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18주기를 하루 앞둔 20일 오후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자택으로 들어가고 있다. 반면 그의 장남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은 예년과 달리 취재진을 피해 눈길을 끌었다. /한남동=이덕인 기자 |
정기선 부사장, 정몽구 회장 자택 대문 아닌 차고지로 들어갔다
[더팩트ㅣ한남동=정소양 기자] 현대중공업그룹 대주주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과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 부자가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18주기를 하루 앞둔 20일 오후 제사에 참석하기 위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자택에 들어섰다.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 본격화에 돌입한 가운데 이날 정 부사장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될 것으로 보였지만, 결과적으로 그는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는 예년과 다른 행보다.
정기선 부사장은 이날 오후 6시 16분 제네시스를 타고 정몽구 현대차그룹회장 자택에 도착했다. 비가 세차게 내린 탓 때문일까. 정 부사장은 예년과 달리 자택 대문이 아닌 차고지로 들어갔다. 정 부사장은 제사에 참석한 현대가(家) 주요 인사 중 가장 먼저 도착했다.
정몽준 이사장은 오후 6시 40분쯤 취재진 앞에 모습을 보였다. 정몽준 이사장은 비가 오는 와중에도 차고지 앞에서부터 여유있는 걸음으로 들어가며 취재진들의 카메라 셔터를 한 몸에 받았다.
일각에서는 차고지로 내린 정기선 부사장을 두고 취재진을 의식해 피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정 부사장은 과거 고 정주영 명예회장과 고 변중석 여사의 제사 참석 시 취재진을 향해 가볍게라도 목례를 하는 등 언론에 친화적 행보를 보였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난해 3월 20일 정 명예회장 17주기 제사 때는 차고지에서 내린 정 부사장이 취재진이 모인 곳으로 굳이 이동하며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정기선 부사장은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현장에 모인 취재진의 '핫'한 관심 대상이었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노조 등이 인수·합병(M&A)에 여전히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라 그의 한마디에 눈과 귀가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정기선 부사장이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18주기에 참석했지만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내진 않았다. 사진은 정기선 부사장이 지난해 3월 20일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17주기 제사에 참석한 모습이다. /더팩트DB |
현대중공업그룹은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M&A) 본격화에 돌입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8일 KDB산업은행과 함께 대우조선해양 M&A에 대한 본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의 주채권은행이자 대주주이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그룹은 대우조선해양의 최대주주가 되고, 산업은행이 현대중공업의 물적 분할로 출범하는 조선통합지주회사의 2대 주주로 참여하게 된다. 조선통합지주회사에는 현대중공업(사업법인), 대우조선해양,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이 자회사로 들어간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이달 말 주주총회가 열리기 전에 대우조선해양 실사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현대중공업은 관련 팀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실사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대중공업은 M&A 이후의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 가능성을 우려 중인 대우조선해양 노조의 반발, 그리고 이해관계국들의 기업결합 심사 통과 여부 등 풀어야할 과제들도 남아있다.
한편 정주영 명예회장의 제사는 지난 2016년부터 정 명예회장의 맏아들인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한남동 자택에서 지내고 있다.
이날 제사에는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을 비롯해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 정몽국 엠티인더스트리 회장, 정교선 현대백화점 부회장, 정문선 현대비앤지스틸 부사장,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 정몽진 KCC 회장, 정몽훈 성우전자 회장, 정대선 현대비에스앤씨 사장, 정몽혁 현대종합상사 회장,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 정몽용 성우홀딩스 회장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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