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건설, 인수합병 시장서 입방아 오르는 이유는?
  • 이한림 기자
  • 입력: 2019.04.21 06:00 / 수정: 2019.04.21 06:00
과거 인수합병(M&A) 시장을 주도했던 호반건설이 아시아나항공 매물이 등장하며 M&A 시장에서 또다시 존재감을 드러낼지 주목되고 있다. /더팩트 DB
과거 인수합병(M&A) 시장을 주도했던 호반건설이 아시아나항공 매물이 등장하며 M&A 시장에서 또다시 존재감을 드러낼지 주목되고 있다. /더팩트 DB

아시아나 인수에는 신중론 유지[더팩트 | 이한림 기자] 과거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단골손님'으로 등장했던 호반건설이 올해에도 시장에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사업다각화에 적극적인 호반건설이 여전히 주택사업에 국한된 사업영역을 넘기 위한 행보가 감지되고 있는 와중에 아시아나항공이라는 대어가 시장에 풀렸기 때문이다.

19일 M&A 시장에 따르면 호반건설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과거 호반건설이 M&A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해 왔다는 경력이 있고 사업다각화를 위해 모아둔 자금력도 탄탄하다는 이유에서다.

또 항간에는 호반건설이 한 신문사를 800억 원에 인수한다는 설이 돌기도 했다. 이 소문은 호반건설이 KBC광주방송의 지분을 40% 이상 소유하고 있어 신문법상 신문사 인수가 안되는 것으로 종지부 찍혔지만 M&A 시장에서 화제를 모으기 충분했다.

일각에서는 이처럼 호반건설이 M&A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이유에 대해 '아니 뗀 굴뚝에 연기날까'라는 반응을 보내고 있다. 호반건설이 과거 M&A 시장에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 경력도 있지만 결국 사업다각화를 위해 모아둔 '실탄'을 근거로 투자 의지가 반영된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호반건설은 대표적으로 현금성 자산이 탄탄한 기업으로 꼽힌다.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호반건설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호반건설의 지난해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5380억 원이며 유동자산은 2조 원을 넘어섰다. 2017년 현금성 자산과 유동자산이 각각 1370억 원, 9270억 원임을 감안하면 올해 재무상태는 더욱 개선된 상황이다. 시장에서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적정 가격이 1조 원 안팎에서 형성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에 인수를 위한 자금은 어느정도 확보된 상황이다.

산업은행 등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매각 가격은 1조 원 안팎에서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사진)은 지난 16일 아시아나항공 자금 지원 계획을 오는 25일까지 마련하겠다고 밝히며 매각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더팩트 DB
산업은행 등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매각 가격은 1조 원 안팎에서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사진)은 지난 16일 아시아나항공 자금 지원 계획을 오는 25일까지 마련하겠다고 밝히며 매각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더팩트 DB

또한 호반건설은 사업다각화에 대한 의지 높은 건설사로 분류된다. 호반건설은 그간 공공택지에서 주택사업을 중심으로 성장해 왔기 때문에 매출의 대부분이 주택사업에서 나오고 있다. 동시에 다른 상위 건설사들이 국내 주택사업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대형 인프라사업을 추진하는 것과 대조적이고, 주택 부문에서도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이 지난해 1조 원을 넘었지만 서울 강남권에서는 여러 차례 시도에도 수주를 따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호반건설은 그간 건설업을 중심을 넘어 적극적인 사업 영역 확대 의지를 보여왔다. 2011년에는 광주전남 민영방송 KBC광주방송의 대주주가 되며 방송미디어사업에 뛰어들었고, 2015년에는 울트라건설을 200억 원에 인수하며 몸집을 키웠다. 제주 퍼시픽랜드와 리솜리조트, 덕평CC, 서서울CC 모두 호반건설이 인수한 레저 산업에 해당한다. 금융 계열사로는 코너스톤투자파트너스를 보유하고 있다.

이런 까닭에 호반건설은 M&A 시장에 매물이 나오게 되면 늘 업계의 시선을 한몸에 받아 왔다. 과거 대우건설, 동부건설, 금호산업, 울트라건설, SK증권 등 굵직한 기업의 인수전이 벌어졌을 때 인수의향을 담은 예비입찰 제안서를 제출하거나 관심을 갖은 경력이 때문이다. 이중 실제로 본입찰로 이어진 것은 인수에 성공한 울트라건설 뿐이지만 호반건설의 의지와 상관없이 이후 M&A 시장에도 입방아를 올리고 있다.

호반건설이 이번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보에도 이름을 올리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호반건설은 지난 2015년 한 차례 아시아나항공의 모기업인 금호산업 인수전에 참여한 경력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호반건설은 당시 금호산업 채권단에 6007억 원을 써냈지만 채권단의 "최저 예상금액보다 적다"는 이유로 유찰한 바 있다.

한편 호반건설은 이번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참여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내놓고 있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2015년과 상황이 다르다"며 "구체적으로 검토한 바 없다.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정도"라며 말을 아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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