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동의 시중은행장②] 농협 이대훈·기업 김도진, 유종의 미 거둘까
  • 이지선 기자
  • 입력: 2019.04.12 06:00 / 수정: 2019.04.12 06:00
이대훈 NH농협은행장(왼쪽)과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은 올해가 임기 마지막해다. /더팩트DB
이대훈 NH농협은행장(왼쪽)과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은 올해가 임기 마지막해다. /더팩트DB

2019년 1분기를 보내고 4월로 접어들면서 시중은행장들의 경영 활동이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시중은행은 금융권의 핵심으로, 수장들의 경영 방향이 곧 금융권의 풍향계로 작용하면서 이목을 집중시킬 수밖에 없다. 시중은행 수장들 중에서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이들과 임기를 이제 막 시작한 이들도 있어 더욱 격동의 2분기가 예상된다. 마지막 해, 혹은 첫 해를 꾸려나갈 금융권 수장들의 행보를 들여다본다. <편집자 주>

선례 없는 연임, 가능성은?[더팩트|이지선 기자] 이대훈 NH농협은행장과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은 올해로 임기가 종료된다. 이들은 전임 행장들의 연임 사례가 없었던 것을 고려할 때 진정한 '마지막 해'가 될 수 있지만 연임이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 이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먼저 이대훈 농협은행장은 이미 기본 임기 1년을 마치고 지난해 1년 연임에 성공했다. 농협은행장은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1년 단위로 임기가 결정된다. 김용환 전 농협금융 회장이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이러한 '초단기' 임기를 설정한 것이다.

이 행장은 지난해 농협은행의 순이익을 1조 원대로 이끌어내며 좋은 성과를 내면서 농협은행 사상 첫 '연임 행장'이 됐다. 앞서 농협은행장이 연임한 사례가 없었지만 새로 역사를 쓰게 된 셈이다.

올해 이 행장은 장기적 과제에 관심을 두고 있다. 특히 농협은행이 글로벌 부문에서 '후발주자'로 꼽히는 만큼 해외 진출에 더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이에 따라 임기를 늘리거나 연임을 허용해 장기적 과제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다만 현실적으로 이변은 없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농협은행 내부에서도 한명의 수장이 오래 '집권'하기보다 후배에게 물려주고 떠나는 것이 '좋은 그림'이라고 보는 분위기가 거세고, 이사회 또한 이런 시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농협은행의 특성상 공공성이 크다는 인식 때문인지 한 경영자가 오래 임기를 가져가지 않아도 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라며 "이 행장부터 1년 단위로 연임을 결정하도록 바뀌었기 때문에 지난해 연임했지만 2년을 채운 지금 추가 연임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도진 IBK기업은행장도 올해가 임기 마지막해다. 지난 2017년 취임한 기업은행장은 3년의 기본 임기를 받았다. 지난 2016년 말 정권이 교체되던 시기에 취임한 김 행장은 노조와의 잡음을 빚기도 했지만 이후 안정적으로 기업은행을 이끌면서 중소기업대출 부문을 중심으로 좋은 성과를 일궈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기업은행은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 1조7643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대비 17% 증가한 수준이다. 그중에서도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보다 9조 원 이상 증가한 151조6000억 원을 기록하면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중점 과제로 내세운 중소기업 자금 조달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면서 김 행장의 연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역대 기업은행장 연임 사례가 없지만 김 행장이 리스크가 큰 중소기업대출 시장에서 점유율을 키우면서도 자본건전성을 착실하게 챙긴 업적을 높게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다만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의 공공기관 청렴도 조사에서 좋지 않은 성적을 거둔 것은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기업은행은 지난 2017년에도 청렴도가 3등급으로 낮아 지적을 받은 바 있지만 올해는 오히려 가장 낮은 등급인 5등급까지 떨어지게 됐다. 국권위의 청렴도 조사는 소속직원과 외부 전문가, 고객, 민원인 등에 조직문화와 부패에 대한 인식, 업무처리의 투명성 등을 물어 결과를 산출한다. 김 행장 취임 이후 계속해서 악화되는 청렴도 평가 결과를 내보인 탓에 내부 조직 문화를 제대로 다지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atonce5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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