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흥행 여부 관심…경영 확대 '신호탄'되나[더팩트ㅣ지예은 기자] 이베스트투자증권이 약 900억 원 규모의 일반공모 유상증자에 나선다. 이번 증자가 김원규 사장이 지난 3월 취임 후 진행되는 첫 사업인 만큼 경영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한국거래소는 이베스트투자증권이 코스닥시장상장규정 제28조 및 동규정시행세칙 제26조에 따라 17일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고 지난 16일 공시했다.
앞서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지난 1일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소액주주 소유주식수가 유동 주식수의 20%에 미치지 못한다며 주식분산 기준 미달로 관리종목 지정 사유에 해당한다고 공시한 바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이베스트투자증권 지분구조는 LS네트웍스가 지배주주로 있는 G&A사모투자전문회사(PEF)가 84.58%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자사주와 소액주주 비중은 각각 12.53%, 2.58% 수준이다.
코스닥 시장 상장규정 제 28조에 따르면 소액주주의 소유주식수가 유동주식수의 100분의 20에 미달할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소액주주 수는 1588명, 주식 수는 104만5035주로 유통주식 20%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이에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지난 10일 이사회를 열어 925억5000만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보통주 1500만주를 주당 6170원에 새로 발행한다. 유상증자 물량 1500만 주 가운데 10%인 150만주는 우리사주에 우선 배정한다.
이는 ▲관리종목 지정 사유 해소와 함께 영영업용순자본비율(NCR) 향상을 통한 재무건전성 개선, ▲자기자본 확충을 통한 레버리지 비율의 근원적 개선 ▲상품운용 및 자기자본투자(PI), 기업금융(IB), 신용공여 확대 등의 영업력 강화를 위함이다.
조달한 자금은 IB 부문에 우선순위로 309억 원을 투입하고 PI에 300억 원, 신용공여 확대 등 리테일 부문에 200억 원, IT투자에 100억 원 등으로 사용될 계획이다. 청약예정일은 오는 25~26일이며 신주 상장예정일은 다음 달 16일이다.
관리종목 지정 이후 1년 이내 동 규정에 의한 주식분산기준미달을 해소하지 못하는 경우 상장이 폐지된다. 이에 이베스트증권은 3자 배정이 아닌 일반 공모로 서둘러 증자에 나서게 됐다.
사실 관리종목 탈피의 가장 쉬운 방법은 자사주 소각이다. 자사주 12.53%를 소각시 소액주주 비중이 확대돼 관리종목 사유 해소에 힘을 보탤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자본감소 등의 우려로 유상증자를 택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관계자는 "유상증자 결정에 앞서 상당히 많은 검토를 했다. 하지만 자사주 소각을 해도 현 소액주주 비중에서 0.5% 수준인 3%대로 밖에 오르지 않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대주주를 대상으로 감자도 검토했지만 자본금이 수천억 대가 사라지면서 주요 사업에 지장이 가고 이에 따른 수익도 줄어드는 부담이 생길 수 있어 일반 공모로 최종 결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공모가 순조롭게 마무리되면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자기자본 규모는 5000억 원대로 늘어나게 된다.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 규모는 4042억 원 수준이었다. 이로써 김 사장의 '자기자본 1조 원' 목표 달성에도 한발 다가서게 된다.
김 사장은 지난달 21일 취임사를 통해 "임기 3년간 내 자기자본을 1조 원으로, 이익 순위는 현 업계 15~20위권에서 10위권 내로 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유상증자 물량의 절반만 소화해도 소액주주 지분이 약 25% 이상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관리종목 지정 사유가 쉽게 해소될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공모가에 할인율 25%가 적용되면서 매력도를 높였다"며 "최근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새로운 소액주주를 끌어모으기에도 수월해졌다. 향후 사업 역량 확대 전망도 좋기에 공모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투자자들의 높은 참여를 예상했다. 그는 "그간 매각 이슈로 부각됐던 회사 이미지 탈피는 물론, 자본 확충으로 M&A 등 공격적인 경영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김원규(사장)의 색깔을 입혀 (이베스트투자증권에서) 존재감을 제대로 드러낼 수 있는 신호탄이 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