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의 민족 "영업비밀 침해" vs 쿠팡 "시장조사 자료일뿐"[더팩트|이진하 기자] 배달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소셜커머스 업체이자 식음료 배달 서비스 후발 주자 쿠팡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할 예정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쿠팡이츠'로 식음료 배달에 뛰어들면서 우아한형제들과 계약한 한 식당 업주를 상대로 기존 계약을 해지하면 더 나은 혜택을 주겠다고 제안했다. 이에 우아한형제들은 쿠팡이츠가 불공정 거래를 하고 있다며 공정위에 신고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쿠팡의 영업사원이 쿠팡이츠 출시를 위해 음식점 영입을 추진하던 과정에 발생했다. 쿠팡 소속 한 영업사원이 배달의민족의 프리미엄 서비스인 배민라이더스의 '매출 최상위 50대 음식점' 명단을 확보한 뒤 이들을 집중 공략해 배달의민족과 계약을 해지하고 쿠팡이츠와 독점 계약을 맺도록 종용했다.
이때 한 음식점 업주가 쿠팡 사원에게 "매출 테이블을 어떻게 가지고 있는가"라고 묻자 쿠팡 사원이 "개발팀 인원이 많고 자료는 뽑을 수 있다"며 "배달의민족 계약을 파기하는 조건으로 가장 많이 나온 매출을 개런티(보증 출연료)로 주겠다"고 말한 정황이 알려졌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17일 <더팩트>와 통화에서 "쿠팡 측의 불공정거래 사실이 파악됐고, 이 사실과 관련한 녹취 내용도 있다"며 "배달의민족을 해지하면 비용을 더 주겠다는 말을 했는데, 쿠팡 측이 주장하는 대로 단순 영업사원의 실수인지에 대한 판단은 공정위에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주에 공정위 신고를 계획했으며, 늦어도 17일 오후 공정위에 신고 절차를 밟겠다"고 밝혔다.

반면, 쿠팡 측은 배달의민족에서 주장하는 내용이 일부 맞다고 인정하면서 영업사원 개인의 실수였다고 설명했다. 쿠팡 측은 17일 <더팩트> 취재진에게 "서비스 개시를 앞두고 혜택을 설명하던 중 영업사원의 과도한 표현이 있었던 것"이라며 "향후 영업사원 교육을 강화해 오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영업사원이 말했던 정보는 배달의민족이 공개하고 있는 주문수 등 시장 정보를 바탕으로 추산한 시장조사일 뿐 부정한 방법으로 사용한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우아한형제들은 '쿠팡이 배달의민족과 계약 종료를 전제로 더 많은 혜택을 주겠다'고 유인한 부문은 공정거래법상 '부당하게 경쟁자의 고객을 자기와 거래하도록 유인하는 행위'에 해당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경우 과징금은 물론, '2년 이하 징역 또는 1억5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일각에선 이번 일로 '점차 커져가는 배달 앱 시장을 두고 온라인 유통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 배달 앱은 현대인의 생활의 일부처럼 여겨질 정도로 많이 쓰이고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2013년 87만 명 수준이던 국내 배달 앱 이용자 수가 2018년 2500만 명으로 30배 가량 증가했다. 지난해 배달 앱 시장 거래 규모는 약 3조 원대로 추정되고 있으며, 올해는 5조 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재 배달앱 시장은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고 있는 '배달의민족'과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가 운영하는 '요기요'와 '배달통' 등 세 업체가 양분하고 있는 독과점 형태다. 이 중 60%가 넘는 점유율로 시장을 주도하는 곳은 배달의민족이다. 나머지 시장은 요기요와 배달통이 양분하는 모양새다.
한편, 쿠팡이츠는 기존의 배달의민족이나 요기요처럼 주문하고 중개해 배달해주는 영역이 아니라 배민라이더스나 우버이츠처럼 배달원까지 직접 배정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 고급 레스토랑, 디저트 카페 등 식음료를 배달한다. 출시 날짜는 미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