억 원으로 1096억 원이나 줄어들었다. 코오롱생명과학과 코오롱티슈진, 두 회사의 소액주주 지분가치 손실액은 4000억 원이 넘는다. 코오롱티슈진의 일부 소액주주들은 회사와 이웅열 전 회장 등을 조만간 검찰에 고소할 계획이다.

이웅열 전 회장이 회사를 떠났다고 해서 과거 문제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그는 여전히 코오롱그룹의 총수이며 최대주주이기 때문이다. 이 전 회장이 입을 다물고 있는 동안 그를 둘러싼 의혹과 분노는 더욱 커질 게 분명하다.

jangb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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