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항 중지로 나가는 손실만 수억 원...'결함 알고도 도입' 논란까지[더팩트 | 신지훈 기자] 이스타항공이 애물단지로 전락해버린 ‘B737 맥스8(맥스8)’로 인해 진퇴양난에 빠졌다. ‘재운항 허가’를 기다린다지만 마냥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상황. 띄우지도 못하고 매달 지불해야하는 비용만 수억 원이다. 게다가 최근엔 ‘안전문제가 있는지 알고도 도입했다’는 논란이 일며 ‘엎친 데 덮친 격’인 상황을 맞았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12월 차세대 항공기라 일컬어지던 ‘맥스8’ 두 대를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인기 노선에 투입하며 적극적인 홍보도 했다. 지난 2월 부산-싱가포르 노선의 운수권을 따내며 이 노선에 '맥스8'을 투입해 운항할 계획까지 세웠다.
그러나 운항 두 달여 만에 운항중지명령이 떨어졌다. 최근 5개월 새 두 차례나 추락참사가 발생한 것. 애물단지로 전락한 이스타항공의 '맥스8' 두 대는 현재 인천국제공항에 세워져있는 상태다. 이스타항공은 해당 기종을 운항하지도 못한 채 항공기 리스료, 주기료 등 관련 비용만 수억 원을 지출해야하는 상황이다. 항공기 운항을 통해 얻는 수익까지 합치면 그 손실액은 더욱 커진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이 지난해 항공기 22대의 운용리스 비용으로 지불한 금액은 약 676억8925만 원. 항공기 한 대에 대한 리스 비용으로 월 평균 약 2억6000만 원을 지불했다. 최신 기종인 '맥스8'의 리스 비용은 더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부산-싱가포르’ 노선 신규 취항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이스타항공은 중거리 노선인 이 노선에 '맥스8'을 투입하려고 했다. 현재 상황으로는 재운항 허가를 받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대체 편 마련에 나서야한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12일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국토부에서 재운항 허가를 내려줘야 운항이 가능한 만큼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그러나 지난 10일 국토부가 대한항공이 이달 중으로 도입하려한 '맥스8' 한 대의 도입 자체를 불허 할 만큼 강경한 입장이어서 다시 운항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홍철호 의원이 11일, '맥스8' 추락사고의 원인이 된 ‘받음각(AOA)센서의 결함을 알고도 국토부와 이스타항공이 도입했다’고 밝히며 이스타항공은 논란의 중심에 섰다.
홍 의원이 공개한 미국 연방항공청(FAA)의 문건에 따르면 국토부는 미국 연방항공청으로부터 ‘AOA센서로 인해 '맥스8'이 반복적인 기수 하강 현상을 보여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통보 받았다. 또 홍 의원이 공개한 국토부의 비공개 문건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난해 12월11일 이스타항공에 '맥스8'의 AOA센서에 대한 안전성 개선을 지시했다는 것. 홍철호 의원은 "국토부는 AOA센서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안 후 이스타항공에게 안전성 개선을 지시하고도 이후 조치결과 등에 대한 보고를 받지 않았다"며 "그럼에도 국토부와 이스타항공은 12월19일과 29일께 '맥스8' 두 대를 정식 등록시켰다"고 말했다.
홍 의원이 제기한 의혹이 논란이 되자 이스타항공은 12일 이에 대해 정면 반박했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홍 의원이 언급한 ‘AOA센서에 대한 안전성 개선 지시 명령’은 미연방항공에서 발행한 것으로 ‘센서 오류에 대한 대응 매뉴얼을 최신화 하라’는 것"이었다며 "홍 의원이 말한 국토부의 ‘비공개 문건’이라는 것도 국토부 홈페이지에서 누구나 볼 수 있는 문건"이라고 반박했다.
또 이스타항공은 국토부가 내린 ‘안전성 지시 명령’도 개선한 후 이를 보고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센서 오류에 대한 매뉴얼 최신화 명령은 모두 이행했으며 이를 국토부에 보고 했다"며 "항공사는 국토부가 내리는 개선지시명령을 모두 이행하고 보고하는 것이 항공기 운항을 위한 필수사항이며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