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규 KEB하나은행장이 21일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신축 건물 지하 1층 강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임사를 밝히고 있다. /뉴시스 |
지성규 행장 "세대교체는 연령 교체가 아닌 생각의 전환…주역 되겠다"
[더팩트|을지로=이지선 기자] 지성규 KEB하나은행 신임 행장이 취임 포부로 "혁신을 이루는 한편 조직 안정을 꾀하는 데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21일 지성규 행장은 KEB하나은행 신축 사옥에서 취임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에는 150여 명의 취재진이 몰려 새 하나은행장의 사업 전략 등을 상세히 물었다. 지 행장은 취재진의 질문에 구체적으로 답하는 한편 취재진과 한 명씩 인사를 나누며 친화적인 모습을 보였다.
지성규 행장은 "신뢰받는 글로벌 은행으로 성장하는 것이 KEB하나은행의 장기적인 비전이자 개인적인 경영 철학"이라며 "왼쪽 날개가 디지털이라면 오른쪽 날개는 글로벌로, 이를 통한 혁신을 추구하는 은행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어 "통합 이후 초대 행장인 함영주 행장이 기반을 잘 닦아 주셨기 때문에 우리가 더 잘할 수 있는 것을 세우도록 하겠다"며 "디지털 전환을 제대로 이뤄서 은행을 넘어서는 완전한 데이터 기반 정보회사로 태어나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지성규 행장은 1963년생, 올해 56세로 재임하고 있는 시중은행장 중 가장 나이가 어리다. 젊은 행장으로서 세대교체를 이끌어나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는 것에 대해 그는 "세대교체에는 나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젊고 유연한 생각을 가졌는지가 중요하다"며 "전통적인 영업방식으로는 새로운 시장·수익원을 발굴하기가 어렵다고 생각하는 만큼 글로벌과 디지털로의 전환을 위해서는 오랜 글로벌 경험으로 상대적으로 생각이 유연한 제가 세대교체 주역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성규 행장은 "소통과 배려로 조직 안정을 이끄는 한편 디지털과 글로벌로 혁신을 이루겠다"고 취임 포부를 밝혔다. /을지로=이지선 기자 |
옛 외환은행과 하나은행의 통합 성과에 대해서는 "궁극적인 인수합병 후 기업 통합(Post-Merger Integration·PMI)은 정서적인 통합을 이뤄야만 완벽한 만큼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며 "초대 행장님이 형식과 절차상 PMI를 거의 마친 상황이니 글로벌과 디지털을 핵심으로 추진하면서 기업 전체를 바꾸기 위해 힘쓸때 정서적 통합이 바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조직 안정과 관련해서도 "합병 이후 정서적 통합 과정에서 불안정성이 나타날 수 있을 텐데, 이는 소통과 배려로 잘 풀어나가겠다"며 "바로 전날에도 두 부서간 소통이 안돼 계급에 관계 없이 두 부서를 모두 불러 소통하는 기회를 만들었고, 이를 통해 원만하게 해결이 된 사례가 있었다. 서로 배려하는 마음으로 나아간다면 PMI를 빠른 시간안에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성규 행장이 중국에서 오랜 경력을 쌓은 만큼 글로벌 사업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하나은행이 중국을 통해 많은 성과를 내고 있고 리스크 관리도 철저하게 하고 있다"며 "중국와 인도네시아 지역은 많이 성숙돼있어 새로운 진출보다는 이미 투자를 한 지역에서 어떻게 협업을 통해 현지화하고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새로운 공략 지점으로 삼는 곳은 신남방으로 앞으로의 임기 동안 베트남, 필리핀, 캄보디아, 인도 등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제기된 중국 민생투자유한공사의 부실 위험과 관련해서도 "하나은행이 투자한 부분은 관리 차원에서 살펴보고 있지만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상황으로 포트폴리오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며 "중국은 정부가 한번 결정하면 불가능해 보이는 것도 이행되는 독특한 나라로 정부의 효율성이 대단한 만큼 시장 신뢰도도 이런 점에서 나온다"고 설명했다.
한편 행장 선임과정에서 불거진 금융감독원과의 불화설과 관련해서도 사이가 좋다고 일축했다. 지성규 행장은 "외부에는 갈등이 있는 것처럼 비쳤지만 그 부분은 견해의 차이일 뿐이었던 것 같다"며 "취임하자마자 바로 다음 주 월요일(오는 25일)에 함 전 행장과 금감원 방문해 인사할 예정이고 많은 소통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