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가 카드사와의 수수료율 협상 조정에 나섰다. /더팩트 DB |
카드업계, 주말동안 수수료 조정안 검토
[더팩트|이지선 기자] 신용카드사의 수수료율 인상에 반발해 가맹계약 해지를 통보한 현대·기아차가 수수료 조정안을 제시했다.
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가 수수료율 협상을 벌이는 카드사에 조정안을 제시했다. 카드사들은 주말 동안 현대차의 조정안을 검토하고 수용 여부를 알려주기로 했다.
앞서 현대차는 신한·KB국민·삼성·롯데·하나카드 등 5개 카드사에 오는 10일부터 가맹계약을 해지하겠다고 통보했다. 이어 비씨카드에도 오는 14일 가맹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카드사들은 지난 1월 말 연매출 500억원 이상 대형가맹점에 수수료율 인상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지난 4일 카드사들이 수수료를 현행 1.8%에서 1.9%대로 0.12~0.14%포인트 인상한다고 통보하자 강하게 반발하며 해당 카드사에 가맹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만약 협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현대카드로만 현대차와 기아차를 구매할 수 있어 소비자 불편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카드로 자동차를 구매할 때 받을 수 있는 혜택이 대폭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중 KB국민·비씨·하나카드는 새 제안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상황이다. 주말까지 협상을 마무리하면 계약 해지까지는 치닫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계약 해지는 하지 않기로 합의하고 요율과 관련해서는 일요일까지 협상을 완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카드사들은 주말동안 현대차의 수수료율 조정안을 검토한 뒤 결정을 내릴 전망이다. /더팩트 DB |
다만 삼성·신한·롯데카드는 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카드사들이 현대·기아차 말고도 통신사·마트·항공사 등 기타 대형가맹점과도 수수료율 조정 협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어서 쉽게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금융당국도 대형가맹점과 카드사들의 갈등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은 이번 갈등이 대형가맹점이 우월적 지위를 활용해 카드사에 수수료율을 부당하게 요구하는 행위로 해석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해 발표한 수수료 개편체계의 핵심은 수익자 부담에 따라 마케팅비용을 공정하게 배분하는 것으로 매출액이 높은 곳의 수수료가 올라가게 되는 구조"라며 "새로운 개편 시스템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나온 의견 충돌로 잘 조정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