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가 정부의 유류세 인하 연장 정책을 반기면서도 국제유가 상승에 따라 기름값이 올라가고 있어 소비 심리 위축을 우려하고 있다. /더팩트DB |
정부, 유류세 인하 연장 대신 인하폭 15%→7%로 조정…정유업계 "국제유가 상승세에 소비자 체감 온도 낮을 것"
[더팩트 | 이한림 기자] 최근 경유세 인하, 액화석유가스(LPG)차 사용 규제 완화 등에 타격을 입고 있는 정유업계가 정부의 유류세 인하 연장 발표를 반기면서도 난색을 표하고 있다. 유류세 인하 기간은 늘었지만 인하폭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소비자 부담이 가중돼 소비 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15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4사(SK이노베이션·GS칼텍스·현대오일뱅크·에쓰오일)는 정부의 이번 유류세 인하 연장 결정이 소비자 부담을 완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유류세 인하가 연장되지 않았다면 다음달 7일부터 휘발유는 ℓ당 123원, 경유는ℓ당 87원, LPG부탄은 ℓ당 30원이 인상된 가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1월부터 6개월 동안 한시적으로 시행중인 유류세 인하를 오는 8월 31일까지 4개월간 추가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단 인하폭은 현행 15%에서 다음달 7일부터 7%로 줄어든다. 이에 5월 7일부터는 현 시점에서 휘발유는 ℓ당 65원, 경유는 ℓ당 46원, LPG부탄은 ℓ당 16원 오르게 된다.
반면 정유업계 일각에서는 정부의 유류세 인하 연장 정책이 소비자들의 부담을 오히려 가중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기름값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국제유가가 올초 대비 25% 넘게 오르며 유류세 인하에도 기름값이 오르고 있는 까닭이다. 또 8월 31일 유류세 인하 연장 정책마저 끝난다면 기름값 폭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올해 하반기부터 정유 수요를 걱정해야하는 처지에 놓인다는 입장이다.
15일 오피넷에 따르면 4월 2주차 전국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전주 대비 10.3원 상승한 1408.3원/ℓ, 경유는 같은 기간 8.5원 오른 1304.3/ℓ을 기록했다. /이덕인 기자 |
실제로 한국석유공사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올해 1월 1300원 대까지 떨어진 휘발유 가격은 이달 들어 국제 유가가 상승 곡선을 그리며 1400원 대로 오르기 시작했다. 같은 기간 경유도 1200원 대에서 1300원 대 선을 넘었다.
또한 정유업계는 최근 정부가 미세먼지 완화 대책의 일환으로 LPG 차량을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고 경유세 인상도 검토하고 있어 상반기 실적에 대한 부담도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중에 유류세 인하폭마저 줄어들며 '삼중고'를 겪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소비자는 휘발유·경유 가격이 기존에 유류세 인하 정책이 끝나는 5월 7일에 급등하는 것보다 점차 인상되는 게 체감이 덜하다"며 "다만 어찌됐든 가격이 오르기 때문에 소비자 부담은 덩달아 증가하며 수요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국제 유가가 반등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기름값 상승이 불가피한 상황이다"며 "유류세 인하가 연장됐지만 인하폭이 줄어들어 단계적 유류세 상승이라고도 볼 수 있다. 소비자들의 체감 온도는 높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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