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이슈는 다소 잠잠…'조용한 분위기' 예상[더팩트|이지선 기자] 금융권 주주총회 시즌이 다가오면서 올해 주목할만한 이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그간 금융지주사 주주총회에서 지배구조 이슈로 시끄러웠던 것과 달리 올해는 다소 잠잠한 분위기가 점쳐진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22일 하나금융지주를 시작으로 27일 신한금융지주, KB금융지주, 우리은행, IBK기업은행이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올해 주주총회에서는 지난해 실적 결산과 배당금 결정, 사외이사 및 자회사 CEO 선임 등이 주요 안건으로 꼽힌다. 지난해 회장 연임에 대한 지배구조 논란으로 다소 혼란스러웠던 것과는 달리 으레 매년 논의되는 안건으로 다소 조용한 주총이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먼저 주주총회를 여는 하나금융지주에서는 지성규 KEB하나은행장 내정자 선임 안건이 가장 큰 이슈다. 다만 앞서 노동조합이 함영주 행장의 연임을 반대했고, 지 내정자에 대해서는 반발이 없었던 만큼 무난하게 안건이 처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금융지주도 주요 계열사 CEO 교체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12월 내정된 진옥동 신한은행장 내정자는 이달 말 공식 취임해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진 내정자가 꽤 긴 시간동안 인수인계를 거친데다 노조에서도 큰 잡음이 없는 만큼 차분한 분위기에서 선임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올 초 출범한 우리금융지주는 주주총회를 따로 열지 않는다. 다만 우리은행 주주총회에서 오정식 상임감사위원을 재선임하는 안건을 올릴 예정이다.
이외에 사외이사진 교체도 큰 잡음 없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에 교체되는 사외이사는 신한금융에서 3명, KB금융에서 1명 뿐이다. 다만 신한금융이 새 사외이사를 한명 더 선임해 사외이사 수가 1명 늘어난 11명이 되고, 하나금융도 1명을 새로 선임해 기존 7명에서 8명으로 사외이사 수를 늘린다.

노동이사제 논의 또한 사그라드는 분위기다. 2년 연속 사외이사 추천으로 노동이사제를 도입을 적극 추진하던 KB금융 노동조합은 올해 사외이사 추천을 자진 철회하면서 불씨를 꺼뜨렸다. 백승현 변호사를 추천했지만 검증 과정에서 이해상충 문제를 발견하게 된 것이다.
IBK기업은행에서 노동자추천이사제 논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이 또한 지지부진하다. 기업은행 노조는 박창완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했지만 지난달 말 이사회가 노조 추천을 거부하고, 다른 2명의 후보를 추천했기 때문이다. 기업은행 노조 및 전국금융산업노조는 이에 대해 "끝까지 노동이사제 관철을 요구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올해 성사될 가능성은 옅어졌다.
그나마 주목할만한 안건으로 꼽히는 것은 배당이다. 최근 금융사 주가가 부진한 상황인 만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금융지주사들은 대부분 배당성향을 늘리기로 했다. 특히 지난해 은행들이 사상 최대 수준의 이자이익을 거둔 만큼 주주 환원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는 것이다.
먼저 KB금융은 주당 1920원의 배당금을 책정, 배당성향을 약 24.8%로 전년 대비 1.6%포인트 상향했다. 하나금융은 1주당 15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중간배당까지 합산하면 1900원으로 배당성향은 25.4%다. 신한지주는 보통주 1주당 150원의 배당을 늘여 1600원의 배당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배당성향은 약 23.9% 수준이다. 다만 우리금융은 21.5%의 배당성향으로 전년과 비슷하게 유지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올해 금융권에는 지배구조 이슈 등 논란이 될 만한 안건은 없어 잡음은 없을 것 같다"면서도 "다만 최근 금융 업황 전망이 어두운 만큼 새로 선임되는 자회사 CEO들이 어떤 사업전략을 내놓을지가 중요하게 여겨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