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동의 시중은행장①] 연임 기로 놓인 허인·손태승, 올해 과제는?
  • 이지선 기자
  • 입력: 2019.04.10 14:00 / 수정: 2019.04.10 15:49
허인 KB국민은행장(왼쪽)과 손태승 우리은행장 겸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임기 마지막해를 보내고 있다. /더팩트DB
허인 KB국민은행장(왼쪽)과 손태승 우리은행장 겸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임기 마지막해를 보내고 있다. /더팩트DB

2019년 1분기를 보내고 4월로 접어들면서 시중은행장들의 경영 활동이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시중은행은 금융권의 핵심으로, 수장들의 경영 방향이 곧 금융권의 풍향계로 작용하면서 이목을 집중시킬 수밖에 없다. 시중은행 수장들 중에서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이들과 임기를 이제 막 시작한 이들도 있어 더욱 격동의 2분기가 예상된다. 마지막 해, 혹은 첫 해를 꾸려나갈 금융권 수장들의 행보를 들여다본다. <편집자 주>

허인 KB국민은행장·손태승 우리은행장 올해 성과가 '핵심'[더팩트|이지선 기자] 허인 KB국민은행장 올해로 임기 마지막 해를 수행하고 있다.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행장 임기는 2년 더 남아 있지만 회장 임기는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까지다. 이들에게는 연임의 기회가 남아있는 만큼 올해가 가장 중요한 해다.

허인 KB국민은행장은 '파업 사태'를 겪으며 한 해를 시작했다. 지난해 말부터 불거진 노동조합과의 불협화음으로 은행권에서 19년 만에 총파업이 단행된 것이다. 노조와 협상으로 파업 사태는 마무리됐지만 '노조위원장 출신'으로 소통에 강점이 있다던 허 행장의 명성에는 금이 갔다.

그런가 하면 지난해 근소한 차이로 신한은행에 '리딩뱅크'를 뺏기기도 했다. 지난해 신한은행은 2조 2700억 원대 당기순이익을 거둔 반면 국민은행은 2조 2200억 원대 순이익을 냈다. 또한 국민은행은 최근 불거진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 대출 관련 의혹으로도 고난을 겪으면서 계속해서 '잡음'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만약 올해 허인 행장이 이러한 사건들을 덮을 만한 좋은 실적을 올리거나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면 연임에 '적신호'가 될 수도 있다는 업계 시각이 나온다.

하지만 허인 행장이 올해 디지털 전략을 본격적으로 전개하고 있고 점차 디지털 전환의 성과도 이끌어내고 있는 만큼 1년의 기회가 더 부여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또한 허 행장은 영업통으로 꼽히는 인사답게 대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면서 소호대출이나 중소기업 대출 등도 늘려나가고 있다. 지난해에도 일회성 비용이 반영됐지만 수익성을 잘 유지한 바 있다. 한편으로는 앞서 추진하던 사내 조직문화 개선 작업도 꾸준히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 모두 지난해 양호한 실적을 거둔 가운데 올해 허인 국민은행장은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고,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우리금융지주를 함께 이끌면서 비은행 강화를 추진해야한다. /더팩트DB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 모두 지난해 양호한 실적을 거둔 가운데 올해 허인 국민은행장은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고,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우리금융지주를 함께 이끌면서 비은행 강화를 추진해야한다. /더팩트DB

손태승 우리은행장 겸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행장 임기는 오는 2020년 12월 말까지로 아직 2년 남았지만 회장 임기는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 까지로 사실상 올해가 가장 중요한 해다. 지난해 말 겸직 체제가 되면서 손 행장은 1년의 회장 임기를 수행하게 됐다. 그에 따라 손 행장은 올해 우리금융지주의 초석을 다지고, 은행 및 비은행에서 고른 수익을 냈는지에 따라 연임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지난해 손태승 행장의 우리은행 경영 실적은 양호한 편이다. 우리은행은 순익 2조 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낸 바 있다. 또한 올해 우리금융지주를 강화하기 위한 행보도 열정적이다. 지난 8일 손 행장은 첫 M&A로 동양자산운용과 ABL자산운용을 인수해 비은행 포트폴리오 다각화의 시작을 알린 바 있다. 또한 국제자산신탁 인수를 위한 업무협약(MOU)를 맺으면서 부동산신탁업으로의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내년에 연임 여부가 결정된다고 하더라도 회장 겸직 체제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업계에서는 지주사 체제를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임기 1년으로 부족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고 아직 우리카드나 우리종금 등의 자회사 전환도 확실히 이뤄지지 않은 만큼 손 행장의 회장 겸직 체제 및 연임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올해 임기 마지막해를 보내는 은행장들은 연임에 중요한 한해"라며 "올해 금융업계의 성장이 둔화될것이라는 예측이 있는 데다 곧 성과를 평가받게 되기 때문에 경영 전략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atonce5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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