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IB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상장을 자진 철회했던 일본 게임회사 SNK가 코스닥 상장 재도전에 나선다. 올해 첫 게임업종 공모주인 만큼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는 동종사들이 SNK의 공모 흥행 여부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더팩트 DB |
올해 첫 게임업종 공모주…몸값 낮춰 국내 증시 '노크'
[더팩트ㅣ지예은 기자] 일본 게임회사 에스앤케이(SNK)가 코스닥 입성에 다시 도전장을 던졌다. 올해 첫 게임업종 공모주(株)로써 몸값도 과감히 낮춰 상장에 속도를 붙이는 만큼 업계와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NK가 오는 5월 초 코스닥시장 상장을 앞두고 있다. 공모희망가는 3만800원~4만400원이며, 총 공모금액은 밴드 기준 1294억 원~1697억 원이다. 오는 17일~18일 양일간 수요예측을 거쳐 23~24일 청약을 받는다. 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 공동주관사는 미래에셋대우다.
SNK는 지난 2001년 설립 후 IP(지적재산권) 라이센싱 사업과 게임 개발 및 판매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주요 매출은 '더 킹 오브 파이터즈'와 '사무라이스피리츠', '메탈슬러그' 등 1990년대 오락실에서 흥행한 아케이드 게임 IP를 통해 발생한다. 국내 상장을 통한 확보 자금은 IP 사업의 확장과 미국 등 해외 진출에 사용할 계획이다.
앞서 SNK는 지난해 12월 코스닥 입성을 앞두고 상장을 자진 철회했다. 하반기 증시 불안과 함께 연말 공모기업이 집중되면서 희망공모가가 맞지 않아 상장을 연기한 것이다. 당시 SNK의 공모금액은 1921억 원~2621억 원으로 기업가치(밸류에이션)는 약 1조 원을 웃돌았다. 이에 시장에서는 '과도한 몸집 불리기'라며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에 SNK는 공모규모를 600억 원 이상 줄이며 코스닥 입성 '재도전'에 나섰다. 공모 희망가격은 최대 14% 낮추고, 공모수량 역시 전년(560만주) 대비 약 25% 축소한 420만주 청약을 진행한다. 이는 매력적인 공모가를 부각해 국내 증시 입성에 방점을 찍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게다가 최근 출시한 게임들이 중국과 일본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매력도를 더욱 높였다. 지난해 12월에 텐센트가 독점 퍼블리싱해 중국에 출시한 '사무라이 쇼다운:롱월전설'이 위챗 매출 순위 1위, 애플 매출 순위 3위 등을 기록한 것은 물론 '메탈 슬러그'가 지난 3월 중국 판호가 발급돼 올해 실적 성장에 청신호를 켰다.
7월 결산법인인 SNK의 올해 1월 반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31억 엔(약 316억 원), 순이익은 24억 엔(약 244억 원)이다. 이는 전년 전체 이익(382억 원)보다 불과 60억 원 적은 수치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246억 원을 기록했다.
SNK는 이번 상장을 위해 지난해 대비 몸값을 크게 낮춰 매력도를 높임과 동시에 뚜렷한 실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증권가에서도 SNK가 이번 IPO가 흥행에 성공할 것으로 보고 있는 반면 동종 업종의 공모 흥행 여부에 대해서는 '미지수'라는 입장이다. /더팩트 DB |
이처럼 SNK의 상장에 훈풍이 예고되자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는 게임사들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SNK를 시작으로 미투젠, 온페이스게임즈 등이 줄줄이 IPO를 추진할 예정이다.
증권가에서도 SNK가 '코스닥 재수생' 꼬리표를 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가의 한 애널리스트는 "이번 공모 흥행에 있어서 투자자들의 반응이 이전과 다를 것 같다"며 "SNK가 공모가도 낮췄고 '사무라이 쇼다운:롱월전설'도 출시하면서 확실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도 "이번 상장에 있어 실패는 없을 것으로 본다. 특히 이달 IPO에 나서는 기업도 적은 상태라 기관 투자 수요 역시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게임업계 IPO에 봄바람이 이어질지 여부에 대해서는 "최근 들어 상장 추진을 알린 업체들이 연이어 나오고 있는데, 이들의 신작 출시 여부와 이에 따른 성과에 따라 흥행 여부는 갈릴 것"이라며 "향후 상황들을 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