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화학, 효성서 인적분할 후 승승장구 배경은?
  • 이한림 기자
  • 입력: 2019.05.03 00:00 / 수정: 2019.05.03 00:00
지난해 효성에서 인적분할한 효성화학이 1분기 실적에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고 회사채 공모 수요예측에서 인기를 끌며 주목받고 있다. /더팩트 DB
지난해 효성에서 인적분할한 효성화학이 1분기 실적에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고 회사채 공모 수요예측에서 인기를 끌며 주목받고 있다. /더팩트 DB

회사채 시장 인기부터 순익 흑자 전환까지…차입금 부담은 우려[더팩트 | 이한림 기자] 효성그룹의 화학사업부가 분할된 효성화학이 데뷔와 동시에 승승장구를 이어가고 있다. 분할 후 첫 회사채 발행에서 문전성시를 이뤘고 1분기 수익성도 크게 올라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효성화학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영업이익이 249억 원으로 지난해 4분기 대비 52.1% 늘었다고 지난달 30일 공시했다. 매출은 4515억 원으로 같은 기간 7.7% 줄었지만 당기순이익이 135억 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 1분기 실적은 효성 내 사업부에 속했기 때문에 별도 공시되지 않았다.

효성화학의 1분기 실적 개선 배경으로는 업황에 대한 부침은 있었으나 주력 제품의 가격이 오른 반면 원재료 가격이 낮아졌기 때문에 높은 마진을 낸 결과로 풀이된다. 효성화학은 프로판가스를 통해 이불솜, 돗자리, 보온병 등에 쓰이는 폴리프로필렌을 만들어 판매하는 사업을 주력하고 있다.

효성화학의 '핫데뷔'는 이뿐만이 아니다. 효성화학은 공모 회사채 시장에서 채권투자자들의 대규모 수요를 끌어모아 눈길을 끈다. 효성화학은 지난달 29일 효성으로부터 인적분할 후 처음으로 실시한 회사채 공모 수요 예측에서 1000억 원 규모를 배정했으나 총 3310억 원 가량의 청약 자금이 유입됐다.

이는 앞서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을 실시한 효성중공업보다 나은 수치다. 효성화학과 같은 기간 효성으로부터 분할된 효성중공업은 지난달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에서 1400억 원 정도 유입됐다. 이에 효성화학은 증액발행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신용평가로부터 무보증회사채 신용등급도 A(안정적)를 받았기 때문에 증액발행도 안정권에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효성화학은 프로판가스를 사들인 후 공정을 통해 이불솜, 돗자리, 보온병 등을 만드는 폴리프로필렌을 생산하는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사진은 효성화학 충북 옥산 폴리프로필렌 공장. /효성화학 제공
효성화학은 프로판가스를 사들인 후 공정을 통해 이불솜, 돗자리, 보온병 등을 만드는 폴리프로필렌을 생산하는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사진은 효성화학 충북 옥산 폴리프로필렌 공장. /효성화학 제공

다만 효성화학의 차입금 의존도가 60%에 육박하는 점은 걸림돌로 지목된다. 부채비율과 차입금 의존도 수치는 각각 350.2%, 59.4%에 달한다. 향후 조 단위 설비투자가 예고된 베트남 프로젝트까지 이행될 경우 부채 부담은 늘어나게 된다.

특히 베트남에 대규모 화학공장을 설립하는 베트남 프로젝트의 경우 효성화학이 새롭게 투자하는 사업으로 사업 규모만 약 1조4000억 원에 달한다. 총 60만 톤의 폴리프로필렌 설비를 구축해 2020년 초부터 양산화작업에 돌입할 방침이다. 다만 올해에는 투자가 이뤄지는 시점이라 차입금 부담은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효성화학이 회사채 공모를 통해 조달할 자금도 운영비로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SK가스와 에쓰오일로부터 사들인 원재료 구입비로 500억 원, KB증권에서 빌린 신용대출 상환 재원으로 500억 원 가량을 사용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효성화학은 효성그룹 화학사업부 시절부터 특화제품의 시장 경쟁력과 생산 설비의 수직계열화 체재 등이 잘 갖춰져 있어 알짜배기 사업으로 평가를 받았다"며 "차입금 규모가 높아 재무건전성 우려는 있으나 이번 회사채 수요 예측에도 드러났듯이 향후 수익창출력에 대한 기대가 높은 상황이다"고 말했다.

한편 효성화학은 지난해 6월 효성그룹의 폴리프로필렌, 필름, 산업용가스 등의 제품을 생산∙판매 하고 있는 화학사업부를 인적분할해 설립됐다. 지난해 12월 효성의 지주사 전환을 위한 지분 매수 절차가 마무리됐고, 지난해 기준 최대주주인 효성 및 특수관계자(43.78%)가 효성화학을 지배하고 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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