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CC 간 경쟁 더욱 심화...차등 운임체계 및 뉴클래스 등 도입[더팩트 | 강서구=신지훈 기자] "수요도 늘었지만 공급도 빠르게 성장해 경쟁은 점점 더 심화되고 있다"
이석주 제주항공 대표가 28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저비용항공시장에 대한 전망을 이같이 내렸다.
이 대표는 최근 신규 저비용항공사(LCC) 3곳의 시장진입과 관련해 "제주항공이 그랬고, 한국 LCC 역사가 그러했듯이 새로운 사업자의 등장은 분명히 시장을 키우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단, 신규 항공사가 수익을 내는데 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제주항공 초창기가 쉽지 않았다. 턴어라운드(흑자전환) 할 때까지 6~7년의 시간이 필요했다. 한 노선에서 경쟁을 이기고 수요가 정착돼 수익을 내기까지 짧게는 1년, 길게는 3~4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업 초기 수요가 커질 때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며, 신규 LCC 간 경쟁으로 인한 수익성 이슈를 겪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이 대표는 "이것을 뛰어넘게 된다면 항공산업은 더욱 발전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최근 항공 산업에서 더욱 강조되는 부분은 ‘안전’이라고 했다. 그는 "인도네시아와 에티오피아에서 발생한 항공사고로 항공 산업 종사자, 관계자, 기관, 고객 등 모두에게 ‘항공안전’이 화두가 된 상황"이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제주항공의 기조는 ‘안전운항체계 업그레이드’를 우선으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본에 충실한 모습, 백 투 베이직(Back to basic)이란 생각을 갖고 안전운항체계 구축을 최우선 과제로 회사 내부 오퍼레이션 체계를 점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잇단 사고가 발생한 보잉 737 맥스8에 대해서는 "보잉사에서 이 부분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고 안전하다는 것을 완벽하게 증명해낸다면 그때 도입을 진행 할 것"이라며 "안전과 관련된 국제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는다면 737 맥스8 기종을 도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제주항공은 보잉사의 737 맥스8 50대(확정 40대, 옵션 10대) 구매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해당 기종은 보잉사 베스트셀러 B737 시리즈의 차세대 항공기로 기존 대비 운항거리가 약 1000km 더 길고 연료효율성도 14% 높아 많은 항공사들이 구매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반년 간 두 차례의 추락사고로 현지 당국은 사고 조사에 들어갔으며 각국은 운항 중단 조치를 내린 상황이다.
이 대표는 "제주항공이 계약한 B737 맥스8은 도입시점이 2022년부터다. 아직까진 시간적 여유가 있어 제작사가 어떻게 대응하는지 지켜볼 것"이라며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안전하다는 증명이 되지 않을 시 도입하지 않겠다. 이 원칙은 지켜나가겠다고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제주항공은 올해 거점 다변화를 통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겠다는 방침이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국제공항을 제외한 김해와 제주, 무안, 대구, 청주 등 전국 5개 공항에서 모두 156만2800여 명의 국제선 여객을 태웠다. 이석주 대표는 지방공항 활성화 전략에 대해 꾸준히 영업망을 확대해왔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제주항공은 지방공항의 인바운드 수요를 늘리는데도 노력해왔다"며 "외국인 자유여행객(FIT), 단체여행객 수요를 겨냥한 영업체계를 수 년 동안 구축해온 만큼 인아웃바운드의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올해 7월 인천국제공항에 LCC 최초로 라운지를 개설하고, 국제선 운임체계를 ▲플라이 ▲플라이백 ▲플라이백플러스로 나누는 등 변화를 꾀하겠다고 전했다. 또 정부로부터 운수권을 획득한 부산-싱가폴 노선에는 이코노미 좌석보다 업그레이드 된 ‘뉴 클래스’ 좌석을 투입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부산-싱가폴 노선은 제주항공이 운항하는 노선 중 비행시간이 가장 길다"며 "제주항공에게도 새로운 도전이 될 것이다. 7월 취항을 계획 중이며, TF팀을 구성해 뉴클래스 좌석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주4회 운항 계획이지만 연말에는 데일리 운항으로 뉴클래스 탑재 기종을 3대까지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한중 항공협상 타결에 따라 항공사 배분을 앞둔 중국 운수권 확대에 대해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에는 제주항공이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공항들이 있다"며 "산둥반도, 하이난 등 그동안의 영업 노하우를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곳을 중심으로 운수권 확보에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