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조원태 한진 회장, 중장기 경영 전략 구상 '초집중'
  • 서재근 기자
  • 입력: 2019.05.14 08:54 / 수정: 2019.05.14 08:54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대한항공을 비롯해 주력 계열사의 수익성을 제고하기 위한 경영 전략을 수립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더팩트 DB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대한항공을 비롯해 주력 계열사의 수익성을 제고하기 위한 경영 전략을 수립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더팩트 DB

한진 '조원태 체제' 진짜 과제 '수익성 개선'[더팩트 | 서재근 기자] 한진그룹이 '수익성 개선'이라는 과제 달성을 위해 중장기 경영 전략 수립 및 내부 결속 다지기에 집중하고 있다.

일각에서 '동일인(총수) 지정'을 두고 한진그룹 오너일가 간 내부 경쟁을 점치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지만, 항공업계 전반에서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재무구조 개편이 더욱 시급한 과제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진그룹 내부에서도 '진짜 고민'은 "최대한 효율적으로 수익성을 개선하는 경영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라는 견해다.

14일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와 한진그룹에 따르면 한진그룹은 고(故) 조양호 회장의 장남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대기업집단 동일인로 지정하기로 하고, 전날(13일) 오후 관련 서류를 공정위에 제출했다. 지난달 '조원태 체제'로 전환을 공언한 한진그룹에 '경영권 분쟁' 이슈가 불거지기 시작한 것은 이달 초로 예정된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2019년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이 두 차례에 걸쳐 연기되면서부터다.

공정위는 매년 5월 초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을 발표하고, 그룹별 동일인을 확정했다. 올해 역시 5월 1일 발표를 예정했지만, 공정위 측은 "한진그룹이 동일인변경 신청서를 제때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며 오는 15일로 지정 일자를 연기한다고 밝혔다.

예기치 못한 자료 제출 지연에 재계 일각에서는 조 회장(2.34%)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2.31%),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2.30%)의 그룹 지주사 한진칼에 대한 보유 지분율이 2%대로 비슷하다는 점을 근거로 총수 일가의 경영권 분쟁을 점치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한진그룹이 이날 차기 동일인 지정 관련 서류를 제출하면서 '동일인 지정' 이슈는 일주일여 만에 일단락됐다. 항공업계에서는 '예상했던 결과'라는 반응이다. 조 회장이 그룹 안팎의 위기 상황 속에서 올해 초 그룹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재무구조 개선을 골자로 한 중장기 경영 비전을 구상하는 데 중심에 선 것은 물론 글로벌 주요 무대에서도 이미 회사의 얼굴을 자처하며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데 전면에 나서왔다는 이유에서다.

공정위에 따르면 한진그룹은 13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대기업집단 동일인로 지정하기로 하고, 관련 서류를 제출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한진그룹은 13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대기업집단 동일인로 지정하기로 하고, 관련 서류를 제출했다.

항공업계에서는 되레 한진그룹의 최대 실천과제가 '경영권'이 아닌 '회사 경쟁력' 제고라고 입을 모온다. 실제로 한진그룹은 '조원태 체제' 전환 이후 대한항공의 좌석 운영 방식을 대대적으로 재편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대한항공의 경우 최근 수익성 제고 전략의 일환으로 국제선 27개 노선 좌석 운영 방식을 기존 '쓰리(3) 클래스'(퍼스트·프레스티지·이코노미)에서 '투(2) 클래스'(프레스티지·이코노미) 체제로 변경하고, 오는 6월 1일부터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2월 조 회장이 내놓은 중장기 경영 전략의 연장선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당시 대한항공은 조인트벤처를 기반으로 한 마주·아시아 네트워크 확대 지속, 중장거리 신규 노선 확대 및 성장시장 노선 개발, 수익상품 판매 확대 등 수익성 개선 등을 실천 과제로 제시한 바 있다.

조 회장이 재무구조 개선에 집중하는 데는 저비용항공사(LCC)와 경쟁 심화, 불안정한 국제유가 및 원화 가격 등 안팎으로 산재한 불확실성과 무관하지 않다. 실제로 올해 1분기 LCC 업계의 국제선 분담률은 32.2%로 사상 처음으로 30%대를 넘어섰다. 이는 지난 2015년과 비교해 19%P 늘어난 수치다. 반면, 같은 기간 대한항공의 국제선 여객 실적은 0.4%P 뒷걸음질 쳤다.

한 업계 관계자는 "조 회장이 한진그룹 지주사 대표이사 회장에 취임하면서 그룹 '승계 작업'은 사실상 9부 능선을 넘은 것으로 봐야 한다는 해석이 주를 이뤘다"며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를 위한 상속세를 마련해야 하는 과제도 남아 있지만, 무엇보다 안정적인 그룹 경영을 위해서는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경영전략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하는 만큼 '새 리더'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likehyo85@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